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인터뷰] 인포섹 신수정 사장

폭염(暴炎)이란 말이 실감나는 2010년 8월의 중순, 인포섹의 신수정 사장(사진)을 만나기 위해 그의 집무실로 들어선 필자는, 몇 마디 인사말로 서로 안부를 묻는 사이, 신 사장의 말투가 취임 전에 느꼈던 것과 다소 차이가 있음을 발견했다.

등을 곧추 세워 손님 접대용 소파에 앉은 신 사장의, 낮지만 또렷하게 들리는 목소리엔 어떤 자심감이 가득 실린 강단(剛斷)이 묻어 있었다. CEO로서 외부인에게 보여야할 자신감의 표현이란 생각이 들었지만, 인터뷰를 한참 진행하면서 깨닫게 된 것은, 그의 자신감은 생각한 것보다 다양한 곳에서 흘러나오고 있었다.

인포섹은 지난 상반기에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해서 50% 가량 성장했으니, IT업계가 최근 전반적으로 불황인 점을 감안하면 주목할 만한 성과라고 볼 수 있다.

매출의 세목을 살펴보면, 관제사업이 70% 가량 성장했고 SI 및 신규 보안융합사업은 100% 이상 매출을 높였다. 또한 상대적으로 적은 매출을 차지하고 있는 솔루션 비즈니스도 두 배나 성장했다. 취임한 첫해의 성과치곤, 매우 성공적인 결과물을 얻은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CEO 자리란......

지난해 12월에 취임한 신 사장의 직무 수행 기간은 이제 반년을 넘겼다. 일반 임원으로서 재직할 때와 차이점은 무엇인지 궁금했다.

흰 와이셔츠 깃에 걸린 분홍색 넥타이를 바로 고쳐 맨 신 사장이 이번 인터뷰의 첫 공식적인 물음에 답을 주었다.

“회사의 이것저것을 모두 챙겨야 하는 대표로서 보낸 시간이었기에 지난 몇 달이란 기간의 길고 짧음을 한마디 말로 모두 형언하기엔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조직이나 성과는 기본으로 챙겨야 하고, 중장기 비전도 만들어야 하며, 거기에 이것저것 보태 신경 쓸 것이 너무 많아요. 매우 바쁜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러면서 알게 된 사실이지만, 일반 임원일 때와는 달리 CEO란 직책을 맡은 후엔 어디 한 곳이라도 숨을 데가 없더군요.”

신 사장의 답변이 이어졌다.

“성과를 내면 칭찬이 따르나 그렇지 못하면 모든 것을 책임져야 하는 자리가 CEO 자리임을 실감하고 있습니다. 상반기엔 눈총을 받지 않을 만큼 성과를 내어 한숨을 덜었습니다. 그러나 급변하는 비즈니스 환경 아래 긴장의 끈을 한순간도 놓을 순 없어요. 그래서 올해가 마지막이란 사생결단(死生決斷)의 자세로 하루하루를 치열하게 살고 있습니다.”

듣기에 긴장을 담은 뜻밖의 답변이 나온 셈이다. SK란 대기업의 생태시스템에 속해 있는 계열사의 CEO 자리이고, 올해가 직무를 수행한 첫해인지라, 무엇인가 자리가 주는 혜택의 안락함을 얘기해 줄 것이라 기대했던 필자는, 그런 편안함을 물리친 신 사장의 치열한 삶의 태도를 듣고 가슴에선 ‘쿵’ 하는 소리가 들렸다할 만큼 짐짓 놀라고 말았다.

올바른 조직이란......

CEO가 해야 할 직무와 그것이 주는 긴장감이 무엇인지 필자의 호기심에 뇌관을 당긴 신 사장에게, CEO가 되면 어떤 점이 좋은지 들어봤다.

“평소 내가 생각했던 경영철학을 회사에 맘껏 펼쳐 볼 수 있는 것은 CEO란 직무가 가진 큰 매력이라고 할 수 있어요. 인포섹이 매년 성장을 해왔지만, 지금까지 구성원 모두가 만족할 만한 정말 가치 있는 성장을 해왔는가라고 묻는다면 반드시 OK라고 직답하긴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가치 있는 성장을 가능케 할 그만의 경영철학은 무엇인지 궁금했다.

“직원들이 열정을 갖고 일하는 회사를 만들고 싶습니다. 이런 회사가 되려면 정직하고 직무를 잘 수행하는 직원이 정당한 보상을 받도록 해야 합니다. 일하는 문화가 이렇게 정착돼야, 회사와 개인이 함께 발전할 수 있다고 봅니다.”

“조직의 성과는 직무를 수행하는 임직원이 함께 만드는 것이니, 직무 수행의 중요성을 재론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래서 회사 생활을 오랫동안 하면서 내가 깨달은 일을 하는 이유나 일을 하는 방법을 직원들과 공유하고 싶습니다.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왜 일해야 하는지, 성실히 일을 해서 앞으로 어떻게 발전하고 보상받을 수 있는지를 일러 주고 싶습니다.”

조직의 소통이란......

여기까지 답을 하고 난 신 사장은 필자에게서 시선을 잠시 거두었다. 무엇을 머릿속으로 정리하는 듯 마땅히 멈출 곳을 찾지 않은 그의 시선은 짧은 시간 허공을 응시했다. 이윽고 두 사람의 주의를 일깨우는 그의 목소리가 들렸다. 성과와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을 논(論)하기 시작했다.

“회사 구성원 간의 소통은 회사가 생존할 수 있는 기본 토대와 같은 것이에요. 자유롭게 커뮤니케이션 하게 되면, 그 결과물로써 새로운 비즈니스를 위한 좋은 아이디어를 발굴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중요한 의미를 갖는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인포섹은 ‘소리동’이란 사내 네트워크를 운영하고 있다. 직원들은 익명으로 직무와 관련된 다양한 의견을 제시한다. 반면 신 사장이 쓴 글은 대표가 기록했음을 명시해, 직원들과 공개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다.

“비즈니스 현장을 최일선에서 경험하는 직원들의 다양한 의견과 아이디어가 소리돔에 올라오고 있어요. 사장 또한 경영실적이나 특정 업무의 추진현황을 공개해 직원들의 의견을 듣고, 필요한 경우 다양한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습니다.”/계속/

<데일리그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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