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심·오뚜기·삼양식품, 광군제 패키지 출시 등 마케팅 총력
- 상반기 해외 수출 호조에 이어 광군제 특수로 하반기 실적 상승 기대

장판(蒋凡) 티몰 총재가 지난해 10월 중국 상하이에서 진행된 광군제 관련 간담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알리바바]
장판(蒋凡) 티몰 총재가 지난해 10월 중국 상하이에서 진행된 광군제 관련 간담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알리바바]

[데일리그리드=이준호 기자] 농심·오뚜기·삼양식품 등 라면업계 빅3가 중국 최대 쇼핑 행사 '광군제(光棍節·11월 11일)'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코로나19 여파로 국내·외 모두 내식 수요가 늘면서 호실적을 기록한 라면업계는 광군제 특수로 하반기에도 실적 상승세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중국 타오바오몰 신라면 광고 배너 [사진=타오바오몰 캡쳐]
중국 티몰 신라면 광고 배너 [사진=티몰 캡쳐]

◇ 상반기 호실적 거둔 라면업계, 하반기 전망도 '맑음'

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라면업계 빅3는 상반기 나란히 호실적을 기록했다.

농심은 올해 상반기 매출 1조3557억원, 영업이익 1050억원을 기록하며 각각 전년 동기대비 17.2%, 164%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오뚜기도 올 상반기 매출액 1조2864억원, 영업이익 1101억원으로 지난해보다 각각 10.5%, 21.3% 늘었다. 

삼양식품은 매출액 3305억원, 영업이익 562억원으로 작년에 비해 각각 32%, 55.7% 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라면업계의 상반기 호실적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내수 수요가 늘면서 국내에서도 반사이익을 봤고, 코로나19와 영화 '기생충' 영향으로 해외 수출 역시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증권가와 관련 업계는 라면업계가 하반기에도 실적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국내 라면 수요가 안정적인 상황이고 해외 수출이 지속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중국 광군제 기간 수출이 크게 늘어날 것 보인다.

실제 관세청에 따르면 올 3분기 라면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2.8% 증가했다. 앞서 올 상반기 수출액은 3억207만달러로 전년보다 37.4% 증가하기도 했다. 2018년 상반기 2억1618만달러에서 2019년 상반기 2억1987만달러로 1.7%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증가율이 20배 이상 급증했다.

증권가는 3분기 농심이 매출액 6409억원, 영업이익 285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8.6%, 53.6% 증가한 수치다.

오뚜기는 3분기 매출액 6235억원, 영업이익 423억원을 기록하며, 각각 지난해 대비 4.4%, 15.5%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삼양식품도 3분기 매출액 1521억원, 영업이익 235억원으로 작년보다 각각 10.5%, 12.2%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불닭볶음면 광군제 패키지 [사진=삼양식품]
사진=삼양식품

◇ 라면업계, 패키지 출시·프로모션 진행 등 광군제 마케팅 총력

라면업계는 광군제 특수를 노리며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농심과 삼양식품의 경우 지난해에도 광군제 기간 신라면, 불닭볶음면 등을 앞세워 각각 700만위안(한화 약 11억6000만원), 2510만위안(한화 약 44억원)의 매출을 올린 바 있다. 올해는 지난해 경험을 발판 삼아 매출 향상을 도모하고 있다.

올해 역시 지난해에 이어 최대 매출을 달성하기 위해 광군제 한정판 패키지 출시, 온라인 배너 광고, 각종 프로모션 진행 등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계획이다.

농심은 신라면·신라면블랙·너구리·짜파게티 등으로 구성된 패키지를 다양하게 선보인다. 중국 인기배우 '장신성'을 모델로 발탁해 광군제 온라인 마케팅에도 집중하고 있다.

삼양식품은 광군제 전용 기획상품으로 '불닭볶음면 광군제 한정판 패키지'를 준비했다. 이외에도 △제품 패키지 내 QR코드 추첨 이벤트 △가격 할인(쿠폰 제공) △플랫폼 내 배너 광고 △타 식품브랜드와 협업 할인 이벤트 등 다양한 마케팅을 진행 중이다. 

특히 삼양식품 측은 불닭볶음면 수출 물량 절반을 중국이 차지하는 만큼 광군제에 대한 기대치가 높다. 

오뚜기도 진라면 등 라면 제품을 주력으로 이번 광군제에 참여한다. 올해가 첫 참여는 아니지만 주로 내수에 집중하던 오뚜기가 최근 해외사업 확장에 집중하고 있는 만큼 기대가 크다. 

실제로 오뚜기는 지난 10년간 해외 매출 비중 평균 9.5%로 10%의 벽을 넘지 못해왔지만 올해 상반기 해외 매출 총 1461억원을 달성하며 해외 매출 비중 11.4%를 달성했다.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약 39% 성장한 수치다.

유통업계는 올해 광군제에서 라면업계가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광군제가 11월 11일 한 차례 진행됐던 예년과 달리 1·2차(11월 1~3일, 11일) 두 차례로 나눠 진행되며 행사 기간이 길어진 데다 코로나19로 방한길이 막힌 중국인들의 한국 라면 수요가 온라인으로 몰릴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6월 진행된 상반기 최대 쇼핑 행사 '618 쇼핑 축제' 기간에도 국내 라면기업들은 긍정적인 성과를 거뒀다. 이 기간 농심 라면 제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0%이상 늘었고, 삼양식품 불닭볶음면은 약 1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중​국 2위 전자상거래 플랫폼 징둥에서 인스턴트식품 단품 판매액 순위 3위, 수입 라면 카테고리 순위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라면업계 한 관계자는 "매출은 아직 집계되지 않았지만 전년 대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또 다른 라면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성적이 워낙 좋았던 만큼 올해는 그 정도로 폭발적인 매출 증가는 없을 것 같다"면서도 "매출이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약간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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