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게 먹으면 건강에 해롭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된장, 고추장, 간장소스를 기본으로 하는 한식 특성상, 한국인들에게 짠맛은 절대 포기 못할 감각이기도 하다.

실제로 한국인들의 나트륨 섭취량은 꽤나 높은 편이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에 따르면, 한국인의 1일 평균 나트륨 섭취량은 3871mg으로 세계보건기구 권고량(2000mg)의 2배 가까이 된다.

그런데 과도한 나트륨 섭취는 ‘위암’ 발생률을 높일 수 있다. 건국대병원 신장내과 박정환 교수와 서울대 김성권 명예교수 연구팀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매우 짜게 먹는 사람들(소금 14.1g/일 이상)의 위암 발생률은 1.6%로, 싱겁게 먹거나 보통으로 먹는 사람(소금 14g/일 이하)의 0.6%보다 2.7배나 높게 나타났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선 저염식 식단을 유지하고 규칙적인 운동, 정기적인 위 내시경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또한 평소 위에 좋은 음식을 꾸준히 섭취하여 위를 튼튼하게 만드는 것도 필요하다.

위에 좋은 음식으로는 여러 가지가 거론되지만, 그 효과가 검증된 것은 ‘홍삼’을 들 수 있다. 홍삼은 위암의 원인이자, 나트륨 과다 섭취로 인해 생기는 헬리코박터균을 억제하는 데 효과를 보인다.

실제 분당차병원 함기백 교수팀은 홍삼이 위염, 위궤양, 위암 등의 원인인 헬리코박터균을 없앨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함 교수는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된 100명을 둘로 나눈 뒤, 한 그룹에는 항생제를, 다른 한 그룹에는 항생제와 홍삼을 함께 투여하고 경과를 지켜봤다. 그 결과, 항생제만 복용한 경우 헬리코박터균 제균율(除菌率, 세균을 죽이는 비율)이 70% 정도로 낮았지만, 홍삼을 함께 복용한 경우엔 85%대로 훨씬 높아졌다. 홍삼이 헬리코박터균 감염 시 위 세포에서 나오는 유독 기체(황화수소)의 생성을 막아주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위에 좋은 음식인 홍삼은 엑기스, 진액 등 다양한 유형으로 출시돼 있다. 그러나 홍삼 제품을 구입할 땐 제품의 형태보다는 제조방식에 관심을 두는 것이 좋다. 홍삼은 제조방식이 무엇이냐에 따라 유효성분 함량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보통의 홍삼 제품에 사용되는 물 추출 방식은 홍삼 전체 영양분 중 절반 정도만 섭취할 수 있다. 홍삼을 물에 달이면 전체 영양분 중 물에 녹는 47.8%의 수용성분만 추출되기 때문이다. 나머지 물에 녹지 않는 52.2%의 불용성 성분은 홍삼박(홍삼건더기)과 함께 버려지는 것이다.

따라서 홍삼의 모든 영양분을 먹으려면 통째로 갈아 만드는 ‘전체식 홍삼’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전체식 홍삼은 홍삼을 아주 고운 입자로 갈아서 만드는 데, 이렇게 통째 간 홍삼을 섭취할 경우 홍삼의 수용성ㆍ불용성 영양분을 모두 섭취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김재춘 선문대학교 통합의학대학원 교수 역시 “물에 우려내는 방식으로 제조된 홍삼 제품은 물에 녹지 않은 52.2%의 성분은 버려지게 된다”며 “이를 막으려면 홍삼을 통째로 잘게 갈아 섭취하는 것이 방법”이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많은 한국인들이 음식을 대할 때 짠맛이 부족하면 ‘맛이 없다’고 느낀다. 그러나 과도한 나트륨 섭취는 위암 발생률을 높일 뿐 아니라 위를 병들게 만드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위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평소 나트륨 섭취를 줄이고 위에 좋은 음식을 꾸준히 섭취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김수빈 기자
저작권자 © 데일리그리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