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LG생건·애경산업, 지난 21일 시작된 예약판매서 전년 매출 초과 달성

장판(蒋凡) 티몰 총재가 지난해 10월 중국 상하이에서 진행된 광군제 관련 간담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알리바바]
장판(蒋凡) 티몰 총재가 지난해 10월 중국 상하이에서 진행된 광군제 관련 간담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알리바바]

[데일리그리드=이준호 기자] 뷰티업계가 중국 최대 쇼핑 행사 '광군제(光棍節·11월 11일)' 공략에 열을 올리고 있다.

올해 코로나19 여파로 역대 최악의 실적 부진을 겪어왔던 만큼, 이번 광군제 특수를 통해 분위기 반전을 노린다는 계획이다.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광군제에선 총 판매액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행사 기간이 예년보다 길게 진행되는 데다 코로나19로 억제됐던 소비심리가 폭발하는 보상성 소비가 일어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중국 알리바바그룹 이커머스 '티몰'과 징둥 등 광군제를 진행하는 중국 온라인 쇼핑몰들은 올해 광군제 판매 기간을 여러 차례로 나눠 진행하는 방식으로 변경했다.

통상적으로 광군제는 행사 당일인 11월 11일 하루 동안만 판매를 진행해 왔다.

티몰은 지난 21일 예약구매 개시를 시작으로 판매일을 다음달 1~3일(1차)과 11일(2차)로 나눠 두 차례 운영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쇼핑을 할 수 있는 기간이 늘어나는 데다 소비자 분산 효과로 서버 폭주 등 문제도 완화시켜 편의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21일부터 이달 말까지 진행되는 예약구매에 참가한 소비자는 1차 판매일에 잔금 지불 시 원래 본 판매가 진행되는 다음달 11일 이전에 제품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징둥도 알리바바와 마찬가지로 이달 예약 구매 진행한다. 본 판매는 다음달 1일부터 11일까지로 행사 기간을 대폭 늘렸다.

업계는 이 같은 변화로 올해 광군제 총 판매액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 알리바바 그룹에서만 11월 11일 하루동안 5억명 소비자가 참여해 총 거래액 2684억위안(한화 약 45조8991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판매액을 경신한 바 있다. 티몰 측은 올해 8억명 소비자 참여를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티몰에 따르면 이번 광군제 행사엔 25만개 브랜드와 500만개 판매자, 200만개 오프라인 매장이 참여한다. 할인되는 제품 종류도 1400만개로 지난해 보다 1.4배 늘었다.

LG생활건강이 지난 19일 서울 주요 도심 대형 전광판을 통해 광군제 참여를 알렸다. [사진=LG생활건강]
LG생활건강이 지난 19일 서울 주요 도심 대형 전광판을 통해 광군제 참여를 알렸다. [사진=LG생활건강]

◇ '코로나19 직격탄' 맞은 뷰티업계, 광군제로 턴어라운드 '절실'

뷰티업계는 올해 코로나19 확산으로 연초부터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이번 광군제를 통한 분위기 반전이 절실한 이유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올해 3분기 영억이익이 6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9%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도 1조2086억원으로 23% 줄었다.

증권가 전망치 평균에 따르면 애경산업 3분기 영업이익도 작년에 비해 53.7% 줄어든 69억원 규모다.

지난해 기준 아모레퍼시픽 해외 매출 비중은 약 40%, 애경산업의 경우 38%에 달했다.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뷰티 업체로서는 광군제가 분위기 반전을 위한 절호의 기회라는 인식이 강하다.

실제 광군제가 대규모 쇼핑 행사로 자리잡은 이후부터 뷰티업계는 지난 몇 년 간 1년 중 4분기에 가장 많은 성과를 내왔다.

이번 광군제가 역대급 규모로 진행되는 만큼 업계는 이를 통한 반등을 기대하는 모양새다.

LG생활건강의 경우 올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1% 증가한 3276억원, 매출은 2조706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5.4% 신장하며 어려운 상황에서도 호실적을 기록했다. 

LG생활건강이 이번 광군제에 집중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 분기 매출로 아모레퍼시픽을 앞지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최근 2년간 '1위' 아모레퍼시픽과 매출 격차는 지속적으로 감소해왔고, LG생활건강이 호실적을 이어가면서 3분기 매출 격차는 648억원으로 줄었다.

