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거래량 증가의 허와 실

서울시에 따르면 4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이 1만 3926가구로 주택시장이 최고 호황기였던 2006년 4월 주택거래량 1만1733가구보다 많고 2006~2014년 4월 평균 거래량의 두 배 정도라 하니 서울 아파트 부동산시장이 살아나고 있는 것이 맞는 것 같다.

최근 경제관련 실물지표가 약간씩 개선된 실적을 보일 수 있는 것도 주택거래량 증가와 무관하지는 않을 것이다.

주택거래량 이야기를 조금 더 해보자.

10년 전으로 돌아가 2006년 부동산시장의 열기는 대단했다. 자고 일어나면 올랐고 집 안 사면 바보가 될 것 같은 분위기 속에 집에 관심도 없던 사람들까지 너도 나도 부동산투자에 뛰어들면서 정부에서 발표하는 규제대책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서울, 수도권 할 것 없이 미친 듯이 집 값이 상승했다.

서울.수도권 부동산시장의 최대 과열이었던 2006년 주택거래량이 109만 2000건이었다.

5월 7일 정부가 발표한 2015년 주택종합계획을 보면 지난 해 2014년 전국주택거래량이 100만5000건이었다고 한다.

주택시장의 열기가 가장 뜨거웠던 2006년 주택거래량과 얼마 차이가 나지 않는 수치이다. 뭔가 이상하다. 2014년 부동산시장 분위기가 좀 좋아졌다고 하지만 2006년과 비슷하다니 주택시장 수요층의 변화와 주택거래량 비교의 착시현상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2006년과 주택거래량은 비슷하지만 매매가격 상승률은 1/10에 머물고 있다.

10년 전에는 실수요자 보다는 투자목적으로 주택을 구입하였는데 현재는 전세폭등에 등 떠밀려 주택을 구입하는 실수요자들이 많아져서 묻지마 식 투자가 아닌 합리적인 투자를 하고 있는 것이고 늘어난 거래량에 비하여 매매가격 상승폭은 크지 않는 디커플링(탈종조화, Decoupling) 경향이 뚜렷해 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수요층의 변화 외에도 절대적인 주택거래량 비교의 착시현상을 알아야 한다. 재고주택수가 다르고 주택 구입 단위인 가구수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2013년 말 기준 서울.수도권 주택 수는 2006년 대비 141만 7000가구, 가구수는 121만7300가구 증가하였다.

이를 근거로 주택 수 대비 매매거래량의 비율인 주택매매거래율을 살펴보면 전국 기준 2006년 6.9%에서 2014년 5.2%로 1.6% 떨어졌고 금융위기 이후 침체가 심했던 서울.수도권의 거래율은 2006년 9.6%에서 2014년 5.3%로 4.3% P나 떨어졌다.

이는 2012년 저점으로 주택매매거래율은 상승하고 있지만 서울.수도권 주택매매거래율은  2008~2009년 수준이라는 것이고 2006년에는 11가구 중 1가구가 집을 샀다면 지난 2014년에는 20가구 중 1가구가 집을 샀다는 것이다.

즉, 올 들어 매매거래량이 2006년 수준을 넘고 있지만 10년 간 가구, 주택 수 증가를 감안하면 주택시장 호황기인 2006년에는 미치지 못하는 것이고 2008~2009년 수준 정도 된다고 보면 될 것 같다.

급증한 주택매매거래량을 근거로 주택시장이 과열이다라는 우려가 있는데 단순 절대적인 주택거래량보다는 가구, 주택 수 증가를 감안한 상대적인 거래량으로 따져보는 것이 바람직하고 예전보다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이 되고 있어서 과열에 대한 지나친 우려는 지금은 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글: 부동산연구소 김인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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