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 양성

  유능한 인재들의 역할이 국가의 초석이 된다. 국가가 어려운 위기에 놓였을 때는 그들이 지혜를 모아 문제를 해결하고, 발전의 기회를 맞았을 때는 그들이 능력을 발휘하여 도약의 발판을 이룰 것이다. 국가의 흥망도 인재들의 역할에 달려있다. 따라서 국가의 안정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많은 인재들을 양성해야 한다. 인재들의 힘이 결국 국가발전의 원동력이 될 것이다.

조선수군은 갑오년 10월에 치른 영등포해전과 장문포해전에서 큰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이순신은 전쟁이 장기화되고 왜군을 물리칠 별다른 계책을 세우지 못함을 개탄했다. 어느 날 은거한 친구가 중국 명말의 소설가 나관중羅貫中이 지은 《삼국지연의》를 보내주었는데, 그 중에서 교훈적인 내용을 뽑아 《난중일기》의 갑오년 11월 29일 이후에 기록하였다. 이는 그 책의 22회편 <조조가 군대를 나누어서 원소를 대항하다曹公分兵拒袁紹>에 나오는 내용이다. 이순신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상황에서 인재가 필요함을 강조하기 위해 적은 것이다.

  “밖에는 나라를 바로잡을 주춧돌이 없고 안에는 계책을 결정할 동량이 없다.”

  “배를 더욱 늘리고 무기를 만들어 적들을 불안하게 하여 우리는 그 편안함을 취하리라.” -《난중일기》갑오년 11월 28일 이후 기록-

   첫번째 내용은 중국 삼국시대 유비劉備가 조조曹操와 싸우기 위해 원소袁紹에게 지원을 요청하려고 할 때 원소를 설득하기 위해 정현鄭玄이 써준 추천서의 일부내용이다. 주춧돌과 동량은 모두 인재를 가리킨다. 나라에 간신들만 날뛰고 백성이 도탄에 빠진 상황에서 중원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인재가 필요하니 유비를 적극 도와주라는 뜻을 담았다. 두번째 내용은 원소가 유비를 지원하는 것을 반대한 그의 부하 전풍田豊이 한 말의 일부이다. 오랜 전쟁으로 피폐한 상황에서 조조의 부대와 바로 싸우는 것보다는 군대를 정비하고 자국의 내실부터 다지는 것이 더 중요함을 강조한 것이다. 이는 필자가 4년 전에 처음 발굴한 내용이다.

   이순신은 전쟁의 한계를 느끼는 상황에서 유비를 도와 적벽赤壁에서 조조의 대군을 물리치고 촉한을 건립한 제갈량과 당나라 현종 때 안사(安史, 안록산, 사사명史思明)의 난리에 반란군을 평정한 곽자의를 본받아 하루속히 난리를 평정하고자 하였다. 이 두 사람은 모두 중국의 대표적인 구국의 인물이다. 그 후 을미년 7월 1일 이순신은 부친의 기고를 하루 앞둔 날 슬픔에 잠겼다. 나라의 정세가 매우 위태로운 것을 생각하며, 안으로 계책을 결정할 동량이 없고 밖으로는 나라를 바로잡을 주춧돌이 없다는 내용을 재차 기록하였다. 나라의 미래를 예측하기 어려운 참담한 상황에서 국난극복에 대한 강한 염원을 드러낸 것이다.

   글 : 노승석 이순신 연구가(교감완역 난중일기 저자)

노승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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