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을 고객으로 삼는 어떤 IT벤더가 10년의 업력을 이어왔다면, IT업계를 아는 사람이면 “갖은 역경을 뚫고 오랜 세월을 버텨, 지금의 자리에 올랐구나”라는 생각을 할 것이다.

왜냐하면 개업 후 10년 동안, 투자금이나 운영자금의 부족, 뜻밖의 경기 후퇴로 인한 매출 감소, 초기 주요 맴버의 이탈로 인한 인력공백, 시장에 대한 판단 미스로 인한 투자금 손실 등과 같은 크고 작은 역경을 넘고 또 넘어왔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런 인고의 세월을 통과해 지난해 매출 70억원을 달성한 바넷정보기술의 이창하 사장은 10년이란 세월을 버텨 온 것이 “놀랍고, 한편으론 뿌듯합니다”라는 소감을 인터뷰 첫머리에서 밝혔다.

점심 시간을 넘겨 도착한 이를 얼굴 가득 활짝 웃음을 보이며 맞이한 그는, 경상도 사나이 특유의 겸손함과 살가움으로 인터뷰에 응해주었다.

“올해도 IT시장이 정체하고 있는 것 같아, 고민입니다. 시장에서 무언가 돌파구를 마련해야 기업이 성장하고, 사회도 안정될 터인데요.”

이 사장은 기업을 이끌고 있는 사람이지만, 사회적인 이슈에도 관심이 많은 편이다. 특히 현 세대와 다음 세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품고 사는 사람이다. 그러니 가벼운 인사말에 함께 담긴 생각도 건전하게 들려왔다.

바넷정보기술은 지난 2000년 설립돼, 사업 초기엔 금융권을 중심으로 금융솔루션을 제공하기 시작하면서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 나갔다. 그러다가 정보보호 분야의 데이터베이스 접근제어 및 유출방지 솔루션을 개발, 공급하면서 데이터베이스 보안 시장의 선도 업체로 거듭날 기회를 맞이한다.

DB보안 사업을 초기에 시작했을 때, 그러니까 지금은 기억도 잘 나지 않는 몇 년의 세월을 훌쩍 넘긴 과거의 어느 시점에, 필자는 바넷정보기술이 여의도에 사무실을 내고 있던 그 시절에 이 사장의 사무실을 방문한 적이 있었다.

당시 그가 해준 여러 얘기 중 유독 한마디는, 이상한 일이지만 아직까지 잊혀지지 않고, 머리 속에 생생히 남아 있는데, DB보안 솔루션 사업을 하게 된 배경을 설명해주는 얘기였다.

“금융권 사업을 주로 하다 보니, DB의 중요성과 DB에 담긴 데이터 보안의 중요성을 깨닫게 됐어요. 그래서 이거면 되겠다 싶어 DB보안 사업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다행이 고객들이 ‘필요한 솔루션이 나왔다’며 좋은 반응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회사가 개발한 DB보안 솔루션인 미들만은 사업 시작 후 고객군을 계속 확대해 지금은 대다수 금융기관뿐만 아니라, 상당수 공공기관이나 제조회사까지 도입되어, 국내 기업의 핵심 정보 유출을 막아주는 중요한 역할을 해주고 있다.

창립 10주년을 맞은 바넷정보기술은 올해를 재도약을 위한 전환점으로 삼았다. 종래에 해왔던 서비스와 보안 사업을 더 확대하고, 여기에 “끊임없는 도전이 우리의 미래를 약속한다”란 바넷정보의 사훈처럼 신규 사업으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업력을 집중하기로 했다.  /계속/

<데일리그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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