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은 아직도 차가운 겨울 속에 있지만, 출근길에 문뜩 새로운 봄이 왔다는 것을 느꼈다. 작년 이맘때면 대학 교정에는 학생들의 웃음소리가 창밖에서 이따금 들렸다. 지금은 기약 없는 기다림에 몸도 점차 힘들고, 쌓이는 피로도에 마음도 조금씩 지쳐간다.

작년 글로벌 경제 상황은 ‘매우 흐림’이었다. 2020년의 시작이 그 숫자처럼 새롭고 젊은 희망이 되었으면 좋았겠지만, 글로벌 경제는 더욱더 암울한 상황이다. 언제쯤 마스크 공화국을 벗어 던질 수 있을지 모르겠고, 지금의 우리 경제는 생존을 걱정할 판이다.

간혹 지인들끼리 안부를 묻곤 하는데, 요즘은 건강 문제 외에는 더는 말하지 않는 것이 상례다. 해결책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주위에 여러 삶이 있다. 오늘 삶을 걱정하며 내일을 위해 밝게 웃는 분도, 내일 삶이 걱정 없어도 오늘 삶을 고민하는 분도, 자식 걱정을 한 시간 푸는 분도, 어려운 환경에 학업을 하는 분도, 각자 가치관과 생활 배경이 다르지만, 공통점은 ‘대한민국’이다. 동시대 같은 공간의 우리 삶에는 현재 너무 많은 문제점이 있는 것 같다.

혐오의 대상인 정치는 역설적으로 희망의 다른 말이다. 모든 문제 해결의 중심에는 정치가 있기 때문이다. 곧 선거가 있는데, 현 분위기 때문에 이전과 다르게 선거 유세는 조용하다. 아쉬움이 있다면 젊은 정치의 실종이다. 청년 정치인 하면 '이준석' 외에는 잘 생각나지 않는다. 사회가 젊은 정치인을 키우는데 조금 인색하지 않았는지?

물론 젊은 노인도 있고, 늙은 청년도 있다. 나이를 절대적인 기준으로 삼을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조금은 정치가 젊어졌으면 한다. 참고로 에마뉘엘 마크롱은 만 39세(77년생)에 프랑스 대통령으로 선출되었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 심적으로 아직 겨울을 벗어나지 못했지만, 하루빨리 코로나에서 자유로운 봄기운 가득한 교정을 그려 본다. 그리고, ‘혐오와 배척’이라는 마스크를 벗어 던진 '나이와 무관하게 마음이 젊은' 청년이 거리에 넘치고, 새로운 사람들이 '상생과 협력'의 2020년 희망의 새길을 만들어나갈 것을 기대해본다.

백진욱, 안산대 금융정보과 교수, finance4@naver.com

백진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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