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과 공조 할 것은 공조하고 요구할 것은 당당하게 요구해야 -

트럼프 방한과 트럼프의 '청구서'… 우리 정부의 대책은 무엇인가?
트럼프 방한과 트럼프의 '청구서'… 우리 정부의 대책은 무엇인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늘 오후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마치고 한국을 1박2일 일정으로 국빈 방문한다.

한미정회담은 지난 4월 이후 80일만이며 2017년 6월 첫 만남 이후 8번째 정상회담이다. 

북 핵문제가 좀처럼 풀리지 않는 가운데 트럼프의 방한은 그 자체로 중대한 의미를 갖는다.

방한기간중 양국은 한반도의 실질적 비핵화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는 기본이고 이완된 한·미동맹을 복원하며, 북한에 대해 일치된 전략을 수립하는 데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래야만 북한에 우리의 존재감이 생겨 북한을 대화 테이블에 끌어들일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우려되는 것은 지난 달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과 관련해 미국의 발표 내용은 청와대와 대조적이었다.

우선, 미국은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북한의 비핵화'(FFVD)'를 이루기 위한 긴밀한 조율이라고 밝힌 반면에 청와대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통한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이라고 밝혀 북핵 폐기보다 평화프레임을 부각시켰다.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도발 후 미국은 북한선박 몰수 조치에 착수 등 압박과 제재를 통해 도발을 저지하고 핵 폐기를 관철하는 의지가 강한 반면 문 정부는 북한에 식량 지원 등 무원칙한 대북 지원을 위한 여론몰이에 더 신경 쓰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지 관전자가 아니기 때문에 북핵 논의에 수동적으로 끌려만 가서는 안 된다.

이번 방한 기간 중에 주목되는 건 트럼프 대통령의 'DMZ 메시지'다.

트럼프는 G20 정상회의 참석 및 한국 방문길에 오르면서 김 위원장과의 전격 회동 가능성에는 선을 그으면서도 “다른 방식으로 그와 얘기할지 모른다”고 말했다.

유추해보면 최근 부쩍 이슈화가 된 북미 정상 간 친서 외교가 재개되는 등 전향적인 대북 제안이 나올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미국과 북한의 강(强) 對 강(强) 대치가 격화되면 될수록 한국의 입지는 점점 좁아질 뿐이다.

따라서, 북핵 문제에서 만큼은 한·미 양국은 하나의 목소리가 나와야 한다.

만일 북핵 페기에 집중하지 않고 동문서답만 한다면 어렵게 자리한 한미 정상회담은 그저 지나가는 이벤트에 그칠 것이다.

북한과의 관계에서 근거 없는 지나친 장밋빛 접근과 낙관론에 매달린다면 우리의 외교력은 더욱 약화될 뿐, 당위성과 추상성, 근거 없는 낙관론에 매몰된 북핵 해법은 그만둬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중 북한의 비핵화외에도 여러 가지 문제가 산적해 있다.

트럼프는 이번 방한 목적에 대해서도 문재인 대통령의 바람과는 달리 한반도평화 이슈보다는 비즈니스에 더 무게를 두는 태도를 보였다.

경제와 통상 등 다른 의제에 대한 '청구서'를 내밀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 그런 까닭에 이번 한미정상회담이 또 다른 혹을 붙일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와의 정상 회담을 단순히 보여주기 식의 이벤트나 막연한 공감으로는 큰 성과를 낼 수가 없다.

실례로 트럼프는 방한 기간 중 우리 기업인과의 간담회에서 강력한 투자요구와 중국 화웨이 5G 장비를 사용하는 LG 유플러스, 메모리를 납품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도 어떤 요구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DD)를 비롯해 방위비 분담금 증액 압박 등 '안보 청구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통한 항구적 평화 구축을 위한 양국의 긴밀한 공조방안이 심도 있게 논의하는 것이 우선이다,

하지만, 입장 차이 땐 당당하게 밝히고 요구해야 한다.

따라서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최선보다는 최악'의 경우를 상정한 대응책 마련이 절실할 때다.

김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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