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심(民心)'은 없고 '박심(朴心)'만 있다면 한국당의 미래는 없다 -

▲ "박근혜 전 대통령의 책상·의자 반입 요청 묵살”했다는 논란의 중심이 된 황교안 전 국무총리

한국당이 2·27 전당대회를 앞두고 때 아닌 박근혜 전 대통령의 옥중(獄中) 메시지와 眞朴 감별 논의로 파장이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발단은 박 전 대통령의 복심이며 유일하게 접견이 허용된 유영하 변호사의 입을 통해 나온 박 전 대통령의 옥중(獄中) 메시지가 나오면서다.

유 변호사는 언론을 통해 "박 전 대통령은 남에 대해서는 말을 잘 하지 않는 분인데 황 전 총리에 대해서는 이야기를 직접 했다"며 "황 전 총리의 면회 요청을 여러 차례 거절한 이유를 말씀하셨고, 그 내용을 밝히지는 않겠지만 무슨 뜻인지는 다들 알 것"이라고 했다.

내용이란 것은 바로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을 하던 시절 구속된 “박 전 대통령이 허리 통증 때문에 책상·의자를 놓게 해 달라고 교도소 측에 요구했지만 반영되지 않았고,” "황 전 총리가 최근 '박 전 대통령 수인(囚人) 번호를 모른다'고 말했는데 거기에 모든 게 함축돼 있다"며 박 전 대통령의 서운함을 간접적으로 전달하며 황 전 총리에 대한 불편한 감정을 노골적으로 표출한 것이다.

유 변호사가 언급한 "권한대행시절 황 전 총리의 박 전 대통령 수인(囚人)번호 인지여부에 대한 것이 얼마나 사무치면 이렇게까지 메시지 형식을 통해 전달 했겠냐란 생각도 할 수 있지만  "'친박'을 박 전 대통령과 정치철학을 공유하는 사람이라고 한다면 그런 개념에서 볼 때 황 전 총리가 친박인지는 국민이 판단할 것"이라는 말에는 소위 '박심(朴心)'이 이번 당대표 경선의 최대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무언의 압력을 가한 것이나 다름 없다.

한마디로 '내(박 전 대통령) 눈' 밖에 벗어난 사람은 결코 한국당 아니, 보수의 대표가 될 자격이 없음을 노골적으로 표출한 것이나 다름 없다.

유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의 의중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옥중(獄中) 정치'로 보는 것은 지나치게 정치공학적 해석"이라고 하지만 전당대회를 불과 20일을 앞두고 '박심(朴心)'이 담신 메시지를 언론을 통해 던진건 다분히 정치적 의도가 담긴 것이라고 밖에는 볼 수가 없다.

박 전 대통령이 정치 문제와 관련해 자기 입장을 측근을 통해 드러낸 것은 지난 2017년 3월 31일 구속 수감된 이후 678일 만에 처음이다.

하지만 이를 두고 20일도 채 남지 않은 전당대회 선거와 전대 이후 불과 1년여 남은 상태에서 총선을 옥중(獄中)정치를 통해 박 전 대통령 자신의 감정과 영향력을 행세하려는 것처럼 비춰져 당 안팎으로 상당한 반발과 비난이 일고 있다.

이 와중에도 한국당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대다수가 선거에 출마한 대다수가 친박 세력의 표를 구걸하느라, '박심(朴心)'눈치 보느라 바쁘기만 하다.

황 전 총리는 유 변호사의 책상·의자, 수인번호 발언에 대해 제대로 해명도 못하고 '도리'를 다했다고 얼버무리는 등 '박심(朴心)'을 잃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고, 홍준표 전 대표는 "도주 및 증거 인멸 우려가 없으니 석방할 때가 됐다"며 노골적으로 박 전 대통령 사면을 촉구하는 등 때 아닌 '박 전 대통령 구하기'에 나서는 등 전대가 온통 '박심(朴心)' 얻는 선거로 전락이 되고 말았다.

이 얼마나 구차하고 볼썽사나운가?

'당과 보수의 미래' 그리고 '민심(民心)' 을 얻기 위한 전당대회가 아니라 오로지 '박심(朴心)'만을 등에 업으려는 전당대회라면 차라리 전대를 치르지 않는 것이 더 낫다.

대신 한국당을 해체해 대표적인 보수정당으로 재 탄생 시킬 수 있을 배짱과 소신이 있는 인물을 앞장 세운 비대위 2기 체제를 출범하는 것이 차라리 더 나을 것이다.

돌이켜 보면 지난 20대 총선을 앞두고 새누리당에서 벌어졌던 '진박(眞朴)' 논쟁이 돌고 돌아 3년이 지난 이시점에 전직 대통령의 작은 메시지 하나로 또 다시 '재연' 됐다는 것은 보수를 대표한다는 한국당이 얼마나 취약한지를 만천하에 적나라하게 보여준것이다.

끝내는 眞朴 타령이나 하다가 당시 총선에서 새누리당은 참패를 했고, 결국 박 전 대통령은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한 채 탄핵되는 등 하루 아침에 정권은 무너졌다.

차기 전대를 통해 수권정당으로 가느냐 아니냐의 갈림길에서도 아직도 진짜 친박이냐, 가짜 친박이냐란 고장난 레코드나 틀고 있으니 한국당, 아니 보수의 앞날은 갈 길이 멀고 험난하기만 하다.

김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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