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의혹에 시골교사 자살..."억울해"

▲ 사진 = 다음 '아고라' 캡쳐

지난 15일 인터넷 커뮤니티 '아고라'에 안타까운 사연이 게재 돼 눈길을 모았다.

해당 게시물은 지금은 고인이 된 한 교사의 유족이 남긴 것으로 고인의 유족은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게시물을 살펴보면 전남 부안의 한 중학교에 재직 중이던 故 송모 교사는 지난 4월 19일 동료교사에 의해 '중학교 여학생 7명에 대한 성추행 혐의'로 신고들 당했고, 이를 접수한 부안교육지원청은 처음 작성된 신고서를 바탕으로 출근 정지를 시켰다.

이에 유족은 제대로 살펴보지도 억울한 누명을 고인에게 씌운 것이 아니냐며 항의를 했지만 결국 고인은 4월 24일 직위해제 및 전북교원연수원에서 3개월 1일동안 대기발령 근무를 명 받았고 또한 성범죄자의 낙인이 찍혀 학생과 학부모, 학교로부터 격리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고인은 여러차례 학생인권센터에 불려나가 범죄자인 마냥 죄를 추궁당했고 학교 역시 해당 일에 연루돼 불똥이 튈까 고인의 전화를 받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결국 수차례 인권센터의 조사에 지친 고인은 지난 8월 5일 유명을 달리했고 해당 고인의 장례식장에는 200여명의 넘는 제자들이 방문했으며 고인의 유족들은 지금도 많은 제자들과 지인의 위로 전화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이하 유족이 올린 전문.

2017.4.19 남편인 故 송경진 교사는 직장인 전북 부안 상서중학교에서 재직 중에 동료체육교사에 의해 상서중학교 7명 여학생에 대한 성추행 혐의로 부안교육지원청과 부안경찰서에 신고되었습니다. 이는 학생들 간에 벌어진 다툼과 체육교사의 2,3학년 상급생 꾸중과 국어교사의 1학년 귀가로 인해 엉뚱하게 야간자습 지도교사였던 고인에게 불똥이 튀어 학생들의 오해로 인한 발단의 씨앗이 체육교사에 의해 조작되고 부풀려져서 신고에까지 이르고 부안교육지원청은 처음 작성된 신고서를 바탕으로 2차 피해를 우려한다며 학생들을 조사해보지도 않고 처음부터 고인을 성추행범으로 낙인찍고 학교에서 퇴출시키며 출근정지를 시키며 시작되었습니다.

고인은 자신이 무슨 이유로 그런 일을 당하는지조차 모른 채 학교에서 쫓겨나고 출근정지를 당했으며

2017.4.21 전북지방경찰청에서 내사하여 즉시 종결하면서 유선으로 부안교육지원청에 고지했음에도 불구하고, 사법당국의 수사결과를 무시하고 징계벌과 형사벌은 다르다는 이유를 들어 계속 처벌을 했습니다. 그러나 직위해제는 징계가 아닙니다.

2017.4.24 직위해제 및 전북교원연수원에서 3개월1일간 대기발령근무를 명 받았습니다. 또한 성범죄자라면서 학생과 학부모와 학교로부터 격리를 요구받았으며 학교 바로 부근에 노모가 살고 계셔서 자주 찾아뵈어야 하는데도 상서면에 가지도 말라는 억지 요구를 받기도 했습니다.

고인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치욕과 수치심으로 괴로워했고, 식사도 제대로 못하시고 수면상태가 불안정하여 신경정신과의 안정제 처방을 받아 복용해야 했습니다.

교장선생님 이하 교사들은 고인에게 전화 한 통 없었고, 고인이 전화를 해도 받아주지 않았습니다. 단 한 사람, 고인을 그 지경으로 만든 체육교사만이 고인에게 가끔 전화를 하기도 하고 고인이 전화를 하기도 하는 이상한 상황이 지속되었습니다. 돌아가는 정황을 자신을 그 지경으로 만든 사람에게 물어야만 했고, 그 때마다 체육교사는 고인에게 모멸감과 자괴감을 심어주었습니다.