지난해 약 31%에 그쳤던 해외 매출 비중도 올해 3분기 기준 약 36%로 늘면서 이번 광군제 실적이 더욱 기대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LG생활건강이 4분기 아모레퍼시픽을 따라잡고 '국내 화장품 업계 1위' 타이틀을 얻게 될지 주목하고 있는 상황이다.

설화수 자음생에센스 기획세트 [사진=아모레퍼시픽]
설화수 자음생에센스 기획세트 [사진=아모레퍼시픽]

◇ 광군제 마케팅 총력...예약 판매서 지난해 매출 초과 달성

광군제가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만큼, 뷰티업계는 광군제 공략을 위한 마케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영상 콘텐츠에 주력해 젊은 세대를 집중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아모레는 이번 광군제 마케팅 콘셉트로 '영원한 아름다움의 비밀'를 주제로, 다양한 영상과 비주얼 콘텐츠를 배포하고 있다. 

중국 최대 SNS 웨이보·샤오홍수·도우인 등을 통해 유명인의 영상 캠페인을 전개하며 고객 유입을 유도하고 있다.

중국 인플루언서인 왕홍(网红)을 동원한 라이브방송을 진행하고, 행사 기간에만 한정 판매하는 기획 세트 상품도 선보인다.

LG생활건강도 티몰에서 관련 마케팅 강화에 나섰다.

LG생활건강은 티몰에 브랜드 직영몰을 운영하고 있는 후·숨·오휘·빌리프·VDL·CNP·수려한·더페이스샵을 중심으로 지난 21일부터 다음달 10일까지 예약판매를 진행한다.

아울러 브랜드 별로 광군제를 겨냥한 특별 기획 세트를 선보이고, 인기 왕홍을 내세운 티몰 라이브 생방송 중계를 통해 주력 제품을 소개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지난 19일에는 광군제에 참여하는 각 브랜드 모델과 주요 제품이 담긴 스틸컷으로 제작된 영상을 광화문·명동·부산 광복로 등 5개 지역에서 옥외 전광판 광고로 선보이기도 했다.

애경산업도 광군제 공략에 나선다. 주요제품 에이지투웨니스(AGE 20's) 에센스 커버팩트, 루나 롱 래스팅 팁 컨실러 등 할인 행사를 진행한다. 

'시그니처 에센스 커버 팩트X허니버터아몬드' 기획 세트를 광군제 전용 제품으로 선보였다.

티몰 견과류 부문 2위 업체 허니버터아몬드와 협업으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정상급 왕홍 라이브 방송을 광군제 당일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이미 국내 뷰티 기업들은 이같은 마케팅에 힘입어 지난 21일부터 진행 중인 예약판매에서 기대 이상 성과를 냈다. 

LG생활건강은 '후' 예약판매 오픈 11분 만에 5억1100만위안(한화 약 871억원) 매출을 기록하며 지난해 광군제 전체 행사 매출보다 많은 매출을 올렸다.

주력 제품 '천기단 화현' 세트의 경우 예약판매 금액 5억위안(한화 약 844억원)으로 화장품 부문 판매량 1위에 올랐다.

아모레퍼시픽도 이미 예약판매 첫날 매출이 지난해 광군제 전체 매출 대비 62% 가량 신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자음라인' 세트가 예약판매 3분 만에 1억위안(한화 약 170억원) 매출을 올린 것을 고려할 때, 올해 3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애경산업도 에이지투웨니스 예약 판매 실적이 전년도 매출을 초과 달성했다. 

이는 지난해 4분기 중국 화장품 매출 3분의 1에 달한다. 지난해 4분기 중국 시장에서 아모레퍼시픽은 3679억원, LG생활건강은 28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광군제 당일까지 매출을 집계하면 지난해보다 크게 신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뷰티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은 최근 코로나19 상황이 안정됐고 광군제가 최대 규모로 열리면서 매출이 크게 늘 것으로 보고 있다"며 "상반기부터 광군제를 준비해 온 만큼 실적 반등이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준호 기자
저작권자 © 데일리그리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