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익희 BUK인재교육원장

 완연한 가을에, 꿈을 꾸면 나비가 되었다가, 깨어나니 나비가 된 꿈을 꾸는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어떤 이들은 아마도 그 꿈은 이루어 질테니까 천천히 꿈을 향해 가면 된다고 교훈 했었다.

나비의 꿈(胡蝶之夢)은 중국 장자에 의한 설화 대표작으로 꿈속에서 나비로서 팔랑팔랑 날고 있다가 깨어났지만, 과연 자신은 나비가 된 꿈을 꾸고 있었는지, 그렇지 않으면 지금의 자신은 나비가 꾸고 있는 꿈인가 하는 설화다. 이 설화는 장자의 생각이 잘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서 유명하다. '무위자연'을 장자의 말로 하면 목적의식에 묶이지 않는 자유로운 경지로, 그 경지에 이르면 자연과 융화해 자유로운 삶의 방법이 생긴다고 장자는 말했다.

하지만 더 이상 세상은 끔찍하고도 기대하기 어려울 만큼 어려워 지고 있고, 희망만을 갖고 안주하면서 지내기에는 어렵고도 험난한 미래가 너무도 확실하다. 살아보니 그렇고, 먼저 간 현자들이 그랬고 지금의 미래학자들도 그렇게 이야기 하고 있다. 언제 어디서 올지 모를 알 수 없는 위험과 불확실한 판단으로 인해 우리는 위기에 또 봉착할지도 모른다.

잘 보면, 내가 이렇다고 말하는 이는 알고 보면 공허하기 이를 데 없고, 내가 이만큼 이루었다고 말하는 이는 들여다보면 장사꾼에 불과하다. 글을 쓴다고 하는 이는 이중인격자가 많았고, 사회공헌을 한다는 기업가는 수전노에 비길 만 하고, 똑똑하다고 말하는 어리석은 이는 '공수표'를 남발하는 사기꾼에 불과했다. 진심(眞心)으로 그렇다.

언젠가 보았던 영화 ‘달콤한 인생’이야기다. “몰랐어? 인생은 고통이야?” 황정민(야비한 깡패)이 이병헌(배신당한 조직원)에게 린치를 가하며 툭 내뱉은 말이다. 섬뜩한 표현이었지만 결국 그는 상대에게 복수를 당하게 되고 ‘너는 도대체 나에게 왜 그랬냐?’라고 반문당했다.

영화의 이야기지만 삶을 살다 보면 ‘알 수 없고 예기치 못한 불평등한 일’들이 많이 일어나곤 한다. 사실 세상과 사람들은 별 생각 없이 행한 일이라도 그 일을 당한 나의 피해의식은 결국 세상은 평등하지 않다고 인정하게 마련이다.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거나 있다면 신에게 선택받은 사람일 것이다. 사회적으로 평등을 언급하기도 힘들고 또 그 정책을 시행하기 힘든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인간은 과연 평등한가?'라는 원초적인 문제부터 '과연 무엇이 평등인가?' 등 숱하게 어려운 문제들이 있을 터다.

그래서였을까? 일찍이 루소는 인간의 불평등의 기원을 자연적 불평등과 사회적 불평등으로 구분했다. 전자는 미미한 영향을 미치는 반면 후자는 결국 '사유재산' 때문에 발생한 것이어서 심각한 것으로 규정했었다. 자본주의가 발달하면서, 사유재산은 사회발전의 원동력인 동시에 사회적 문제의 원인으로도 생각되었고 사회주의, 공산주의 사상의 등장 배경이 된 결과를 가져왔다.

필자가 아는 어느 작곡가이자 가수인 지인의 이야기다. 그는 어느 날 술자리가 무르익자 현재 빅히트한 노래가 원래 본인에게 왔었던 노래였다고 했다. 이유인즉 한 곡이 히트하려면 많은 돈이 필요하고 본인은 그럴 능력이 없었다고 술회했다.

정황상 그의 이야기는 사실인 듯 했다. 그도 그럴 법이 건설하는 사람도 크게 성공한 이면에는 정치권이 있었고, 스타가 되고픈 여배우는 심신이 피폐해져 죽음을 택했고, 나라를 위해 자신의 삶을 초개와 같이 여기던 정치인은 이유가 어떻든 감옥살이를 하고 오늘도 법적공방을 이어간다.

형평이 필요하지만 어려운 이런 세상에서, 갖은 어려움과 술수가 난무한 이 세상에서 어찌 나를 지키고 미래를 준비하고 삶을 만들어 나간단 말인가? 어쩔 수 없이 장사꾼과 이중인격자, 사기꾼과 잘난 척하는 사람들을 다 제쳐두고 '나'자신을 만들어야 한다.

내가 내 자신이 되려고 한다면 그들은 모두 내 관심 밖이니 더 이상 스트레스 받을 일도 없을 것이다. 실제로 모두는 다 자기 앞에 닥친 일을 '가림'하느라 정신없는 사람일 뿐일 것이다.

하루하루가 생애의 마지막이라 생각한다면 좀 달라질 일이다. 내 자신을 찾는 일에 더 몰두하게 되지 않겠는가. 가을로 가득할 만추(晩秋)가 찾아오기 전에.

 

 

 

노익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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