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유럽 위원회에 의해 피고소됐던 인텔(intel.com)이 이번에는 광고사진에 나타난 인종차별적 분위기로 다시 논란의 대상이 됐다.

“신기한 것을 찾는데 인생을 바친다”라는 모토를 가지고 재미있는 사진, 이야기 등을 자유롭게 올리는 웹사이트 펜슬딘(penciledin.com)은 지난 달 30일자(미국 시간)로 사무실로 보이는 장소에서 여섯 명의 흑인 스프린터들이 상사로 보이는 백인 주위에서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린 것을 디자인한 인텔의 오프라인 광고를 실었다. 마치 노예제 시대에 백인 주인을 섬기는 흑인 노예들을 묘사한것같다는 것이 논란의 핵심이다.

근거 없는 논란은 아닌 것이, 광고 문구에는 “당신 직원들(employees)의 능력을 최대화하라”라는 말이 들어있다.

이 소식을 재빨리 전한 또 다른 웹사이트 뉴스바인(newsvine.com)의 “Intel, Racism Inside: An Unfortunate Ad”라는 제목의 글에 의하면 이 광고는 델 컴퓨터(Dell Inc. dell.com)의 카탈로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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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슬딘은 현재(한국시간 8월 1일 오후 4:30) 접속 폭주로 인해 접근이 불가하다. 그러나 펜슬딘의 사진을 링크한 다른 웹사이트 스캐리아이디어스(scaryideas.com)에서 이 광고 사진을 확인할 수 있다. (아래 그림 참조)

이에 관한 논란이 퍼지자 인텔의 통합 마케팅 이사이며 부사장인 낸시 바갓(Nancy Bhagat)은 지난 달 31일(미국 시간), 자사 관련 블로그페이지인 Views@Intel에 “Sprinter Ad”라는 제목으로 해명글을 올렸다. 낸시 바갓에 의하면 논란이 된 광고는 자사 프로세서의 성능을 스프린터를 통해 시각적으로 은유하려던 것이었으며 불행하게도 이 의도가 모욕적으로 전달되었을 뿐이라는 것. 사태 수습을 위해 모든 출판물에서 이 광고를 삭제하려 노력하고 있으며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해당원문 보러가기

그러나 이 정도로 논란이 가라않지는 않을 것 같다. 낸시 바갓은 같은 일이 인도에서도 벌어졌다는 것을 아마 모르고 있음에 틀림없다. 왜냐하면 비슷한 광고에 대한 비판이 벌써 지난 3월에 불거져나왔기 때문이다.

 “인도 블로그 포탈”을 표방하는 블로그바티(blogbharti.com)의 미나 칸다싸미(Meena Kandasamy)는 “밖으로는 인종차별, 안으로는 인텔(Racism Outside, Intel Inside)”라는 제목의 글에서 위에서 언급한 인텔 광고 인도판에서 풍기는 인종차별적 분위기를 꼬집었다. (아랫 그림 참조) 미나 칸다싸미가 전한 인종차별적 광고는 지난 3월 인도의 한 네티즌이 자기 블로그에 올린 글과 그림을 재인용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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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쑥하게 차려입은 상위계층 인도인 남성이 바지 주머니에 손을 넣고 정면을 바라보며 그 주위에 있는 아랫사람들은 눈에 보이지도 않는다는 듯이 서 있다. 주변의 흑인들은 이 사람 주위에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리고 있다. 가운데 서 있는 “주인”의 인종만 인도인 비슷하게 바뀌었을 뿐 나머지는 어제 오늘 논란이 되고 있는 미국판 델 카탈로그의 인텔 광고와 동일하다.

본지는 이상의 비슷한 광고를 찾지는 못했다. 그러나 인텔이 의도하지 않은 인종차별 논란을 제대로 수습하고 싶다면 전세계에 퍼진 같은 류의 광고를 모두 회수해야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미국과 미국이 아닌 나라를 구분 짓는 하나의 차별을 인정하는 셈이기 때문이다.

끝으로 뉴스바인의 해당 기사를 찾아 그 재미있는 댓글들을 읽어보기를 독자들에게 권한다.

 


그림1. 논란의 광고를 실은 scaryideas.com (기사 참조)

 

 

 



그림2. 이미 지난 3월에 인도에서 논란이 되었던

인종차별적 인텔 광고의 인도 버전 (기사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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