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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철학의 본질(Das Wesen der Philosophie) "철학사 관점에서 탐구"
장영신 기자  |  sun@sundog.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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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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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적 사유의 발생 과정을 ‘삶’이라는 인간 활동의 기초적인 현상으로부터 설명하는 책이다. 특히 철학사적 관점과 체계적 관점을 통해 철학을 탐구한다. 그리스 철학의 발생과 개념, 근대 철학의 형식 등을 고찰하는 한편 철학이 문학, 예술, 종교와 맺는 관계를 설명한다. 철학의 본질을 규명한다. 딜타이의 후기 사상을 잘 볼 수 있는 입문서다.

지식을만드는지식이 펴낸 이 책은 빌헬름 딜타이가 만년에 쓴 역작이다. 이 책에서 딜타이가 설정하는 목적은 정신과학적 작업의 일환으로 철학의 본질을 규정하려는 시도다. 여기서 정신과학적 작업이란 삶의 경험과 그것의 축적된 역사를 추체험함으로써 대상의 본질에 접근하려는 태도다.

딜타이는 이 글에서 철학의 본질을 규정하기 위한 시도를 두 방향에서 수행한다. 그것은 먼저 철학의 역사 속에서 ‘철학’ 혹은 ‘철학적’이라는 이름으로 나타나는 일련의 사실들에서 발생하는 동형적인 사태를 ‘귀납적’으로 밝혀내는 것이고, 그다음으로는 인간이 창출하는 정신적 세계, 예를 들면 문학, 종교, 과학과의 연관성에서 철학의 역할과 기능을 검토해 철학의 본질에 접근하는 것이다.

딜타이는 철학의 본질을 규정하려는 시도를 마무리하는 지점에서 다음과 같이 잠정적인 결론을 내린다. 철학은 실로 매우 상이한 기능들의 총괄이며, 이 기능들은 그 법칙적 결합이 통찰됨으로써 철학의 본질로 함께 묶인다. 그리고 기능들은 항상 어떤 목적론적 연관에 관계되며, 이 전체 속에서 이루어지는 공동의 업적의 총체를 가리킨다.

중요한 것은, 철학이라는 총괄 개념은 유기적 생명체의 유추에서 얻어지는 것도 아니고, 어떤 소질 또는 어떤 근원적 능력을 가리키는 것도 아니라는 점, 그리고 철학의 기능들은 철학적 주체와 사회의 목적론적 구조에 관계한다는 점이다.

딜타이는 지금까지의 연구를 통해 이제 철학사와 체계적인 철학 연구가 임무 교대를 할 지점에 도달했다고 밝힌다. 철학의 본질을 고찰하는 과정에서 뒤로는 ‘철학사’가 밝혀지고 앞으로는 ‘철학의 체계적 연관’이 해명되는 그 경계에 도달했다는 것이다.

역사적 연구의 기본적인 연구 성과를 토대로 해서 체계적인 철학적 연구는 이제 개별 과학들의 기초 놓기, 근거 제시, 그리고 총괄이라는 세 가지 문제와, 철학의 핵심적인 주제들(존재, 이유, 가치, 목적), 그리고 이러한 것들이 세계관에서 어떠한 형태의 연관을 형성하는지를 성찰하려는 욕구를 드러낸다.

지은이 빌헬름 딜타이(Wilhelm Dilthey)는 헤겔이 사망하고 2년 후인 1833년 11월 19일에 독일 비스바덴(Wiesbaden)의 비브리히(Biebrich)에서 목사의 아들로 태어났다. 비스바덴에서 김나지움을 다녔고, <희랍의 고대 문화가 젊은이들에게 미친 영향 연구>라는 졸업논문을 작성했다. 이후 부모의 권유로 1852년 하이델베르크대학교에서 신학을 전공했고, 세 학기를 다닌 후 1853년 베를린대학교로 옮겨 역사학을 공부했다.

당시 독일 대학의 주류였던 칸트는 물론 레싱, 게르비누스의 철학과 역사에도 관심을 가졌다. 그리고 사목 활동을 하는 부모의 소망에 부응하기 위해 신학 국가시험에 응시해 수석으로 합격한 후 잠시 설교 활동을 했다. 이후 자신의 학문적 관심을 지속하고 생활의 안정을 찾기 위해 국가 시행 교사 자격시험을 치러 베를린 소재 김나지움에서 2년 정도 교편을 잡기도 했지만 건강 문제로 포기하고, 약 6년간 역사 및 철학 연구에 매진했다.

1859년 슐라이어마허 재단의 현상 논문에 선정되면서 교사직을 사임하고 본격적으로 해석학과 철학 연구에 몰두했다. 1864년에 <슐라이어마허의 윤리학에 관한 연구>로 베를린대학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같은 대학에서 1865년 <도덕의식의 분석 시도>라는 연구로 교수 자격 논문이 통과되어 사강사가 되었다.

1866년에 스위스 바젤에서 처음으로 정식 교수직을 얻어 활동하기 시작한 후 독일의 킬, 브레슬라우 등으로 자리를 옮겨 교수 생활을 했다. 1882년에는 한때 헤겔이 재직했던 베를린대학 교수직을 루돌프 로체의 후임으로 물려받아 1905년 퇴임할 때까지 가르쳤다. 1883년 ≪정신과학 입문≫을 출간하면서 본격적으로 대학 교수로서 활동을 전개하는 한편, 브레슬라우 시절부터 교제해 오던 요크 백작과 철학적으로 깊이 교제했다.

베를린대학에 정착한 후 딜타이는 전형적인 학자로서 강의와 저술 작업에 매진했다. 1887년 베를린 학술원 회원으로 임명된 후 칸트 전집의 출간에 기여했다. 이후 대표 저술인 ≪체험과 시≫(1906), ≪철학의 본질≫(1907), ≪정신과학에서 역사적 세계의 건설≫(1910) 등을 발표했다.

특히 ≪체험과 시≫는 딜타이의 필명을 철학 외의 영역으로 널리 알린 작품이기도 하다. 1911년 10월 1일에 오스트리아와 헝가리에 걸쳐 있는 남(南) 티롤 지방 슐레른 강변의 자이스(Seis)에서 병으로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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