2017.5.2 이삼일 전에 고인에게 전화가 한 통 걸려왔는데 전라북도학생인권센터에 고인이 다수의 학생들을 성추행했다는 구제신청이 접수되었으니 나와서 조사를 받으라는 내용이었답니다. 그래서 고인은 5.2 전라북도학생인권센터에 가서 1차 문답조사를 받았습니다. 3시간여를 진을 빼고 얼굴이 백짓장이 되어 땀을 뻘뻘 흘리며 나왔습니다. 써가지고 간 진술서는 인정되지도 않고 교사의 인권 얘기를 하니까 학생인권센터는 학생의 인권만 중시한다고 하지를 않나 진술서대로라면 학생들이 누명을 씌우고 무고를 했다는 얘기냐며 그러면 학생들이 처벌받는다고 했답니다. 학생을 자신의 인생 최고의 귀한 존재로 여기며 살아오신 분이라 깜짝 놀라서 학생이 다치면 안 된다고 했답니다. 그러면서 "그럼 제가 어떻게 말해야 됩니까?"라고 물었더니 자기들이 어떻게 하라고 할 수는 없고 잘 생각해보라고 하더랍니다. 그래서 고인은 어쩔 수 없이 오해였다고 했답니다. 그렇게 고인은 자신도 모르게 혐의를 인정했습니다.

인권센터는 그 당시 성비위 근절 대책이 발표된 직후라서 무척이나 고무되어 있었나 봅니다. 언론에서 고인의 일을 먼저 터뜨리고 교육부에서 그 것을 근거로 징계를 채근하고 있었답니다.

2017.5.10 제가 남편을 동반하여 인권센터를 찾았습니다. 무슨 연유로 남편을 조사하냐고 물었더니 부안교육청의 구제신청을 받았고 그래서 조사한다고 했습니다. 제가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탄원서를 제출했다고 들었는데 받았느냐 물었더니 받았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제3자가 구제신청한 사건을 피해자 본인이 조사를 원하지 않는 것이 명백하고, 경찰에서 이미 내사종결된 사건이니 전라북도 학생인권조례에 따라 옹호관님이 각하를 시켜달라"고 요구했습니다. 그들은 직권조사라는 것도 있다고 했고 제가 방금 부안교육청의 구제신청을 받았다고 했잖냐고 했더니 사안이 중요하면 직권으로 돌리기도 한다고 얼버무렸습니다. 그리고 5.12에 문답서를 다시 작성하자면서 진술서를 다시 써야 되냐고 물었더니 써오라고 했습니다. 이렇게 시간이 지나고 보니 그것은 구제신청을 직권으로 만들기 위한 술수였습니다. 그러나 알고 보니 구제신청이 있었으면 직권조사는 할 수 없습니다.

2017.5.12 고인은 그런 줄도 모르고 자신을 도우려는 줄 알고 그들의 구미에 맞게 진술서를 썼고 그들의 의도대로 일부를 인정해가면서 2차 문답서를 작성했습니다. 그렇게 고인은 그들의 미끼를 물고 범인이 되어갔습니다. 그들은 응당 해야 할 직권조사통보도 하지 않았고 심의위원회 출석통지조차 직위해제되어 얼씬도 못하게 만든 상서중학교로 보내 개인의 수치스러운 정보를 학교의 타인이 개봉해 보게 만들었으며 고인은 그로부터 문자를 받고서야 코 앞에 닥친 심의날짜를 알게 되었습니다.

2017.7.3 심의 날까지 전라북도학생인권센터에서는 연락을 주지도 받지도 않아 고인은 타는 가슴으로 수면장애를 일으켰고 목구멍이 억장이 막혀 밥을 못 먹겠다고 입에서 녹는 과자 부스러기 등으로 겨우 연명을 하고 있었습니다. 몸무게가 무려 10Kg이 빠지고 바지 벨트 구멍이 무려 네 칸이나 줄었으며 헐렁한 바지를 졸라 입으니 옷매무새가 엉망이었습니다. 낯빛이 하얗게 변해갔고 숨도 제대로 쉴 수 없다고 한숨을 계속 쉬었습니다. 가끔 자신의 가슴을 치기도 하며 가슴이 꽉 막힌 것 같다고 하소연을 했습니다. 신경정신과에서 준 안정제로도 별 효과를 보지 못해 제가 갖고 있던 수면제까지 복용해야 했습니다.

