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게이트’ 작품 통해 신앙과 철학의 본질적 화두 제시

과학과 기술의 혁신으로 현재 인류는 인공지능이 인간의 지성의 총합을 초월하는 특이점을 바라보고 있다. 이러한 특이점은 과학과 기술분야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분야에서도 해당된다.

“진리를 꼭 고행이나 구도와 같은 전통적인 영적 활동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을까?”라는 의문은 정신과 예술의 결합으로 기존의 관습과 형태를 초월한 새로운 종교문화의 패러다임을 탄생시켰다. 에고와 본성의 분리로 인한 의식차원의 상승을 간접 체험할 수 있는 깨달음과 깨어남의 과정을 시각화한 미술작품 '시각견성'이 그것이다.

보고 깨닫는 종교미술인 '시각견성'은 홍익인간 정신과 한얼사상을 계몽주의 철학으로 재정립한 한얼교의 정신문화혁신 프로젝트이다. 영적 미술이지만, 자신의 종교와 상관없이 진리를 감상하고 경험할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의 정신문화로 소개되었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것들을 미술로 표현해 감상하는 것으로 사고하는 마음에서 벗어나 직관적으로 깨달음을 접할 수 있는 시각견성은 미술 작품이 직접적인 깨달음의 표현이자 깨어남의 촉매제로 작용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종교미술과는 다른 형태의 진화한 영적미술이라고도 볼 수 있다.

시각견성이 의미하는 “견성”이란 마음으로부터 벗어난 본성인 내 '얼'의 단순하고 명료한 의식상태이며, 지적 도약의 시대에 모두가 자연스럽게 맞이하게 될 의식의 진화를 의미한다.

누구든지 종교적 편견 없이 쉽고 자연스럽게 미술을 통해 한얼정신의 진리와 철학을 접해볼 수 있는 '시각견성'의 대표작은 어거스트 로댕의 미완 조각 걸작인 ‘지옥의 문’을 재해석하여 천국의 입구로 완성한 조각미술인 '더 게이트'이다.

더 게이트의 원제인 ‘지옥의 문’은 신의 형벌이자 끝없는 고통을 상징하지만 문의 반대편에서는 지옥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 거기가 바로 천국이며, 지옥의 문이 동시에 천국의 문일수도 있다는 천국과 지옥의 양면성을 재해석해 신앙과 철학에 대한 본질적 화두를 제시한다.

더 게이트의 작가는 로댕의 미완걸작 지옥의 문을 오랜 시간 성찰하고 묵상한 후 지옥의 문에 표현된 단테의 신곡, 연옥의 조각상들이 아니라 ‘문’ 자체만을 재해석해 지옥의 문인 동시에 자신을 비추는 거울이자, 천국의 입구로 완성하였다.

작가는 소년시절 전국미술대회 대상 특전으로 미국 유학을 시작해 10대 때 한국과 일본에서 두 차례 초대 개인전을 가진 후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정치 경제 철학을 전공했으며 전공과는 달리 외교경제분야에서 활동하다 은퇴 후 다시 미술로 돌아온 특이한 경력의 아티스트다.

'트랜스 아티스트'라는 익명으로 활동중인 그는 젊은 시절 경험한 고통스러운 현실과 죽음을 마주했던 절체절명의 순간에 깨달은 바를 자신의 작품에 투영해 지옥의 문이 가진 단순하면서도 심오한 의미와 그 안에 내재된 신성한 진리를 표현했다.

작가는 눈앞에 펼쳐진 모든 것은 자신을 비추는 거울이며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는 현실 앞에서도 절망하고 포기하는 대신 불가피한 삶의 그러함을 자발적 순응으로 온전히 받아들일 때 지옥 같은 현실로 향하는 문은 상처받은 에고를 다 내려놓은 자리에서도 빛나는 자신의 참된 본성을 만날 수 있는 게이트가 된다고 작품을 통해 보여준다.

'더 게이트'는 지옥의 면과 그 반대편의 천국의 면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지옥의 면은 상처받고 퇴색돼서 손상된 녹슨 거울이 관람객을 비추고, 천국의 면은 맑고 깨끗한 면이 관람객을 비추도록 만들었다. 둘 중 어느 면에 서서 자신과 세상을 비출지는 본인이 결정하는 것이며 그것이 바로 신의 선물이고 은총이며 그 어떤 누구도 빼앗아 갈 수 없는 자유의지의 실체라고 말한다.

작가는 천국이나 지옥은 장소나 공간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내면의 상태이자 의식의 차원이며, 자신이 마주한 그 문에 무엇을 비추고, 문을 열고 어디로 나갈지는 지금 이 순간 자신의 의지와 의식의 상태에 달려있다는 것을 작품 '더 게이트'를 통해 표현했다.

더 게이트를 포함한 시각견성 작품은 한얼교 홈페이지와 트랜스아트 홈페이지에서 작품 해설 내용과 함께 감상할 수 있다.

김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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