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인터뷰] 인포섹 신수정 사장

창의적 아이디어란.......

소통(疏通)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의견이 매우 다양하지만, 커뮤니케이션의 한계를 주장하는 의견 또한 그에 필적할 만큼 많다.

회의론의 극단적인 형태는  “대화란 결국 편견의 확인일 뿐”이라며, 소통을 통한 완벽한 합의나 개선을 이끌어내는 진정한 커뮤니케이션은 불가능하다라는 정도의 비관적 의견을 제시한다.

인포섹의 수정 사장(사진)은 이와 같은 회의론이 사고의 폭을 넓히기 위해 참조할 만한 것이나, 기업에 그대로 적용하긴 곤란하다고 밝혔다.

“기업은 지식의 유희를 위해 만들어진 조직이 아니며, 어떤 실질적인 가치를 지속적으로 만들어 생존을 해야 하기에, 임직원 간에 성과의 창출이란 목표 아래 움직여 결과물을 만들도록 끊임없이 서로 독려해야 합니다.”

이렇게 밝힌 신 사장은 사내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의 과정과 결론이 합리적일 것을 염두에 두고 직원들과 소통을 한다고 설명했다.

“직원들이 경험하는 세계와 그런 경험에서 창출되는 아이디어는 자체로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고, 종국엔 그런 아이디어가 비즈니스와 연결될 것이란 생각 아래, 항상 다양한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습니다.”

신 사장이 사업에서 아이디어가 차지하는 중요성을 재삼(再三) 강조했다.

“비즈니스 기회는 책상머리에서 나오는 것보다 고객과 가까운 곳에서 파생되는 것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그래서 현장을 항상 경험하고 있는 직원들의 생생한 아이디어는 신사업을 구상하는데 특히 중요합니다. 인포섹의 경우 직원들에게서 다양한 사업 아이디어가 제시되고 있는데, 이중 가능성이 높은 것을 추려 내년께엔 실제 비즈니스로 반영할 계획입니다.”

 

신세계를 향한 출발......

인포섹의 장기 비전에 대해서도 들어봤다. 1등 보안 기업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이라고 신 사장이 말했다.

“2012년에 1천억원의 매출을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국내 1위 보안 기업으로 도약할 것입니다. 이름 있는 대기업에 비하면 상대 매출 규모는 높지 않을 수 있지만, 메모리 반도체나 핸드셋 분야에서 1등을 하는 삼성전자, 그리고 철강분야에서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한 포스코와 같은 업계 최상의 입지를, 인포섹은 국내 더 나아가 세계의 보안 인더스트리에서 확보할 것입니다.”

무섬증에 사로잡혀 상당수 국내 IT기업들은 자기 비즈니스 영역을 지키며 생존을 택하고 있는 IT불황의 시대, 두려움은 있으나 갈 수밖에 없는 길이라면 가는 것이 옳다고 신 사장은 생각하고 있었다.

한국의 어떤 기업도 글로벌화에 성공하지 못한 아쉬운 시기에, 누구나 한번은 꼭 가보고 싶어했을, IT기업의 글로벌화 길을 그도 꼭 가고 싶었던 것이다.

인터뷰 말미에서 신 사장이 기업의 비전과 목표가 직원들과 단단히 연결된 것임을 강조했다. 기업의 비전은 직원들이 움직여 함께 만드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회사의 성장은 직원들에게도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어요. 한 분야에서 1등 기업이 되면 직원들은 자부심을 가질 수 있고, 추가로 금전적인 보상이 따를 수도 있습니다.”

1시간이 채 못 돼 인터뷰를 마친 필자는, 그쯤에서 한담을 할 겨를도 없이 자리를 서둘러 정리해야 했다. 이번 약속도 바쁜 그의 스케줄에서 어렵사리 시간을 쪼개 잡은 것임을 만남 이전부터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돌아오는 길에서......

벌써 3년 전쯤인가 해서 신 사장은 필자를 불러 회사 근처 복집을 찾아  맑은 복국을 점심식사로 대접한 적이 있었다. 이름도 바뀌지 않은 바로 그 집을 인터뷰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지나치며, 함께 식사를 했던 테이블이 어디인지 곁눈으로 흘깃 살펴 봤다.

당시 신 사장과 이런 저런 IT현안을 주제로 대화를 하랴, 그러면서 복국물이 가득 담긴 뚝배기를 비우랴 하며 분주했던 점심 한 때가 새삼 기억에 떠올랐다.

그때는 복국의 뜨거운 국물에 몸을 녹일 만큼 추운 날씨였지만, 이번 방문에선 걷는데 목덜미에 땀이 흥건히 고일만큼 더웠다.

전철역으로 향하는 동안 며칠째 이어진 폭우로 푸르러진 하늘 아래로 뚜렷이 골격을 드러낸 대치동의 마천루와 그 아래 쪽으로 내려 앉은 작은 빌딩들의 화려한 외관을 물끄러미 바라봤다.

<데일리그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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