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 간 이어져 온 저금리 기조 하에 특별한 재테크 수단이 없는 상황에서 부동산은 가장 안정적인 투자처가 되어 왔다. 미국의 양적완화 조치가 장기간 계속되면서 가치가 떨어진 돈은 주가나 부동산 같은 투자자 물건에 쏠린다.

무엇보다 부동산은 물가 상승에 따른 화폐가치 하락을 방어할 수 있는 대표적인 실물자산으로 꼽힌다. 하지만 은행 대출이 부동산 투자자금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금리가 올라가면 이자 부담이 커져 부동산 투자가 위축된다.

따라서 요즘 같은 상황에서는 불확실한 미래가치보다는 현재가치와 사용가치가 우수한 곳에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즉 정부의 부동산 규제책이 나올 때마다 매수 기회를 잘 포착해서 월세가 잘 나오고 사용가치가 뛰어난 곳에 투자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특히 자산 규모와 현금 흐름이 좋지 않고 소득이 없다면 월세를 보고 투자하는 것이 옳다. 개발호재가 있으니 시간이 지나면 오를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보다는 투자금 대비 얼마만큼의 현금이 들어오는지를 철저히 보수적으로 판단하고 임대수익률까지 감안해 투자하는 것이 현명해 보인다.

또한 여러 개의 부동산에 투자하는 것보다 하나의 부동산에 제대로 투자하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다.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도 냉정히 재평가해 가치가 없을 경우 처분할 필요가 있다.

한편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규제 정책으로 현금 흐름이 좋은 투자자들 위주로 시장이 재편성되면서 부동산 투자의 방향성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 추세다. 시세차익을 위한 미래형 투자와 임대수익을 얻기 위한 수익형 투자가 그것이다.

시세차익을 위한 미래형 투자의 대표적 상품이 꼬마빌딩으로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임대수익보다 자본수익을 염두에 두고 꼬마빌딩을 사들인다.

정인피엠씨(PMC) 빌딩박사 전영권 대표는 “최근 RTI 도입 등으로 상가와 빌딩 등 중소형빌딩에 대한 투자 수요 감소가 뒤따를 것으로 예상되지만 대체 투자처가 마땅하지 않은 상황에서 투자가치가 있는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투자 수요는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강도 높은 규제 정책으로 불확실성이 커진 부동산 시장에서 상가나 빌딩은 아파트를 대체할 틈새상품으로 주목 받고 있다. 임대수익이나 자본이득을 위해서는 물론 상속과 증여에도 용이한 자산으로 평가 받고 있다.

무엇보다 3% 중반대인 대출금리를 감안할 때 연 임대수익률이 3% 이상이면 RTI를 신경 쓰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당장 건물매매 시장에 큰 타격을 주진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정인부동산중개법인 관계자는 “빌딩매매 시장은 현재 부동산 가격이 많이 오른 상태이고 수익률은 낮아졌으며 투자의 선택은 투자자의 환경에 의해서 이미 결정되어 있다”며 “미래를 보고 투자한다면 상당한 자본 이득을 얻을 수 있겠지만, 당장의 현금 흐름이 좋지 않고 소득이 없다면 월세를 보고 투자하는 게 옳다”라고 전했다.

장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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