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신의 의미

   《난중일기》는 이순신이 7년간의 전쟁을 치르면서 작성한 전쟁에 관한 일기이다. 여기에는 이순신의 구체적인 활약상은 물론, 수차례의 해전 상황과 진영의 상황, 공사간(公私間)의 인사문제와 당시의 사회상 등 다양한 내용들이 망라되어 있다. 이것이 한 개인의 일기이지만, 임진왜란과 관련된 많은 내용들이 수록되어 있으므로, 《난중일기》를 임진왜란의 사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더욱이 《난중일기》는 우리 역사에서 대표적인 위인으로 손꼽히는 이순신이란 인물이 작성한 일기이기 때문에 그를 향한 숭배의식과 함께 이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증폭되어 가고 있다. 요즘은 인성교육 내지 충과 효를 배우는 교육 프로그램에서 이《난중일기》가 항상 사용된다. 바로 일기 안에 인간사회에 필요한 교훈적인 내용이 많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세월이 흘러 시대가 변해도 인간이 지향하는 인륜의 보편적인 가치와 인식은 항상 인간의 도덕과 도리문제를 기반으로 형성되기 때문에 그 명맥은 시대를 관통하여 오랫동안 이어진다. 더욱이 이순신이 전사한 후 많은 학자와 문인들이 이순신에 대해 비상한 관심을 갖고 그의 업적을 높이 평가한 것도 도덕적 가치에 대한 남다른 인식이 있었기 때문이다.

   우암 송시열(宋時烈)은 “이순신의 전공이 조선을 중흥(中興)하는 위업에 기초가 되었다”고 평가하였고, 단재 신채호(申采浩)는 “임란 당시 병화가 칠팔년에 이르렀는데, 부패한 국정과 한산한 인심이 이순신에 의해 회복되었다”고 칭송하였다. 정약용은 “이순신의 《난중일기》를 보니, 어머니를 그리워해서 밤낮으로 애쓰고 지성으로 슬퍼했음이 사람을 감동시킬 만하다.”고 이순신이 극진한 효자임을 칭송하였다. 김정희(金正喜)는 청(淸)말의 학자 위원(魏源)의 《해국도지(海國圖志)》라는 세계지리서에서 이순신의 전법과 일치한 내용을 발견하고 경탄했다.

   이처럼 각 시대별 대표적인 학자들은 이순신의 공로에 대해서 주로 중흥의 위업과 국난 회복, 극진한 효자와 뛰어난 전략 등으로 평가했다. 이순신의 위대성을 한마디로 말한다면 바로 “살신성인(殺身成仁)”이다. 여기에는 범인이 감내할 수 없는 인간의 도리를 몸소 실천함으로써 인륜의 대의(大義)를 이루어 냈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이러한 이순신의 숭고한 정신과 업적을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독선과 이기주의, 잘못된 모방주의를 탈피하고 자신을 항상 성찰하는 수양인의 자세로 창신(創新)의 의미를 실천해 나가야 할 것이다.


    글 : 노승석 이순신 연구가(교감완역 난중일기 저자)

노승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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