그렇게 고인이 삶에 지쳐가고 있을 때 저는 고인을 살리기 위해 힘들어하는 사람을 끌고 전라북도교육청을 수 차례 방문하여 교육감 면담을 요구했으나 번번이 거절당했고, 부교육감이라도 만나게 해달라고 해도 안 된다는 대답만 들었으며, 구제신청을 접수하려고 고객센터를 찾았으나 징계요구 중이라 접수를 받아줄 수 없고, 국민권익위원회에 접수를 해도 결국 자신들에게 내려와서 자기들 업무라 국민권익위원회에 굳이 접수할 필요 없다면서 징계 끝나면 그 때 접수하라고 했습니다.

너무 답답해서 감사과를 찾았더니 인성건강과로 가보라고 했고 인성건강과는 자신들이 담당이 아니고 만성동에 있는 학생인권센터도 인성건강과라면서 거기 가보라고 했습니다. 그 곳 때문에 민원제기를 하려고 하는데 그 곳으로 가라더군요. 마지막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교원인사과를 갔는데 교육국장을 만나보라고 권유하기에 교육국장을 시간약속하고 만났습니다. 무려 1시간 26분을 기다리게 만들더니 1시간 정도를 매뉴얼이 이렇고 순서와 절차가 이렇고 하면서 우리가 너무도 잘 아는 내용을 앵무새처럼 되풀이하면서 우리 얘기는 들어보려고도 하지 않고 말을 잘랐습니다. 그러더니 밖에 다른 분이 기다리니까 그만 가라면서 쫓아내더군요. 남편이 한 말은 딱 한 마디 "저, 너무 억울합니다!"였습니다.

그리고 2017.7.18 전라북도학생인권센터에서 결정통지가 왔습니다. 그 내용을 보고서야 우리는 고인이 왜 이런 부당한 대우를 받아왔는지 알게 됐고 그 원인과 결과를 보면서 치를 떨었습니다. 고인은 좌절했습니다. 제가 곧바로 인권센터 주무관에게 항의전화하라고 시켰습니다. 그랬더니 앞으로 잘 하라면서 자료를 많이 모으라고, 대리인(변호사) 시키라고, 변호사 없으니 제가 해도 되냐니까 본인만 아니면 된다고 했습니다. 인권센터에서 결정례를 공표한 직후 전주mbc와 kbs전주방송총국에서 남편이 성희롱범이고 경찰은 내사종결을 잘못 한 것으로 방송이 되었습니다. 고인은 울었습니다.

그래서 2017.7.21 제가 고인을 동반하고 한 학생의 집을 방문하여 그 아버지를 만나 결정문을 보여줬습니다. 그 분은 깜짝 놀라며 인권센터에서 집집마다 방문하여 유도질문을 하고 다녔는데 학부모들이 전부 나무라며 고인을 조사하지 말라고 했고, 그들은 선생도 학생도 다 좋게 할 거라고 했다면서 무척 화를 냈습니다. 그 분은 자신의 딸과 상서중학교 여학생들이 함께 부안읍에 놀러갔다면서 딸에게 전화하여 선생님 오셨다고 했고 학생들은 선생님을 보겠다고 자진해서 왔습니다. 그렇게 몇 달 만에 사제지간이 만났는데 고인은 아이들 앞에 무릎 꿇고 이런 일을 겪게 해서 정말 미안하다고 사과를 했고 학생들은 울고 탄원서를 쓰겠다고 했습니다. 그 아버지 주도 하에 결정문에 쓰여있는 문구가 누구의 것인지를 찾아낸 후 왜 그렇게 쓰게 됐는지 학생들이 진술서를 썼습니다. 진실이 드러났습니다. 이제 감사받을 때 그것만 제출하면 혐의를 벗을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2017.7.24 부안교육지원청에서는 직위해제 기간이 끝나자 다시 발령을 내야 하니 오라고 연락이 왔고 고인이 가자 발령을 내긴 하는데 학생도 만나지 말라, 선생도 만나지 말라, 학부모도 만나지 말라, 상서 근처엔 얼씬도 말라, 집에 가만히 있어라, 9월 1일자로 특별전보발령을 낼 테니 다른 학교 가서 징계를 받아라 하더랍니다. 고인은 자신이 마치 모두가 싫어하는 징그러운 벌레처럼 느껴졌다고 했습니다.

2017.7.25 다시 나오라던 부안교육지원청을 가서 고인은 "내가 무죄인 것을 학생도, 학부모도 다 아는데 징계를 받아도 여기서 받아야지 생판 모르는 학교로 가면 징계대상자가 가면 교장 이하 그 어떤 선생이 반길 것이며, 잠시 머물다 징계 받고 쫓겨나면 학생들은 또 얼마나 욕하겠습니까? 그냥 상서중에 있겠습니다." 라고 했답니다.

