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영인 회장, 갑질·마약 잇딴 난국 타개책 있을까

▲ 사진은 SPC그룹 허영인 회장

[데일리그리드=강성덕 기자] SPC그룹의 허희수 부사장이 마약 혐의로 구속되자 SPC측은 허 부사장을 경영에서 영구히 배제하겠다는 발표 배경에는 불똥이 허영인 회장에 튀는 것을 막기 위한 특단의 고충수라는 여론이다.

허희수 부사장의 구속 소식에 회사 분위기는 큰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내부적으로도 허 부사장에 대한 평이 나쁘지 않았고 윤리적이고 문제될 만한 것들은 사전에 대응하는 등 업무상 흠은 없었다는 평가지만 이 때문에 더욱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였다는 것.

허 부회장 구속 관련 보도가 시작되고 즉각적인 입장문 발표가 나온 것과 관련 그룹 총수 일가에 대해 요구하는 사회적 잣대가 전보다 높아졌다는 분석은 자체적으로도 충분히 인식하고 있는 사안.

사회적 지탄 대상에 오른 허 부회장 일도 대충 넘겨선 안된다는 게 윗선의 판단이지만 부정적인 여론이 높은만큼 경영진의 한숨이 길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한진그룹 오너 일가처럼 내부적으로 갑질 의혹이 있어 그룹 차원에서 사전차단용 대응에 나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자구책 일환으로 '기업이미지 개선'이 시급한 처지인 허영인 회장이 용단을 내린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허 회장 본인 역시 배임 혐의로 재판이 진행중이라 차남의 이번 대마 흡연 구설이 평소보다 더 부담으로 작용했을 거라는 분석이다.

허 회장은 회사가 보유하고 있던 ‘파리크라상’ 상표권 지분을 부인 이미향 씨에게 넘겨 213억 원에 이르는 상표권 사용료를 받도록 해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로 지난 2월 불구속 기소됐다.

상표권 수익을 챙긴 부인 이씨는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당초 일각에서는 "부인 이씨는 허 회장과 공범 관계"라 주장하며 ‘봐주기 수사’라 비판했지만, 검찰 측은 이씨가 213억원과 상표권 지분을 회사 측에 모두 돌려줘 손해가 회복된 점을 참작했다고 말했다.

이번 사안으로 SPC그룹의 승계구도가 정리 수순에 들어갔다는 분석도 나온다. 허희수 부사장의 ‘영구한 경영 배제’를 통해 향후 장남인 허진수 부사장에게 SPC그룹의 경영권 승계가 기울어 가는 분위기다.

한편 허영인 SPC 회장의 배임 혐의와 관련한 공판은 지난 16일 서울지방지법에서 열렸다.

앞서 SPC그룹은 파리바게트 근로자 불법 파견과 임금꺽기 논란으로 지탄을 받아 왔다.

지난해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지난해 6월 파리바게트가가 불법 파견 등 노동관계법 다수를 위반한 정황을 폭로한 바 있다.

강성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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