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서부터 각종 원전 사고 대비 '원자력안전 협정' 3년 노력 물거품

[사진 출처 한수원]
[사진 출처 한수원]

[데일리그리드=강성덕 기자] 원자력 사고 등에 대비하기 위한 광역자치단체와 한국수력원자력 간의 '안전 협정'이 물 건너갔다. 모든 광역자치단체가 참여하지 않는 협정은 지역불균형을 초래한다는 이유에서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한국수력원자력 원전 비리를 비롯해 고장·사고 등 끊임없이 제기되는 원전 이슈로 인해 국민들의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경주나 포항지역에서의 지진, 원전 격납건물 공극 발견, 원자력 출력급증이나 불시 정지 등 특단의 안전대책이 절실하지만 원전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한계는 늘 존재한다.

부산광역시가 국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보다 빠르고 정확한 정보 및 상황공유를 위한 자치단체와 한수원 간의 원자력안전 협정이 결국 결렬됐다.

원전 소재 광역자치단체가 전수 참여하지 않는 한 지역불균형 문제를 초래할 것이라는 한수원의 입장 고수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 안전 문제를 지역형평성을 거론하며 협정을 맺지 않겠다는 이유로, 수년간 추진해왔던 협정 추진이 사실상 물거품이 됐다.

원자력 안전 협정은 2017년 하반기부터 부산광역시가 추진해 왔던 사안이다. 지진으로 인한 원전 폭발 등 안전사고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지방정부도 원전 정보나 상황을  공유하고 있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2017년부터 '19년 7월에 이르기까지 모두 6차례의 협의를 거치고 지난해인 '19년 8월, 원자력안전 협정 체결을 위한 막바지까지 도달했다. 하지만 한수원은 부산시와의 단독 협정 체결은 다른 지자체와 형평성 문제가 있다며 원전 소재 광역지자체 모두와 공동협정을 전제조건으로 했다.

부산시는 올 1월부터 6월까지 부산시를 포함, 울산광역시와 전남도, 경북도 등에 협정 관련 의견 수렴에 나섰고 경북도를 제외한 2개 광역지자체는 참여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경북도는 올 1월 28일자로 기존 방사능방재협의회나 원전이 소재한 지자체 행정협의회 등에서 충분히 논의하고 있다며 참여하지 않겠다고 했다.

지난 7월, 부산시 등은 이같은 의견 수렴 결과를 한수원에 통보하고 최종 입장을 결정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결론은 '불가'였다.

정보 수집에 한계가 있는 지자체로서는 한수원과의 협정에 따른 원전 정보 공유가 시민에게 꼭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시작됐지만 역부족인 셈이다.

한수원은 원전이 소재한 시·군과 각 지역발전본부 간의 협정 타결이 타당하다며 3년간 애써 온 부산시의 노력에 종지부를 찍었다. 

강성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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