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이주시기 조절로는 전세난 잡기 힘들어

전세 난 잡을 수가 없다

서울시가 최근 전세 난 완화를 위하여 강남 재건축 단지인 고덕주공3단지와 개포시영의 관리처분 시점을 각각 2,4개월 늦추도록 결정했다고 한다.

한꺼번에 쏟아지는 이주수요를 조정해 9월 12일 기준 64주 연속 상승하고 있는 심각한 전세 난을 막아보겠다는 의미인 것 같다.

올해 4분기 강남4구의 주택공급물량은 2916가구지만 멸실 주택 수는 4742가구로 수요에 비해 1826가구가 부족한 상황이고 대부분의 재건축 단지가 강남4구에 집중되어 있다 보니 서울시의 결정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이해는 되지만 재건축 추진단지의 단기적인 이주시점 조정으로 전세 난을 막을 수도 없을 것 같다.

오히려 전세 난은 막지도 못하면서 재건축을 해야만 신규입주물량이 생기는 강남4구의 향후 입주물량을 늦추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고 노후화된 고덕3단지, 개포시영의 거주민들은 열악한 환경에서 또 한번의 겨울나기를 해야 하는 상황이 될 수도 있기에 앞으로 이주수요가 2만 가구가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강남4구의 재건축 단지들의 관리처분 시기를 몇 달 연장하는 언 발의 오줌 누기 식 대책으로는 전세문제를 잡을 수는 없다.

전세 난 해결방법을 찾으려면 전세 난의 원인부터 먼저 알아야 하는데 수요와 공급 측면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겠다.

공급측면에서 보면 전세물량이 늘어나려면 입주물량이 늘어나야 하는데 2015년 전국 아파트 입주예정물량은 24만5434가구로 2011-2014년 평균치인 21만 1057가구보다는 16% 늘어난 것이지만 2014년보다 5%정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며 특히 전세문제가 심각한 서울의 입주물량은 2만 가구가 채 안될 것으로 예상이 되며 내년의 입주물량은 더 감소할 것으로 예상이 된다.

입주물량은 3년 전 분양물량의 결과인데 2012년 부동산시장의 바닥시점의 분양물량 감소가 현재 입주물량 감소로 연결되고 있는데 2014년부터 분양물량이 늘어나고 있지만 입주물량까지 연결이 되려면 2017년~2018년은 되어야 하기에 적어도 1-2년 내 전세문제가 해결될 가능성은 낮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에 저금리 영향으로 집주인들은 전세금 받아서 마땅히 돈을 굴릴 때가 없다 보니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는 비율이 증가하면서 그나마 있던 전세물량도 더 줄어들고 있으며, 이사 갈 곳을 찾기가 어려우니 전세금 올려주더라도 그냥 눌려 앉아버리는 세입자가 늘어나면서 신규 전세물량은 더욱 귀한 몸이 되고 있다.

수요측면에서 보면 신혼부부나 골드미스 등 신규수요는 계속 추가되고 있고, 전세 난에 못 이겨 집을 사는 실수요자들도 늘어나고는 있지만 아직도 매매할 능력은 되면서도 전세를 선호하는 분들도 많이 있어서 전세수요도 여전히 과수요 상황이다.

정부에서 발표한 9.2서민주거안정대책과 서울시의 재건축 이주시기조절 발표 역시 서민주거문제가 심각하다는 반증인데 공급부족, 수요과잉 상황이 단기간에 해결되기 어려운 상황인 만큼 당장 쉽게 임시방편의 답을 찾기 보다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일관성 있게 임대와 신규공급물량을 지속적으로 늘리고 종합부동산세, 월세소득 과세 등 다 주택 보유자들에게 부담을 주는 규제를 대폭 완화해서 여유가 되는 임대인들이 전. 월세 임대를 늘릴 수 있도록 해주고, 무주택이나 1주택 실수요자들이 주택구입을 할 경우에는 대출금리를 우대해주거나 재산세나 양도세 감면 등의 당근을 주어서 전세수요의 매매 전환을 지원해주는 공급을 늘리고 수요를 줄이는 정책이 필요하다 할 수 있겠다.

반면 일부에서 주장하는 전월세 상한제나 계약갱신청구권은 자칫 눌러 앉는 전세수요가 늘어나면서 전세물량 품귀현상을 더욱 심화시킬 수 있고 집주인들은 몇 년 치 인상 분을 미리 올려버리는 부작용도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충분한 검토와 준비가 필요할 것 같다.

[글: 부동산연구소 김인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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