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실을 감추거나 왜곡 할수록 그 파문은 더 커진다' -

▲ 2.27 전당대회를 앞두고합동TV 토론회에 참석하고 있는 김진태(왼쪽부터), 오세훈, 황교안 당대표 후보 (사진 =국회사진기자단)

 

한국당 전당대회가 막판으로 갈 수록 '다함께 미래로'란 캐치프레이즈와는 정반대인 '다함께 과거로'란 퇴행의 늪에서 허우적 거리며 민심과도 거리가 멀어지고 있다.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한국당은 국민앞에 지나간 잘못에 대해 반성과 용서를 구하고 변화와 개혁을 통해 보수 재건의 기초를 마련하여 보수를 대표하는 수권정당의 면모를 갖춰 나가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막상 전대 레이스 뚜껑을 열자 새로운 미래는 온데간데 사라지고 망발과 욕설, 5ㆍ18 망언,태극기 부대의 극단 행동, 탄핵 논란, 문 대통령을 겨냥해 “저 딴 게 대통령이냐”는 막말 등으로 국민의 공분(公憤)만 일으켜 당원과 국민에게 부정적인 기억만 남겼다.

특히, 일부 후보들의 5ㆍ18 망언과 편향적 시각은 역사왜곡을 넘어선 반헌법적 행위로 역사의 수레바퀴를 거꾸로 되 돌리며 수구로 회귀하는 기형적 모습이 일파만파 커져 국민의 공분 마저 일으켰다.

이런 어처구니 없는 일이 터져도 당 지도부는 "당내 다양한 모습의 하나로 봐달라","역사적 사실에 대한 다양한 해석은 존재 할 수 있다" 등의 안이한 인식으로 성난 민심에 오히려 기름만 더 붓고 말았다.

연설회장에서 보이는 일부 극단 세력의 비이성적 행동, ‘5.18 북한군 개입설’에 끌려다니는 지도부의 무능함, 후보자들의 막말 등은 민심도 당심(黨心)도 설자리를 잃게 만든 것이다.

지난 2년 여전 기억하기도 싫은 탄핵의 악몽에서 이제 겨우 간신히 빠져나오는듯한 한국당이 '자중지란(自中之亂)'과 초강경 극우 집단으로 변질되면서 또다시 자기 무덤을 파는 어리석음을 반복하고 있다.

특히, 전대 막판에 벌어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인정하느냐", "태블릿 PC 조작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등의 철지난 공방은 한국당의 미래만 암울하게 만들 뿐이다.

전대에서 보여준 한국당의 무능과 성숙하지 못한 모습들은 지난 몇 개월간 김태우ㆍ신재민ㆍ손혜원·김경수 사건 등으로 수세에 몰려있던 여권에게 울고 싶은데 뺨을 때려주는 식이 돼 대대적인 반격의 빌미마저 만들어 줬다.

'과거를 말하지 말고 미래로 가자'고 한 전당대회가 결국은 스스로 탄핵 프레임 안으로 걸어 들어가 더더욱 자신을 옭아매는 어리석음과 모자람을 가감 없이 드러내고 말았다.

전대를 치를때 반대급부로 얻을 수 있는 '컨벤션 효과'는 고사하고 도리어 각종 여론조사에서 나온 것 처럼 한국당은 지지율이 떨어지거나 정체 현상이 일어나는 등 '민심과는 거리가 너무 먼 당신'으로 퇴행하고 있다.

과거의 아픔이 분열과 갈등 대결의 중심이 돼선 안 된다.

민심을 좇지 않고 일부의 편향성에 기대 당권 승리만 목표라는식의 좁은 시각으론 결코 보수 정당을 새롭게 탄생 시킬 수 없다.

오죽했으면 故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 김현철 씨가 "수구 반동적 집단 속에 김영삼 대통령 사진이 걸려있다는 자체가 빙탄지간(氷炭之間)"이라며 사진을 내려달라고 요구했겠는가?

한국당은 과거의 아픔과 진실을 왜곡해 역사의 수레바퀴를 거꾸로 돌리려는 '반동(反動)'과 '수구로 회귀' 하려고 들수록 민심은 설자리가 없음을 알아야 한다.

진실을 감추려들거나 왜곡하려 들수록 그 파문은 더 커진다는 사실을 명심하길 바란다.

 

김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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