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발과정이 공개적이라면 결과 또한 공정하고 투명해야 한다. -

▲ 서울 영등포구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자유한국당 조직위원장 선발 공개오디션이 열리고 있는 장면

자유한국당이 지난 10~12일 실시한 소위 이른바 ‘슈퍼스타K’(이하 슈스케) 방식의 당협위원장 공개오디션에서 정치 신인을 발탁하기 위한 방식으로 활용해 주목을 끌었다.

하지만 인재영입의 불씨를 당기지나 않을까 많은 관심과 기대를 갖었던 공개오디션 방식인 '슈스케' 방식 또한 역시나 숱한 불신과 의혹을 남겼다.

지난 사흘간 당협위원장 공개오디션이 열린 15개 지역 가운데 9곳에서 여성과 30, 40대 정치 신인이 새롭게 위원장에 선정되기도 했다.

15곳의 지원자 총 36명 가운데 전ㆍ현직 의원은 8명이었지만, 비교적 지역 기반이 탄탄하고 인지도가 높은 전ㆍ현직 의원이 조직위원장 인선에서 대거 탈락하고 신인들이 그 자리를 꿰찬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평가 할 수는 있다.

하지만 이번 선발 과정을 거치면서 '슈스케 방식'(공개오디션 방식)이 긍정적인 요소만 있는 것이 아니라 개선해야 할 점들이 오히려 더 많이 눈에 뜨였다는 지적이 있다.

'슈스케 방식'이 신인의 등용문이란 취지가 좋고 방식도 재미있긴 하나 후보를 발탁하는 과정에서 객관적이고 공정하다는 평가보다는 지나치게 '주관적'이고 '밀실야합'의 냄새가 짙게 풍겨났다는 비판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는것도 사실이다.

단적인 예로 그간의 정치 활동이나 이력보다는 잠시 정해진 시간 동안 무대에서 얼마나 말을 조리 있게 잘했느냐, 눈길을 끌었느냐가 성패를 좌우하는 등 임기응변식으로 대중적 인기만 단기간에 올리기에만 급급한 모습을 보인 것은 이 제도를 시행한 취지와는 사뭇 다른 실망감을 안겨줬다.

한국당은 이번 '공개 경선'을 통해 '밀실 공천'과 '계파 나눠먹기 공천'의 폐해를 없애고 공천의 '투명성'과 '객관성'을 높이겠다고 약속 했지만 이번 선발 과정에서 많은 문제점이 드러났다.

특히, 이번 공개오디션 방식으로 낙마한  후보들은 선발 과정과 절차에 대해 강한 의구심을 제기하며 반발 하고 있다.

한 예로 낙마한 모 후보는 중간평가에서 두 배나 지지율이 앞섰지만 공개 오디션을 끝낸 후 외부조강특위위원들과 배심원단 합산 점수에서 뒤쳐졌던 상대후보보다 오히려 역전 당했다며 중립성에 강한 불만을 제기 하기도 하는 등 문제점이 여기저기서 드러났다.

또 사전에 누구로 이미 선정 됐다는 정보가 나돌아 해당지역 후보로부터 강한 반발과 비난이 있었지만 혹시나 했지만 예상대로 거론된 후보가 최종 선발되기도 하는 등 마치 사전에 짜고치는 고스톱이었다는 비난도 면치 못하고 있다.

구설수 끝에 당협위원장을 거머쥔 해당 후보는 지난 총선에서는 眞朴 논란의 진앙지였던 대구에서도 '眞朴후보'로 나섰지만 낙마한 이력이 있는 후보라는 말이 끊임없이 나도는 등 '슈스케' 선발 방식이 애초에 내세웠던 인적쇄신의 기준등은 제대로 적용되지 않은 채 전형적인 낙하산 임명만 강행 됐다는 비판을 받는 등 오명으로 남을 것이다.

'공개 오디션 방식'이란 말 그대로 선발 과정이 공개적이고 결과 또한 공정하고 투명해야 한다.

내부규정이 어떤지 모르지만 적어도 후보 당사자가 알고 싶으면 알려 줘야 한다.

만약 이를 정확하고 공정하게 공개하지 못한다면 이것 역시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 일으킬 수 있다.

결국 이런 식의 '날림형' '눈요기형' 공개오디션 방식은 후보자들에 관한 상세 이력이나 면면(面面), 심지어 도전한 지역이 어떤 도시인지도 잘 모르는 사람들을 뺑 둘러 앉혀 놓고 단순히 준비한 말 몇 마디로 판단하고 평가 한다는 것 자체가 처음부터 무리이며 보여주기식 쇼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앞으로도 남은 총선기간 동안 숱한 난관과 위기를 수없이 많을 것이다.

사회자의 질문에 답하는 순발력과 개인기 등 표피적 이미지로 후보를 고르는 풍토는 유권자의 합리적 선택을 방해할 것이다.

선거는 결코 말 재주꾼들의 경연장이 결코 아니다.

국민으로부터 아직도 외면당하고 있는 한국당과 보수를 어떻게 변화시키고 개혁시켜야 할지에 대한 해법은 찾아보지 못한 눈가리고 아웅하듯 하는 '슈스케' 방식으론 지금의 위기를 극복할 수가 없다.

지금은 '말 정치'‧'탁상(卓上) 정치'가 아닌 현장에서 발로 뛰어 다니며 직접 몸으로 주민과 함께 부딪치며 '희로애락(喜怒哀樂)'을 같이 하고 그 속에서 해결책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맞춤형 적임자'를 당협 위원장으로 선발했을 때 비로소 집 나간 당원과 보수를 결집 시켜나갈 수 있다.

공개오디선 방식이 감동도 실속도 전혀 없고 말만 번지르게 하고 얼굴이나 반반한 '오디오형·비주얼형' 재주꾼만 선발하는 방식으로 전락한다면 도리어 국민으로부터 부메랑을 받을 수 있다

후보자는 반드시 정책과 지도자 자질을 통해 평가받아야 한다.

논어 학이편 1장 3절의 내용에 보면 "子曰 (자왈) 巧言令色 鮮矣仁 (교언영색 선의인)"이라는 말이 나온다. 이 말을 풀어 보면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말을 교묘하게 하고 얼굴색을 꾸미는 자 치고 어진 사람은 드물다"라는 말이다.

지금 표현대로 쓴다면 남의 환심을 사기 위해 말을 번지르 하게 하고 아첨하면서 어진 사람은 드물다는 뜻으로 즉, 그런 사람을 경계해야 한다는 의미와 함께 어진 사람이 되고자 한다면 그런 행동을 하지 말아햐 한다는 교훈을 담고 있다.

한국당에서 인재영입 방식으로 활용한 '슈스케' 방식이 자칫 잘못하면 옛 성현의 말씀처럼 비수가 돼 부메랑으로 다시 돌아 올 수도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지금이라도 선발과정에서 만에 하나라도 잘못된 점이 있다면 정중히 용서를 구하고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절차와 과정을 정의롭고 투명하게 공개해야만 한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는 사실 이게 바로 '萬古의 眞理'임을 알아야만 할 것이다.

김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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