그러자 부안교육지원청 교육과장이 2차피해 운운하며 언론이 주목하고 있어서 부담스럽고 한 학생이라도 불만제기하면 형사고발 당할지도 모르고 아동복지법으로 10년형에 벌금내고 상습범이라 가중처벌 받고 학생이 7명이나 되니 죽기 전에 나오면 다행이라는 식으로 겁박을 했더랍니다. 고인은 어쩔 수 없이 40일 휴가서인지를 쓰고 타학교 전보조치 동의서에 사인을 하고 왔답니다.

그 날부터 곡기를 끊으시고 한 숨도 못 자고 무려 11일간을 그렇게 고인은 정신줄을 놓았습니다. 오로지 2차 피해 얘기만 했습니다. 교원연수원에서 독방에 책상 하나 놓고 3개월 1일을 감옥살이하면서 힘들었는데 다시는 그런 일 겪고 싶지 않다고, 감옥 가기 싫다고, 죽어버리겠다고 자꾸만 그랬습니다.

2017.8.4 체육교사로부터 학교로 월, 화요일 감사가 나오는데 학생은 조사하지 않는다더라는 말을 듣게 된 고인은 이 세상을 잡고 있던 끈을 놓기로 작정하셨습니다. 학생들만이 진실을 말해줄 수 있고 자신의 누명을 벗겨줄 수 있는데 조사를 하지 않는다는 말은 부안교육지원청이나 전라북도학생인권센터처럼 2차 피해 운운하면서 학생들의 진실을 외면하겠다는 뜻이었기 때문입니다.

감사과마저 그렇게 학생인권센터의 권고대로 징계(파면)를 하게 되면 자신은 성희롱범, 상습체벌을 한 폭력교사로 굳어지고 돌이킬 수 없는 데미지를 입게 되어 가족마저 그런 나쁜 사람의 가족으로 지탄받게 될 것을 늘 우려해왔었는데 결국 그대로 흘러가는구나 하고 망연자실하신 것입니다.

자신이 애지중지 가꾸던 고추며, 참외며, 양배추며 심어놓은 밭에 쪼그리고 앉아서 멍하니 풀린 눈으로 어딘가 응시하고 모기밥이 돼 있는 것을 겨우 방에 데려다 앉혀놨더니 또 그러고 있다가 갑자기 일어나 달려나가기에 잡아 앉혔는데 차 몰고 나가서 교통사고로 죽으려고 했답니다. 너무 놀라서 달래면서 형님들께 전화하여 고인이 이상하니 빨리 내려오시라고 해놓고 아침 6시까지 달래면서 내가 대신 싸워줄테니 마음 편히 먹고 있으라고 했습니다. 제가 사실은 희귀병 환자입니다. 아픈 몸으로 남편과 실랑이를 해서 통증 때문에 견딜 수가 없더군요. 그래서 머리가 터질 것 같다고 했더니 잠시 응시하며 빙그레 웃더니만 "당신 힘들겠다. 가서 좀 자."라고 했습니다. 그것이 제게 남긴 남편의 마지막 말이 되고 말았습니다.

2017.8.5 제가 잠든 사이에 고인은 은행에 가서 돈을 찾아 수박, 복숭아, 불고기, 과자, 빵 등을 사들고 부안에 어머니를 뵈러 갔고 함께 마지막 식사를 하고 용돈을 드리고 돌아와 딸아이가 대학 입학한 후 보낸 편지를 꺼내 읽어보고 책상 위에 지갑과 자동차 키와 집문서 등을 가지런히 올려놓은 후 차고의 트라스 대들보에 빨래줄로 목을 매 이승의 지난한 삶과 하직하셨습니다. 가시는 순간까지도 그 억울함을 어쩌지 못하고 눈을 부릅뜨고 가셨습니다.

