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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의 창(窓)
한문학 연구를 35년간 했으며 전문번역가로서 다년간 고전번역을 해왔다. 난중일기의 교감학적 검토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국내 최초로 난중일기를 완역했고, 2013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난중일기 등재시 자문위원을 맡았다. 현재 이순신관련 문헌발굴에 매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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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의 窓] 지피지기(知彼知己)가 승리의 길이다길잡이의 중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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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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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쟁에서는 서로의 정보를 파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나와 상대를 정확히 진단할 때 승패를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순신은 전쟁 중에 항시 전쟁 참모들을 동원하여 적의 정보를 수집하는 데 주력하였다. 중국 춘추시대 병법전문가 손무(孫武)는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고, 적을 모르고 나를 알면 한번 이기고 한번 진다. 적을 모르고 나도 모르면 매번 싸울 때마다 반드시 위태로울 것이다[知彼知己, 百戰不殆. 不知彼而知己, 一勝一負. 不知彼不知己, 每戰必殆].”하였다(《손자》〈모공〉). 이순신은 이를 만고불변의 이론이라고 평하였다.《난중일기》

   유익한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항상 자신을 낮추고 남의 의견을 경청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그래야만이 많은 이들의 제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진(秦)나라 말기의 은사 황석공은 “널리 배우고 간절히 묻는 것이 널리 아는 방법이다[博學切問所以廣知].”라고 하였다. 자신에게 도움이 된다면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신분과 지위를 막론하여 그들에게 묻고 배워야 한다.

   이순신은 37세 때 발포만호가 되어 최초의 수군생활을 하였다. 이때부터 전라지역의 해상정보를 익혔을 것으로 여겨진다. 그후 전라좌수사에 부임하고서 왜적에 대한 방어임무가 막중함을 알고 본격적으로 해상정보를 수집하는 데 주력하였다. 특히 해상 지형과 조수(潮水)상황, 그리고 바닷길을 파악하는데 많은 전라연안의 주민들이 동원되었다. 날마다 전라좌수영 뜰에 포구의 주민들을 초대하여 술과 음식을 대접하였는데, 주민들은 밤새도록 일을 하며 많은 대화를 하였다.

   이순신은 평복 차림으로 그들과 친하게 지내어 그들이 말을 걸어올 정도였다. 처음에는 매우 두려워했으나 오랠수록 친해져 웃으면서 농담도 하였는데, 하는 얘기마다 모두 고기 잡고 조개 캔 일들였다. 그들이 ‘어느 항구는 물이 소용돌이쳐서 들어가면 반드시 배가 뒤집히고, 어느 여울은 암초가 숨어 있어 그곳을 지나면 반드시 배가 부서진다.’고 하면, 이순신은 일일이 기록했다가 이튿날 아침 직접 나가 보았다.   - 성대중, 《청성잡기》 <성언(醒言)>-

   이순신은 여러 날 이러한 방법으로 해상요새에 대한 정보를 터득하였다. 그 결과 전쟁할 때 왜적들을 험한 데로 유인해 몰아넣었는데, 그때마다 왜선들이 침몰되어 힘들여 싸우지 않고도 승리하였다. 한산도 해전과 명량해전 때에도 그러한 방법을 사용하여 왜적을 물리쳤다고 한다.

낮은 평민일지라도 해상정보를 잘 안다면 윗사람의 길잡이가 될 수 있다. 이순신은 해상을 관장하는 장수로서 오히려 지역민들을 길잡이로 삼았고, 그들이 전해준 해상 요새에 대한 정보는 전쟁 작전에서 매우 긴요하게 사용되었다. 이 모두 이순신이 자만하지 않고 주민에게 묻고 배우려고 노력한 대가이다. 손무는 “고을의 길잡이[鄕導]를 이용하지 않으면 지리의 이점을 얻지 못한다.”고 하였다.

    글 : 노승석 이순신 연구가(교감완역 난중일기, 이순신의 승리비결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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