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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의 창(窓)
한문학 연구를 35년간 했으며 전문번역가로서 다년간 고전번역을 해왔다. 난중일기의 교감학적 검토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국내 최초로 난중일기를 완역했고, 2013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난중일기 등재시 자문위원을 맡았다. 현재 이순신관련 문헌발굴에 매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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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의 窓]진정한 신상필벌의 의미신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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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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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로부터 우리나라는 남에게 덕을 베푸는 일을 미덕으로 여겨왔다. 이것은 인격수양자가 도덕을 실천하는데 있어 중요한 일이며, 인간의 정서를 순화하고 풍속을 바로 잡는데 항상 귀감이 되는 일이다. 진정한 덕이란, 인간 사랑의 정신과 배려심에서 시작되지만, 그렇다고 이를 무조건적인 사랑을 말하는 것으로 오해해서는 안될 것이다. 오히려 선(善)을 권장하는 데는 반드시 악(惡)에 대한 징계가 있어야 한다.

   인격수양자는 사람에 대한 감정이 보통사람과는 남다르다. 어떤 사람을 좋아해도 그의 단점을 알고, 어떤 사람을 미워해도 그의 장점을 안다. 공자가 “오직 어진 자라야 사람을 사랑할 줄 알고 사람을 미워할 줄도 안다[唯仁者, 能好人, 能惡人].” (《논어》〈이인〉)고 하였듯이 항상 사람을 공평하게 대해야 한다. 중국 서주(西周)시대의 정치가 강태공은 “미운 사람도 공이 있으면 반드시 상을 주고, 아끼는 사람도 죄가 있으면 반드시 벌을 주어야 한다.[所憎者, 有功必賞, 所愛者, 有罪必罰].”하였다(《육도》〈영허〉). 바로 차별없는 상벌(賞罰)의 원칙을 공정하게 해야함을 말한 것이다.

   이순신은 전쟁 중에 장졸들이 공로를 세운 경우에는 반드시 포상하여 장려하였고, 군법을 어긴 경우에는 반드시 처벌하여 경계하도록 하였다. 상벌의 원칙은 직급이 높고 낮은 것을 따지지 않고 친하고 소원한 것을 상관하지 않고 항상 공정하게 하였다. 특히 전쟁을 치룬 뒤에는 전공을 세운 장졸들에 대한 논공과 포상은 때를 넘기지 않고 바로 조정에 보고하였다.

  논공하여 포상하는 일은 시기를 넘겨서는 안됩니다. 군사들의 사정을 위로하고 격려하여 당면한 일에 힘쓰도록 하기 위해 우선 공로를 참작하여 1, 2, 3등으로 나누어 별지에 자세히 기록했습니다. 당초 약속할 때 비록 목을 베지 못해도 역전한 자에게 제일의 공로자로 논한다고 하였기에 힘써 싸운 장졸들은 신이 직접 등급을 결정하여 1등으로 기록하였습니다.
                                                       - 《임진장초》, <당포파왜병장(唐浦破倭兵狀)> -

  이처럼 전공자에 대한 포상을 시행한 결과, 수고한 군사들을 위로하고 격려하게 되어 부하들은 더욱 분발할 수 있었다. 지휘자로서 부하들에게 신의를 보임으로써 군대의 사기가 진작되었다. 제갈량은 그러한 지휘자에 대해 “포상은 시기를 넘기지 않고 형벌은 권력자라고 가리지 않으니, 이를 일러 신장(信將, 신의있는 장수)이라 한다.”고 하였다.

  이순신은 전쟁 중에 근무지를 이탈하거나 도주하는 병사들과 행정운영을 부실하게 하거나 허위보고 한 관원들을 엄하게 처벌하였다. 경상도와 전라도의 각 지방 관리들이 무방비한 상태로 있다가 전쟁의 급보에 모두 달아나자, 이순신은 포망장(捕亡將, 체포담당 장수)을 보내어 그들을 모두 적발하여 효시하였다.

 늦게 영암과 나주 사람들이 타작을 못하게 했다고 해서 결박되어 왔기에 그 중 주모자를 적발하여 처형하고, 그 나머지 4명은 각 배에 가두었다.
                                                                          -《난중일기》 정유년 11월 12일-

 물론 민간인들로 예외가 없었는데 전쟁 중에 농사를 방해하는 자를 적발하여 극형에 처하기도 하였다. 전쟁을 원만히 수행하기 위해서는 군량공급문제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농사관리에 만전을 기한 것이다. 이처럼 이순신은 진영을 중심으로 일어나는 안팎의 사건들을 엄하게 처리함으로써 신상필벌(信賞必罰)의 원칙을 철저히 준수하였다.

   국가가 올바로 발전하려면 사회 구성원 간의 조화와 협력이 절실히 필요하다. 잘한 일은 서로 장려하여 발전시키고 잘못한 일은 서로 경계하여 지양해야 한다. 만약 정도를 행한 사람이 피해를 보고 비행을 행한 사람이 이득을 본다면 결국 사회기강은 무너지고 백성은 믿음을 잃어 이반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공무사한 포폄(褒貶)의 원칙이 필요한 것이다. 중국 촉한시대 정치가 제갈량은 “상벌로써 결정하기 때문에 백성들이 신의를 알게 되었다”고 하였다. 이순신이 40여 해전을 매번 승리할 수 있었던 점도 바로 부하들로부터 두터운 신망을 얻어 막강한 전투력을 발휘했기 때문이다.

   글 : 노승석 이순신 연구가(교감완역 난중일기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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