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R솔루션 전문 기업인 화이트정보통신의 김진유 사장(사진)은 HR이란 직무 중심으로 인재를 선발하고, 뽑은 인재를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교육, 목표관리, 보상, 재교육 등을 통해 최적인 직무를 수행할 수 있게 인재를 디자인하는 것도 HR의 주요 과제라고 덧붙였다.

김 사장은 그러나 인재선발에 있어 신경써야 할 중요한 특수성은 개별 기업의 문화 혹은 인터스트리 특성에 맞는 인재를 채용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람은 뽑는 것이 중요합니다. 기업의 문화나 성격에 맞는 인재를 뽑아야 적응도 빠르고, 성과도 높일 수 있습니다.” 김 사장은 제조기업과 소프트웨어 기업의 인재채용 형태를 한 가지 예로 들어 문화와 관련된 인재채용의 특수성을 설명해주었다.

“제조기업은 노동이 자본과 대체 가능성이 높습니다. 노동가격과 자본의 가격을 비교해 유리한 쪽으로 선택해 생산에 투입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소프트웨어 기업은 제조와는 다른 인재채용 방식을 쓰고 있으며, 제조 대비 소프트웨어는 인력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다고 설명했다.

“한 사람의 개발자를 시장에 선보이기 위해선 사전에 다양한 교육을 통해 인적자원의 가치를 일정 수준 이상으로 높여야만 합니다. 노동이 자본으로 쉽게 대체되지 않은 구조라고 보면 맞습니다.”

그래서 소프트웨어 기업은 인재를 육성하는 것과 이후 이직을 막는 것에 각별한 신경을 써야 한다고 김 사장은 조언했다. 인재를 유지하는 방법은 제조기업과 유사한 것도 있고 다른 것도 있다고 말했다.

“소프트웨어 기업이 인재를 유지하는 방법은 중요 인재를 잘 선별해 잘 보상해주고, 불황기에도 장기근속을 보장해주고, 내부 승진을 이용해 스스로 자존감을 갖게 해야 합니다.” 제조기업과 유사한 방법이다.

교육의 중요성은 제조와 다른 측면이다. “기술 트렌드 변화 심한 소프트웨어 산업의 경우 지속적인 교육을 직원들에게 제공해, 새로운 기술 트렌드 학습에 대한 만족도를 높여 주는 것이 좋습니다. 기술 기업의 경우 임금 못지 않게 학습이란 관점은 장기 근속을 유지하는데 중요한 동인이 될 수 있습니다.”

김 사장은 그러나 임직원의 태도 또한 인재 유지에 꼭 필요한 요소라고 지적했다.

“인재를 유지하려는 기업의 노력 못지 않게, 종업원도 회사와 롱런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가는데 함께 노력해야 합니다. 투자받은 만큼 회사에 기여하려는 태도를 직원도 보여야 개인과 기업이 함께 성장할 수 있습니다.”

소프트웨어 기업의 경우 대개 짧게는 1~2년 길게는 4~5년이란 긴 시간을 투자해 쓸모 있는 인재를 육성한다. 그러나 이 같은 투자기간은 생각하지 않고, 성장한 후에 일방적으로 회사에 무리한 요구를 하는 근로자들이 존재한다.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경쟁회사로 떠나거나, 조건이 좋은 대기업으로 자릴 옮기는 경우도 많다. 이런 상황에서 회사와 종업원과의 신뢰 구축은 먼 얘기일 수 밖에 없다.

“신뢰는 회사와 종업원이 함께 쌓는 것입니다. 연인 사이의 짝사랑처럼 일방적인 관계는 아니죠. 고성과를 내는 직원의 보상을 소홀히 하는 회사도 문제지만, 미래 가치를 생각하고 애써 투자한 회사의 공이나 회사의 경영환경을 무시하고 단독으로 행동하는 근로자도 돌아볼 것이 있어야 합니다.”

김 사장은 이번 만남에서 인재육성과 관련해 소프트웨어 기업이 짊어진 무거운 짐에 대해 아쉬운 감정을 토로했다.

“대형 IT서비스 업계선 이미 IT인력 양성을 포기한 상황입니다. 이들은 프로젝트를 수주하면 필요한 인재를 작은 IT서비스 업체나 소프트웨어 기업으로부터 하청을 받아 사업에 투입하는 방식을 쓰고 있어요. PM만 있고 개발자는 보유하지 않고 있어요.”

IT인력을 대량으로 양성하려면 막대한 시간과 돈이 든다. 아웃소싱이란 이름으로 대형 IT서비스 업체들은 이런 수고에서 손을 턴지 오래다.

“IT서비스 업계의 이런 태도 때문에 독립 소프트웨어 벤더들은 제품 개발 이외에도, 프로젝트 구축에 필요한 인력을 양성하고 공급해야 하는 이중의 책임을 갖게 됐습니다.”

상황은 이렇지만 IT서비스 업체들은 공급한 인력에 대한 인건비의 단가나 제품 가격 책정에 매우 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불합리한 환경에서 좋은 인재를 유지하는 것도, 우수한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것도 모두 쉽진 않은 일. 불공정한 상황은 시급히 개선돼야 한다고 김 사장은 밝혔다.

“우리 소프트웨어 산업의 발전을 위한 단초가 여기에 있음을 누누이 강조한 때도 벌써 여러 해가 흘렀습니다.” 김 사장의 어조는 단호했다.

인터뷰를 정리하기 위해 기업에 필요한 정말 좋은 인재상은 무엇인지를 마지막 질문으로 던졌다.

“시야가 넓은 사람이 좋은 인재입니다.” 컨셉을 정리한 김 사장이 풀이에 들어갔다.

“주어진 일만 수동적으로 하는 것이 아닌, 넓은 시각을 갖고 현재이나 미래 관점에서 할 일을 자발적으로 찾아 묵묵히 수행하는 직원이 좋은 인재상입니다.”

기본에 충실한 설명이다. 그래서 곁에 두고 오래 두고 쓸 수 있는 보배같이 귀한 얘기로 들렸다.

<데일리그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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