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로운 길'은 제 2의 핵 발언 -

▲ 소파에 앉아 신년사를 발표하는 북한 김정은 국무 위원장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일 신년사는 지난해 “핵 단추가 내 책상 위에 있다”며 대미 협박을 서슴지 않았던 데 비하면 올해 김정은의 신년사는 여느때와는 좀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다.

김 위원장은 그간 노동당 대회의장 연단에 서서 신년사를 낭독해왔던 것과 달리 올해 신년사에선 소파에 앉아 진행하는 새로운 모습을 보여줬다.

정상국가의 정상적인 지도자의 이미지를 보여주기 위해 상당히 고심했다는 흔적이 보인다.
 
신년사 내용도 '핵탄두와 미사일 대량생산 및 실전 배치' '핵타격' '핵단추'와 같이 화약 냄새가 나는 용어는 사라지는 등 일단 분위기는 전향적이다.

하지만 6·12 싱가포르 정상회담 이후 계속되는 북-미 간 장기 교착상태를 해소하기 위한 실질적 비핵화 제안은 보이지 않고 북한이 핵보유국이라는 사실을 더 분명히 한것으로 보여진다.

김 위원장은 비핵화와 관련해 '조선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다시 천명했을 뿐 북한이 보유한 기존 핵의 폐기는 일체 언급도 없었을 뿐 아니라 작년 9월 남북 평양공동선언에 담긴 '영변 핵시설의 영구 폐기'조차 거론하지 않았다

대신 "우리는 더 이상 핵무기를 만들지도 시험하지도 않으며, 사용하지도 전파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선포하고 여러 조치들을 취해왔다"고 언급한 것은 전형적인 '핵보유국'의 논리를 그대로 되뇌인 것이나 다름없다.

한마디로 김정은이 말하는 '비핵화'란? 한반도 주변 미군 전력부터 철수하는 것이 '한반도 비핵화'라고 할 수 있다.

전도가 본말된 행위임이 분명하다.

그는 또 "앞으로도 언제든 또다시 미국 대통령과 마주 앉을 준비가 돼 있다"면서도 "미국이 일방적으로 그 무엇을 강요하려 들고 제재와 압박에로 나간다면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핵화 이탈 가능성을 경고했다.

여기서 '새로운 길'이란 여차하면 언제든지 예전의 긴박했던 핵대치 국면으로 다시 회귀할 수 있다는 협박성 표현이라 할 수 있다.

결국  '핵타격' '핵단추'와 같이 화약 냄새 나는 것과 같은 위협적인 표현만 없을 뿐 북핵 폐기의 본질적인 측면에서 진전된 내용은 찾기 어렵다.

이번 신년사에서 김 위원장이 많은 시간을 할애하면서 까지 강조한것은 경제개발로 올해는 북한 경제개발 5개년 계획중 4년차에 접어 들어가고 있는데 북핵 개발에 따른 국제사회의 제재로 인해 지난 2년간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어찌보면 금년이 마지막 고비라 할 수 있다.

그는 지난해 남북관계 개선을 '경이로운 성과'로 평가하고 한반도를 정전체제에서 평화체제로 바꾸기 위해 다자협상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열린 기회의 창을 올해에도 이어가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따라서 정권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선 경제개발 성공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절실한 과제이며 그 성공의 관건은 대북제재 해제이다.

우리가 아무리 북한을 도와주려고 해도 대북제재가 풀리지 않으면 아무것도 도와줄 수 가 없다.

대북제재 해제의 대전제는 비핵화로 북한이 국제사회에서 살아 남으려면 진정성 있는 비핵화 조치가 최우선이다.

비핵화 조치가 없이는 앞으로 있을 서울답방이나  2차 북·미 정상회담은 포장지에 불과하다.

김 위원장은 세차례의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에서 밝힌대로 과감하고 신속한 비핵화에 나서는 것이 정체된 현 국면을 뚫는 돌파구임을 명심해야 한다.

따라서 그가 희망했던대로 당장 제재가 해제되지 않는다고 해서 '새로운 길'이란 악마의 유혹으로 다시 유턴 해선 결코 안 된다. 그 길은 모두에게 불행을 자초하는 자살 행위다.

올해는 문재인 정부 집권 3년차로 북한 비핵화의 성과를 내야 할 때가 됐다.

하지만 북은 전혀 바뀐게 없는데 우리만 감상에 젖어 행동한다면 비핵화는 요원해지고 한·미 관계만 흔들린다.

남북 관계 못지 않게 동맹국인 미국과의 철저한 공조를 통해 북한이 함께 한반도 평화의 설계자임을 설득해야 한다.

안보는 언제나 '최악의 경우'를 대비해야 평화를 지켜낼 수 있다는 사실을 잘 명심해서 대처해야 한반도의 미래를 이어 나갈 수 있다.

 꿩도 매도 놓치는 우를 범하지 않길 바란다. 

 

 

김대은
저작권자 © 데일리그리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