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교육청과 영선고에 핑퐁게임에 학생들과 학부모회만 피해

전라북도 고창군 영선고 야구부.
전라북도 고창군 영선고 야구부.

[데일리그리드=김선근기자]전라북도 고창군에 위치한 영선고 야구부가 올해 11월 해체할 것이라는 통보에 영선고 야구부 학부모회가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영선고 야구부는 지난 2015년 창단된 신생팀이지만 창단할때부터 도 교육청에 창단 승인 불허로 인해 분쟁에 불씨를 안고 현재까지 운영을 해오고 있다.

영선고 야구부가 창단할 당시 도교육청은 학교운동부 운영위원회를 통해 신규 야구부 창단을 불허 했으며 그 사유로 학생 수급을 위한 단체운동부 창단 불허, 단체 운동부 다수 민원발생으로 도 교육청 청렴도 저하 문제, 위장 전입체 의한 타시도 선수 수급 등을 이유로 승인을 불허 했다.

그러나 영선고는 야구부 창단을 위한 준비 절차로 대한야구소프트볼 협회를 통해 고교 창단팀에 대한 한국프로야구협회의 창단 지원금을 지원받기로 예정돼 있어 야구부 창단을 강행했고 2016년에는 대한 소프트볼 협회에 선수등록과 협회에서 주최하는 공식경기에 출전했다.

이에 도교육청은 영선고 제재에 나섰고 그 일환으로 유도부 코치 인건비를 비롯한 각종 지원금 중단과 2016년 8월부터 재정 결함 보조금(교직원 인건비)지급 중단을 통보했고 결국 영선고는 백기를 들었다.

이후 수차례 영선고와 도교육청이 협의를 통해 2019년 11월까지 야구부를 해체하겠다는 각서에 공증까지 첨부해 영선고가 도 교육청에 제출했으며 2017년 1학년 학생들이 졸업하는 2019년 11월 30일에 해체하겠다고 합의했다.

당시 합의 내용에 따르면 영선고는 2017년 신입생까지만 모집하고 2018년에는 신입생을 모집하면 안됐다.

선수들이 학교를 졸업하기 전에 야구부가 해체되면서 입는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영선고는 지난해와 올해 신입생과 전학생을 모집했고 여기서 문제가 발생했다.

영선고 야구부에는 2학년 6명, 1학년 2명이 남아 있는데 올해를 마지막으로 야구부가 해체된다면 이들 학생들은 다른 학교로 전학을 가던가 야구를 그만둬야 한다.

영선고 야구부 학부모회는 "현재 삼학년 학부모들을 포함해 모든 학부모들이 영선고 야구부 해체를 강력하게 반대한다"며 "학부모회와의 어떤 상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해체를 강행하는 도 교육청 행태에 분노를 느낀다"고 밝혔다.

영선고 관계자는 "선수 선발에 있어 2018년에 신입생과 전학생을 모집하면서 학부모들에게 해체된다는 것을 밝히지 못한 점에 대해 사과를 드린다면서 사실 선수들을 선발할 때 기존에 학부모들에 소개로 학생들이 전학을 오고 해서 해체 된다는 사실을 다 알고 왔을 거라는 생각에 올해 야구부가 해체 된다는 것을 미리 알리지 못했다"고 말했다. 

도 교육청 관계자는 "교육청에 입장은 단호하다면서 현재 전라북도에는 초등학교 팀 4개, 중학교팀 3개, 고등학교 팀 3개가 있어 현재 있는 팀들만으로도 도내 유소년 야구 선수들이 충분히 야구를 즐길 수 있고 대부분 팀에 선수가 부족해 다른 지역에 선수들을 유치하고 있는 실정인데 굳이 새로 야구팀을 만들 필요성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졸업 전에 팀이 해체되는 선수들은 패널티 없이 다른 팀으로 전학이 가능하고 영선고 야구부 학생들은 안타깝지만 2019년 11월에 야구부가 해체된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영선고가 독단적으로 선수들을 선발해 우리로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책임을 영선고에 돌렸다.

이에 학부모회 관계자는 "학교와 도 교육청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면서 영선고 야구부가 해체 된다는 것을 올해 3월에 입학하고 나서 알았다"며 "해체를 하면 패널티 없이 다른 학교로 전학 할 수 있다지만 이미 다른팀들은 전력구상에 맞춰서 선수 선발을 한 상황으로 우리 아이들이 갑자기 들어가면 제대로 야구를 하고 경기에 나설수 있겠냐"고 항변했다.

또한 "도 교육청에서 영선고는 야구 체육특기자 전형이 배정되지 않아 영선고가 일반 전형으로 학생들을 받고 야구 선수로 뛰게 한 것은 확인할 방법이 없다고 하지만 수시로 장학사를 영선고에 파견하면서 야구부 해체를 종용하면서도 몰랐다는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했다.

학부모회는 "학교는 사기죄, 도 교육청은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영선고와 도 교육청은 KBO고교 창단 지원금이 마무리 되는 올해까지 야구부 해제를 유예하기로 합의한 것은 공금횡령"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KBO는 지난 2016년부터 3년간 영선고에 야구부 창단지원금 4억원을 지원했으나 영선고가 야구부 해체 수순을 밟으면서 KBO는 해체가 예정된 팀에게 거액을 지원한 셈이 됐다.

KBO 관계자는 "KBO는 프로단체이기 때문에 아마 야구팀 운영에 관여하지 않는다면서 야구부 창단지원금은 학교와의 협약서를 기준으로 제공되는데 학교 학생수, 신입생 수 등 여러 기준을 정하고 있어 이 기준을 충족하면 협약서 내용에 따라 지원금이 지급된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영선고 사례 같은 경우는 처음으로 협약서에서는 지원금이 지급되는 3년간의 학교 이행사항만 명시돼 있고 3년 이후에 대한 내용은 없다"면서 "학교가 협약서에 따라 3년간 기준을 잘 맞춰왔다면 KBO에서 조치를 취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번 일을 계기로 지원금 지급 이후에도 야구부 운영을 관리할 수 있도록 협약서 내용을 수정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학부모회는 "우리 아이들은 야구 하나만 바라보고 학창시절을 보냈고 이렇게 아이들의 꿈이 짓밟히지 않았으면 한다"며 "영선고 야구부에서 계속 꿈을 키워갈 수 있도록 학교와 도 교육청에서 현명한 선택을 해주길 바란다면서 학부모회에서 요구하는 사항이 관철될 때까지 장외 집회도 불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신동수 영선고 야구부 감독은 "지금 3학년들은 올해가 마지막 대회이기 때문에 본인들이 원한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감독으로서 최선을 다해서 지도를 하고 있다"며 "학생들이 어려운 여건에서 운동을 하고 있는데 이 선수들에 꿈과 미래를 위해서라도 좋은 결과가 나오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선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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