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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의 창(窓)
한문학 연구를 35년간 했으며 전문번역가로서 다년간 고전번역을 해왔다. 난중일기의 교감학적 검토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국내 최초로 난중일기를 완역했고, 2013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난중일기 등재시 자문위원을 맡았다. 현재 이순신관련 문헌발굴에 매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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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의 窓]효심이 극난극복의 원동력이다효(孝)와 충(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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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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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 사랑의 정신을 실천하는 것은 부모에게 효도하는 데서부터 시작한다. 효(孝)가 백 가지 행실에 근본이 되기 때문에 그와 같이 말한다. 효(孝)자에는 아들이 늙은 부모를 받든다는 의미가 있다. 공자(孔子)는 “효도가 덕(德)의 시작이다.”라고 했고(《공자가어》), 제갈량은 “인간사랑은 부모사랑에서부터 시작한다.”고 하였다.《제갈량집》 부모에게 효도할 줄 알면 남에게 덕을 베푸는 일도 잘 하기 때문에 효도를 덕행의 기준으로 삼은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부모에게 효도하는 사람은 나라에 충성도 잘한다. 그래서 예로부터 임금이 충신을 구할 때는 반드시 효자의 가문에서 찾은 것이다. 《효경》에 “군자가 부모를 섬기는 데 효도하므로 그것을 임금에게 충성으로 옮길 수 있다[君子之事親孝, 故忠可移於君].”고 했으니, 이는 고금에 통하는 진리와 같은 말이다. 이순신은 부모에게 도리를 다하는 극진한 효자였기에 나라를 위한 일에도 항상 한결같은 충정(忠情)으로 임할 수 있었다.

  이순신이 쓴 《난중일기》를 보면, 임진년 새해 첫날의 일기에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적은 내용으로 시작한다. 이 때 어머니에 대한 표현을 “어미 모[母]”자를 쓰지 않고 “천지[天只]”라고 했다. 천지는 《시경(詩經)》 〈용풍(鄘風)〉 〈백주(柏舟)〉편의 “어머니는 하늘이시다[母也天只].”라고 한데서 나온 말인데, 자신에게 있어서는 어머니가 하늘과 같은 존재였기 때문에 그런 표현을 쓴 것이다.

  이순신은 전란 중에 아산에 홀로 계신 78세 된 홀어머니의 안부가 늘 걱정이 되었다. 그래서 항상 사자(使者)를 아산에 보내어 대신 문후를 드리게 했다. 심부름은 주로 아들과 조카, 부하들이 하였다. 계사년 5월 4일자에 “오늘은 어머니의 생신인데, 전쟁 때문에 장수를 비는 술잔[獻壽]을 올리지 못한 것이 평생의 한이 되겠다.”고 하였다. 전쟁의 장기화로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상황에서 결국 어머니를 본영과 가까운 전남 여수 송현(松峴) 마을[현 웅천동 1420-1번지]에 있는 부하장수 정대수(丁大水)의 집으로 모셔왔다. 어머니는 정유년 4월 사망하기 전까지 이곳에 기거하였다.

  이순신은 작전하는 와중에도 수시로 어머니에게 찾아가 안부를 확인하였다. 심지어 하루는 아침에 흰 머리카락을 모두 뽑아 버렸다. 그 이유는 늙으신 어머님이 살아계신데 자식이 늙은 모습을 보이는 것만도 죄가 된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갑오년 정월 11일 어머니를 뵈었을 때 숨을 가쁘게 쉬는 모습을 보고 살아 계실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에 이순신은 그저 감춰진 눈물을 흘릴 뿐이었다. 그것도 잠시 왜적을 토벌할 일로 오래 머물 수 없었다.

   이튿날 아침식사 후 어머니께 하직을 고하니, 어머니는 “잘 가거라. 부디 나라의 치욕을 크게 씻어야 한다[大雪國辱].”고 재삼 당부하고, 아들이 떠나가는 모습을 보고 조금도 아쉬워하지 않았다. 훌륭한 장수를 자식으로 둔 어머니다운 모습이다. 어머니의 이 당부말씀이 이순신에게는 항상 국난극복을 이루게 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어머니의 말씀을 따른 것이 효도이자 충성을 한 것이니 결국 도덕의 이상인 충효쌍수(忠孝雙修)를 이루어 낸 것이다.

   글: 노승석 이순신 전문연구가(교감완역 난중일기, 이순신의 승리비결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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