오후 2시 반쯤 일어난 저는 강아지 사료를 가지러 베란다로 나갔다가 차가 차고에 주차된 것이 이상해서 나갔다가 그 험한 꼴을 보고 말았습니다. 제가 소리를 지르자 딸아이가 뛰쳐나와 보고는 달려가 가위를 가지고 와서 제 아빠 목에 매여있는 빨래줄을 잘랐고 제가 밑에서 잡았는데도 나무토막처럼 툭 떨어지더니 뒤로 넘어가 누웠습니다. 딸의 충격이 너무 클 것 같아서 얼른 눈을 감겨드렸는데, 검게 부풀어 빠져나온 혀는 아무리 손으로 밀어넣어도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돌아가신 분에게 키스를 해서 혀를 넣어드렸습니다.

누구에게 내 사랑하는 남편을 이렇게 만들 권리가 있습니까? 당국에서는 이 일을 철저히 조사하셔서 응분의 댓가를 치르게 하시고 환자인 저와 이제 막 대학 새내기인 딸아이의 생계와 학업마저 막막한 지금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시길 바랍니다.

통장에 남기고 간 2,798,221원, 지갑에 현찰 13만원이 다입니다. 넋이 나가 창졸간에 세상을 등지신 분이 무슨 경제적 처리를 할 여유가 있었겠습니까? 얼마나 괴롭고 힘들었으면 남은 가족들이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를 생각해볼 여유도 없었겠습니까?

징계 요구 중이라 연금도 없다고 교육청에서 그러더군요. 직위해제 기간에 봉급도 줄어서 힘들었었습니다. 계속적으로 들어갔던 자동이체 되는금액들은 이제 사망신고와 더불어 내지 않아도 되겠지요. 얼마간의 적금을 찾을 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희귀병을 앓고 있어 집에서 누웠다 일어났다만 하며 살아온 저는 앞이 깜깜합니다.

고인은 제게 남편 이상이었습니다. 아버지 같고, 오빠 같고, 친구 같고, 의사였고, 살림을 해주는가사도우미였으며, 궁극적으로 제게는 부처님 같은 존재였습니다. 그런 분을 여의고 이제 대학교 1학년인 딸과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하기만 합니다. 복권이 되고 명예회복을 하고 직위해제도 풀리고 하면 유족연금이라도 받을 수 있다는데 교육청에서는 복권시켜준다는 말이 없습니다. 도대체 고인이 무슨 죄를 지었다고 그렇게 그들이 우리 가정을 사지로 몰고 가는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제발 이 억울함을 풀어주십시오.

교육청에서는 조문조차 오지 않았고 언론에 마치 남편이 죄를 인정하고 창피해서 죽은 것처럼 보도가 나가도록 방치했으며 아직까지 아무런 말도 없습니다. 발인이 끝나고 유족들이 점심식사를 하다가 언론에 기사가 나고 악플로 고인을 난도질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밥 먹던 숟가락을 팽개치고 쌍라이트를 키고 달려서 교육청을 항의방문했었는데 어제까지 답변을 준다고 해놓고 묵묵부답입니다. 후안무치한 사람들입니다.

여러분 제발 저 좀 도와주세요.

이 일은 비단 제 남편만의 일이 아닙니다. 교육행정은 썩었습니다. 학생인권센터라는 곳은 스스로 학생인권을 침해하면서 타인의 목숨을 가지고 장난치는 무소불위의 권력집단이 되어 괴물처럼 행세하고 있습니다. 무수히 많은 교사들이 그 피해를 입고 있습니다. 왜 유독 교사들이 성추행, 성희롱 사건에 휘말리는지 생각해보시면 알 것입니다.

결정례를 보니 치마를 너무 짧게 입으면 성추행을 당할 수 있으니 치마 길이를 조절하라고 주의를 준 선생님도 성희롱으로 몰아 징계했더군요. 대한민국의 교육이 너무나 이상한 방향으로 나가고 있습니다.

제발 도와주세요.

응원해주신 여러 님들 고맙습니다. 한 가지 당부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습니다.

학생들도 피해자입니다.

고인께서는 학생들을 지키려다 저리 되셨습니다.

고인의 유지를 알아주시길 바랍니다.

그 나이에 어린 학생들이 그 정도 실수와 치기가 없는 사람이 있겠습니까?

그것을 이용한 어른이 나쁜 것이지요.

부디 이번 일로 죄책감에 빠져 고통받는 학생이 없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제가 만나봤지만 모두 사랑스럽고 착한 아이들이었습니다.

아이들의 순수한 마음을 이용한 어른을 탓하시고 제발 학생들 나무라지 말아주십시요.

부탁드립니다.

박정길 기자
저작권자 © 데일리그리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