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땜질식 처방이 아닌 국민의 눈으로 경제를 생각하고 국민의 입장에 서서 근본적인 해결책을 내놓아야 한다.-

▲ 개인·외국인 쌍끌이 셀 코리아(Sell Korea)에 코스피시장 22개월 만에 2000선 붕괴

코스피가 29일 닷새째 하락하면서 전 거래일보다 31.10p(1.53%) 내린 1,996.05로 하락해 지난 2016년 12월 7일(종가 1,991.89) 이후 22개월여 만에 처음으로 2,000선마저 붕괴된 채로 장을 마쳤고, 코스닥지수도 외국인이 순매도로 돌아서며 5% 넘게 하락하며 630선이 붕괴됐다.

외국인은 8거래일째 '팔자' 행진을 이어가며 1천606억 원어치를 순매도했고 개인도 4천875억 원어치를 팔아치워 지난 8거래일간 외국인의 누적 순매도액은 1조9천294억 원에 육박했고, 코스닥시장에서도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천49억 원, 1천899억 원을 순매수했고 개인은 3천41억 원어치를 매도했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심리적 지지선으로 여겨지는 코스피지수 2000선이 붕괴한 것과 관련해 “패닉까지 아니다”라고 진단하며 주식시장에 대해 정부가 성급하게 판단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기에 좀 더 상황을 보겠다”고 언급했다.

어처구니가 없다.

지난 여름 외환위기 이후 최대의 고용참사와 최저성장을 기록했을때도 기다려달라고 하더니 2년여만에 증시참사일인 Black Monday(검은 월요일)를 겪고도 이번에도 무턱대고 기다리란다.

기둘려 정부도 아니고 위기 상황에 직면한 지금 이 순간에도 무엇이 잘못됐는지에 대한 사태파악도 제대로 못하고 아무런 대안도 하나 없이 국민들에게 무조건 기다리라고 하는 것은 대책없는 무능한 정부임을 셀프 고백하는 것과 다름 없다.

옛날 같으면 이 정도까지 떨어졌으면 비상상황인데 정부가 지나치게 안이하게 상황을 인식하고 있으니 증시가 그리고 경제가 이 모양 이 꼴이 될 수 밖에 없다.

정부도 나름대로 대책 마련이 있긴 하겠지만 그 내용이 어떤건지 잘 모르겠지만 대처하는 방식이 지나치게 낙관적이다.

청와대는 이제 잠자는 공주에서 깨어나 현실로 눈을 돌려야 할때다.

작금의 경제 현실을 바라보자.

자영업자들은 빚내서 차린 점포는 빚더미에 눌려 길거리에 나앉았고, 낙타가 바늘구멍 들어가기 보다도 어려운 입사시험을 준비해온 취준생들은 불법 고용세습이란 편법에 밀려 공정한 기회조차 얻지 못한 채 거리를 방황하고, 규제 일변도의 정책에 중소기업과 벤처업체들은 한 걸음도 나가지 못한 채 열정과 땀으로 이룩한 고도의 기술력은 제대로 써보지도 못한채 사장(死藏)돼서 쓰레기통에 내동댕이쳐져 버렸다.

고용참사를 겪고 있는 일자리는 문 정부 출범 후 올 1월에서 9월까지의 월평균 실업자 수가 111만7000명으로 19년래 최대 규모였고 ,취업자 수 증가폭은 월평균 10만명에 그치는등 두 번의 일자리 추가경정예산 편성과 수차례 일자리 지원책의 결과물이 이 정도로 참담하기만 하다.

그러면 성장은 또, 어떠한가?

한국은행이 최근 올해 전망치를 2.9%에서 2.7%로 낮췄고 국제통화기금(IMF)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각각 2.8%, 2.7%로 하향조정하는 등 성장률 전망치는 암울하기만 하다.

경기 둔화를 예고하는 신호탄이다.

