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전민 기자
사진=전민 기자

[데일리그리드=전민 기자] ‘형제공천’과 ‘가족찬스’로 논란을 빚고 있는 미래통합당 부산집갑 서병수 후보가 지난 2012년 19대 총선 후보공천 과정에 개입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서병수 후보가 당시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 위원이 아니었음에도 부산에서 ‘상징적인 정치인’을 공천 배제하거나 전력공천에 관여해 정당업무를 방해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도 서 후보의 공천을 철회하지 않아 보름 남은 21대 총선 중 최대 쟁점으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주장의 핵심은 서병수 후보가 미래통합당 공관위로부터 부산진갑 전략공천이 확정된 직후인 지난 3월 7일 오전 같은 당 정근 예비후보를 찾아와, 도움을 요청하는 자리에서 19대 총선에서의 공천 개입 사실을 털어놨다는 것이다.

31일 정근 후보에 따르면, 서 후보는 이날 정근 후보가 ‘19대 총선 때도 서 시장의 공천개입으로 나성린 의원이 낙하산공천 됐다’고 따지자, “내가 부산지역 공천에 영향력은 있었지만, 당시 공관위원이던 현기환의 생각이 전혀 달라 더 이상 공천관련 얘기를 꺼내지 못했다”면서 공천 개입을 부인했다.

이에 정근 후보가 계속해서 나성린 의원 낙하산공천 배후에 서 후보의 입김이 작용했다고 주장하자, “19대 총선 때 (현기환과 얘기가 잘 안 돼) 대표(당시 박근혜 비대위원장)하고는 조금 의논을 했다”면서 “상징적인 데 2곳만 대표와 의논했다”고 공천개입을 시인했다.

정근 후보는 서 후보가 말하는 ‘상징적인 데’는 부산 남구을과 사상구를 가리킨다고 주장했다.

당시 새누리당 공관위는 부산지역 중진의원인 남구을 김무성 의원을 공천 배제했고, 20대 여성신인인 손수조 후보를 사상구에 전략 공천했다. 남구을에는 김무성 의원 대신에 서용교 의원이 공천 받아 당선됐으나, 사상구의 경우 손수조 후보는 통합민주당 문재인 후보에게 10%P 이상 차이로 낙선한 바 있다.
 

사진=서병수 후보 제공
사진=서병수 후보 제공


2012년 서병수 후보의 새누리당 후보공천 개입이 심각한 문제로 부각한 것은 미래통합당이 이번 총선 의미를 ‘문재인 심판’을 내걸었고, 서병수 후보 역시 자신의 선거사무소 외벽에 ‘문재인 심판’을 내걸어 ‘정권심판’이 이번 총선의 최대 이슈라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이런 움직임을 고려할 때, 서병수 후보가 2012년 19대 총선 때 박근혜 비대위원장을 통해 공천에 개입해 ‘아무런 정치경험 없는 20대 여성을 당시 문재인 야당 대표의 맞수로 전략공천’하게 함으로써 오늘날 문재인 정권 탄생의 빌미를 제공하는 엄청난 해당행위를 저질렀다‘는 게 부산지역 보수정가의 분석이다.

미래통합당 등 보수 정가에서는 당시 손수조 후보가 아닌, 다른 정치인이 새누리당 후보로 공천 받았다면 야당 문재인 후보를 어렵지 않게 누르고 승리했을 가능성이 높았으며, 이로 인해 문재인 후보의 정치적 위상도 위축돼 대통령 출마 자체를 꿈꾸지 못했을 것이라며 아쉬워한다.

당시 예비후보였던 정근 후보 측은 서병수 후보의 과거 당 공천 부당개입 사실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이석연 위원장 등 공천관리위원회에 해당 자료를 제출하고, 서 후보의 공천교체를 강력히 요청했으나 공관위로부터 아무른 대답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서병수 후보가 당시 공천 개입한 또 한 사람의 인물인 김무성 의원은 친박근혜계 부산지역 수장이었다가 이명박정부 들어 친이명박계로 돌아섰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박근혜 비대위 체제에서 공천 배제될 것이라는 소문들이 정가에서 꾸준히 나돌았다. 정근 후보 측은 "결국 서병수 후보가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의중을 받들어 김무성 의원을 공천 탈락시켰다는 것이 이번에 확인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근 후보 측은 이같은 내용이 담긴 녹취록을 공개하고 8년 전 진실공방에 나섰다.

한편 서병수 후보 측은 "터무니 없는 억측"이라고 일축했다.

전민 기자
저작권자 © 데일리그리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