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6월 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했다.

친서(親書)는 앞서 정상회담 취소를 통보한 트럼프 대통령 편지에 대한 답신(答信) 성격을 갖는다.

이번 김영철 부위원장의 트럼프 대통령 면담은 조명록 당시 국방위 부위원장이 빌 클린턴 대통령을 만났던 2000년 이후 18년만의 북한 고위급 인사의 현직 미국 대통령 만남이라 높은 관심을 가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특사인 김 부위원장을 접견하고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를 받은 것은 한때 취소 사태까지 빚었던 북·미 정상회담이 본궤도를 되찾았다고 볼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면담에 앞서 김 부위원장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간의 뉴욕회담이 북·미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고위급 회담으로 주목을 모았다.

폼페이오 장관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머리를 맞댈 수 있는 요건을 마련하는데 의미 있는 진전을 이뤘다"고 말했지만 여전히 지나친 낙관만은 할 수 없는 상황으로 보인다.

그는 "우리는 강하고(strong) (국제 사회와) 연결된(connected) 안전하고(secure) 번영한(prosperous) 북한의 모습을 상상한다"며 'SCSP'로 요약되는 북한 미래의 4대 키워드를 제시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6.12 싱가포르 정상회담 가능성을 공식화함으로서 북미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어느때 보다 높아지기는 했지만, 비핵화 로드맵의 일부 핵심 대목을 놓고 아직 서로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북한 체제의 특성상 실무협상 레벨에서 결정할 수 없는 최고 지도자만이 결단할 문제도 남아 있을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며칠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추가 회담 개최 가능성을 거듭 언급하면서 이번 회담이 마지막이 아니라 합의로 가는 과정의 시작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오늘 그들에게 말했다. 천천히 하라고, 우리는 빨리 갈 수도 있고, 천천히 갈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그들이 뭔가가 일어나는 것을 바란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미국의 비핵화 담판의 속도를 늦출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며 '비핵화 합의'에 완전한 종지부를 찍기 위해서는 당초 트럼프 대통령이 희망했던 빅뱅식 '일괄타결' 해법보다 여러번에 걸쳐 추가 담판 등의 가능성을 열어놓아 완전한 비핵화 까지는 시간이 더 소요될 수 있음을 내비친 것이라 볼 수 있다.

물론 일괄타결 방식을 통해 근 1세기 동안  이어져온 남북(南北)분단과 냉전(冷戰)시대를 종언(終焉)하고 '자유(自由)와 민주(民主)·인권(人權)'이 보장된 한반도에 새로운 성공시대가 열리는 것이 7000만 겨레와 세계인들 모두의 바램이다.

하지만 완벽한 비핵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밝힌데로 마지막이 아닌 합의로 가는 과정의 시작이라는 점도 주목해야 할 점이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의 예방을 받고 면담한 뒤 기자들과 만나 오는 12일 싱가포르에서 김 위원장과 만나겠다고 밝히면서 "그것은 하나의 과정이 될 것"이다라고 만남에 대한 취지를 간략히 언급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나는 그것이 한 번의 회담으로 진행된다고 결코 말하지 않았다"고 말하며 "그것은 시작이 될 것이다. 나는 그것이 한 번의 회담에서 일어난다고 말한 적이 없다"고 재차 밝히며 6·12 회담이 "아마도 매우 성공적인, 궁극적으로 성공적인 과정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회담에서 "빅딜이 있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그것은 하나의 과정이며, 우리는 12일에 무엇인가에 서명하지는 않을 것이고 우리는 하나의 과정을 시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6.12 북미(北美)정상회담에서 달성하고자 원하는 성과를 단 한 번에 다 소화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점을 시사(示唆)한 것이다.

앞서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달 31일 김영철과 고위급 회담을 한 뒤 "지난 72시간 실질적 진전이 이뤄졌다"면서도 "세계의 흐름을 바꿀 일생에 한 번뿐인 이 기회를 잡으려면 김정은 위원장의 과감한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의 김정은 위원장의 과감한 결단(決斷) 촉구는 지금 상황에서 당장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어떤게 필요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 이다.

세계사의 흐름을 바꿀 북미(北美) 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이 만나서 원칙 수준을 뛰어 넘어 보다 구체적인 비핵화와 체제안전보장을 합의한다면 회담은 비핵화의 첫걸음 뿐 아니라 마지막 냉전시대(冷戰時代)에 종지부를 찍는 위대한 역사(歷史)로 길이 남을 것이다.

따라서 그동안 수십 년간 끌어온 북한 핵 문제에 마침표를 찍고 세계평화시대를 열어간다는 결연한 각오와 인류평화를 이룬다는 사명감으로 북미(北美) 양측은 막바지 조율을 잘해 성공적으로 회담을 마무리해야 한다

그리고 이제는 김정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가 확고하다면 그 구체적 해법을 공개해야 할 때다.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로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체제 보장(CVIG)'의 해법은 다름 아닌 북한의 '핵 폐기'에서부터 시작된다는 것은 'ABC'다.

이제 남은 것은 한반도의 위기를 넘어 '세계 평화란 수레'가 제대로 굴러가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의 선택(選擇)과 김정은 두 최고지도자의 결단(決斷)'이란 '온전한 두 축(軸)의 바퀴'가 나라의 운명(運命)을 쥐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선 안된다.

김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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