대한민국 경제는 완전히 만신창이가 다됐다.

고용이면 고용, 성장이면 성장, 투자면 투자, 증시면 증시, 이 모두가 바닥 모를 추락을 거듭하는 등 온갖 경제지표는 최악이다.

매의 눈처럼 현실로 들어가 증시가 맥을 못 추는 근본적인 원인을 찾는다면 경기 회복에 대한 불안감과 불확실성 때문이다.

자동차 등 주력 산업 붕괴의 조짐과 멈출 줄 모르는 투자 감소세, 심상치 않은 수출, 자산시장 불안 등 총체적 위기 신호가 뚜렷해지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경고여서 더욱 주목된다.

이러다간 대한민국 경제는 출구가 없는 장기 불황의 긴 터널로 들어서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지만 그렇다고 반등(反騰)의 모멘텀을 찾기도 어려워 점점 더 심각한 위기 국면에 처해있다.

근거 없는 비관론도 금물이지만 기대 이상의 낙관을 하는 것은 더더욱 경계해야 한다.

상황이 이렇게도 암울하고 비참한데도 정부·여당은 참으로 안이하고 한가하다. 그 누구 하나 반성하는 이가 없다.

문 정부는 지금이라도 국민의 눈이 아닌 그들만의 리그로 진행해온 실패한 소득주도성장 간판을 떼어 내고 경제 로드맵을 다시 만들어야 한다.

바로 그 첫 과제는 경제가 더 깊은 수렁에 빠지기 전에 자기들끼리도 손발이 맞지 않아 불협화음과 정책 균열을 일으킨 경제팀을 전면 교체하고 경제정책 방향과 기조를 바꿔야 한다.

특히, 섣부른 소득주도성장으로 경제를 절단 낸 청와대 경제 사령탑을 맡고 있는 장하성 패밀리들 부터 즉각 경질해야 한다.

장 실장은 온 나라가 전국민이 못살겠다고 외치는 지금 이순간에도 “연말에 사정이 나아질 것”이라고 했지만 지금 누구도 이 말을 믿지 않는다. 현실과는 너무나 동떨어진 무자격자다.

하지만 문제는 경제상황이 이렇게 급박하게 돌아가는데도 문재인 대통령이 아직 까지도 소득주도성장이란 미몽(迷夢)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으니 그게 더 안타깝기만 하다.

지난 일요일 기자들과 북한산 산행에서도 문 대통령은 "거시적 경제 지표가 어떻든 간에 국민들이 민생을 어려워하셔서 민생의 어려움을 덜면서, 그러나 정책 기조인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 이 기조를 잘 해나갈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장하성 실장의 손을 들어줄 정도로 작금의 경제위기의식이 전혀 보이질 않는다.

오죽했으면 현 정부의 경제정책인 ‘J노믹스’ 입안자로 알려진 김광두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이 지난주 페이스북에서 “경제위기 조짐이 어른거리는데 청와대와 정부에는 전혀 위기의식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겠는가?

지금의 경제 상황에 대해 박수 칠 만한 곳이 단 한군데라도 있는지 어디 한번 사방을 둘러보길 바란다.

정부는 곳곳에서 빨간 경고등이 켜지고 있는 와중에도 문제의 본질은 외면하고 미봉책(彌縫策)만 내놓기에만 급급하다.

경제는 정치의 하수가 아니라 근본이다.

그렇다고 비관 할 필요는 없다. 반전(反轉)할 기회는 아직도 충분히 남아 있다.

정부는 규제 완화의 속도를 높여 기업이 투자 할 수 있는 환경을 제대로 만들어 내야 한다.

파국을 맞고 나서 정신을 차리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정부는 마음과 귀를 열고 혈세만 꽂는 땜질식 처방이 아니라 절박한 위기의식을 안고 국민의 눈으로 경제를 생각하고 국민의 입장에서 근본적인 해결책을 내놓길 바란다.

김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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