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아일랜드골프 JHK코퍼레이션 김종화 대표이사

[데일리그리드 = 노익희 기자]

가을로 가득 찬 만추(晩秋)가 우리 곁에 가까이 찾아오고 있다.

평화의 시대이면서 다양한 사건사고가 잦아지는 지금은 지혜와 지식이 더 필요해 지고 있는 것 같다.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에 의하면 '군주는 국가를 위한 목적으로 힘을 써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공정하고 지혜로운 지도자들을 필요로 하는 시대에 다른 사람들보다 새로운 지식에 목말라 하고 있는 이들은 바른 리더의 덕목이 되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 기업처럼 변화무쌍한 조직도 없을 것이다. 종교의 수명은 최소 수백 년에서 수천 년, 국가는 수십 년에서 수천 년, 학교의 수명도 수십 년은 보통이다. 그런데 기업의 수명은 아주 길어야 일이백 년이고, 보통은 몇 년에 그친다. 그만큼 변화가 심해 경영자들은 매일 매일 어떻게 하면 살아남을까를 고민하는 사람들인 것이다.

그런 사람들이 새로운 시대의 흐름이나 지식에 눈을 감고 있다는 것은 곧 바로 조직의 소멸일 수밖에 없다. 그러니 경영자들이 책을 읽지 않을 수 없고 자신들의 독서습관이 조직원들에게 퍼져나가기를 기대하는 것은 당연지사일 것이다. 직원들이 가능하면 많은 지식을 갖고 있어서 그 지식들이 회사의 경영에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절실한 마음을 구체화하는 과정이 바로 '독서경영'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런 이유에서 '독서경영'은 지식산업에서나 필요한 것이라고 오해하기 쉽다. 기술과 정보 등 지적능력과 아이디어를 필요로 하거나 고부가가치의 지식서비스를 제공하는 산업에서나 쓸모있는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독서경영'의 개념을 독서를 통해 단순히 구성원의 지적 능력과 아이디어를 향상시키기 위한 것으로 축소한데서 빚어진 오해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독서경영'은 기업구성원들에게 책이라는 텍스트를 읽게 하고 구성원은 책을 읽는 구체적인 행위를 경험한다. 즉 구성원들은 독서를 하면서 업무와 현장적용에 대한 가능성을 고민하고, 자신의 생각과 아이디어 등을 독후감으로 제출하거나 토론 과정을 거치면서 비교ㆍ발전시켜나간다.

기업은 토론회, 지식몰, 발표회, 사보 등을 활용해 구성원들의 지적 자산을 축적하고 전파함으로써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도록 관리한다. '지식경영'에서 지식은 개인들의 직접 경험과 노하우, 기술 등에 의존하지만 '독서경영'에서 지식은 책이라는 마르지 않는 샘을 통해 끊임없이 공급된다. 특히 '독서경영'을 통해 기업이 학습조직으로 발전해갈 수 있다는 가능성은 경영이론의 지평을 넓혀주게 된다.

이런 이유로 직원의 능력개발과 사내 소통의 매개체로 '독서'를 활용하는 기업이 빠르게 늘고 있다. 기업의 경영철학이나 비전 등 기업성향에 맞는 책을 선정하고, 전 직원이나 팀별로 함께 읽는 형태로 기업체들 사이에서 확산되고 있는 독서문화는 새로운 조직문화와 생산성 향상에 크게 기여하는 것이 증명되면서 그 중요성이 점차적으로 커지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저마다 다른 환경에 처해 있는 기업들은 어떤 경영이론도 그 회사에 딱 맞는 이론이 있을리 없기 때문에 책을 읽은 후 사내의 독서클럽을 통해 각 개인이 가졌던 생각을 서로 공유함으로써 생각의 차이를 존중하고 결론을 도출해내는 기업문화를 정착해 나가야 '독서경영' 본래의 취지를 살려나갈 수 있을 것이다.

공자의 『논어』는 '배우고, 그 배운 바를 때때로 익히면 즐겁지 아니한가', '멀리서 친구가 찾아와서 얘기하면 이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 '남이 나를 몰라줘도 내가 노여워하지 아니하면 이 또한 군자답지 아니한가'라는 세 개의 문장으로 시작한다. 강요하지 않아도 조직원이 스스로 책을 읽고 그 배운 바를 익히고 활용한다면 성과의 창출과 생산성 향상은 자연스러워지게 될 일이다.

이후로도 대한민국에 '독서경영' 바람이 세차게 불어 기업의 구성원들이 많은 책(冊)을 읽고 책(策)을 구하길 바란다. 그 각자들은 앞으로 우리 역사와 삼 세대를 이끌고 갈 CEO와 리더들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리더(Reader)가 리더(Leader)가 되어야 하는 이유는 더 많겠지만.

/(주)아일랜드골프 JHK코퍼레이션 대표이사

노익희
저작권자 © 데일리그리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