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1-07-25 22:20 (일)
알파고(AlphaGo), 누구냐 넌?
알파고(AlphaGo), 누구냐 넌?
  • 김현준 기자
  • 승인 2016.03.11 07: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실체적으로 다가온 '인공지능'-알파고의 비밀
▲ [사진= 알파고 탄생의 주역들 좌로부터 데미스 하사비스,데이비드 실버,무스타파 슐레이만, 쉐인 레그/출처: 구글딥마인드 보도자료]

 " 누구냐 넌 ? "
박찬욱 감독의 영화 '올드보이'에서 오대수(최민식 분)가 자신을 15년간 감금시켰던 상대방에게 묻는 대사이다.

"해설하는 분들께서 계속 알파고(AlphaGo)를 마치 인격체로 생각하며 해설하시는데 웃음을 참지 못했다"
인공지능 최고의 전문가 중 한 명인 정재승 교수(카이스트 바이오 및 뇌공학과)가 '이세돌9단과 알파고 2국'때 한 말이다.

◇ 실체적으로 다가온 '인공지능-알파고'
정재승 교수는 이어, "이세돌 9단과 5국을 모두 끝내고 나서, 영국 '구글딥마인드'에 있는 '알파고'의 본체를 열어 보면 이창훈 9단이 들어 있을 것 같다." 라는 역설적인 농담을 던졌다. 그만큼 이번 '구글 딥마인드챌린지'를 통해, '알파고'는 컴퓨터 프로그램이 아닌 마치 하나의 '인격체'로 포지셔닝(Positioning)되고 있다. 120여년전 프랑스의 뤼미에르 형제가 만든 세계 최초의 영화, '기차의 도착'이 상영되자 진짜 기차가 달려 오는 줄 알고 관객이 도망치고, 텔레비젼이 처음 보급 되었을때 수상기 안에 작은 사람들이 들어있을 것이라고 생각 했던 만큼의 문화충격이다.

 

◇ 상대방이 누군지 모르기에 막연한 두려움 갖는것
'10의 170승이라는 경우의 수'가 존재하는 바둑의 경우, 직관적 탐색과 추론이 힘든 컴퓨터는 인간을 넘어설 수 없는 영역이라고만 생각해왔다. 그러나, '인공지능-알파고'는 사람들의생각 보다 좀 더 빠르게 예상을 뒤엎었다. 바둑 승부의 관점에서만 본다면, 알파고는 이세돌9단의 심리를 꿰뚫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이에 대해 부산대 조환규 교수(컴퓨터과학)는 "알파고의 과감한 수들은 사람처럼 '심리적으로 흔들겠다'는 의도가 있는 게 아니라 계산에 따라 조금이나마 나은 방향으로 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인공지능의 아버지, 앨런튜링
이목이 집중된 '구글 딥마인드챌린지'를 통해 '알파고'는 명실상부한 '현 시대 최강의 인공지능'라는 별칭을 얻게됐다.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이라는 용어 자체는 1956 다트머스 학회에서 '존 매카시(John McCarthy)'가 처음 사용했지만, 영화 '이미테이션 게임'으로 널리 알려진 '앨런 튜링(베네딕트 컴버배치 분)'이 그 전에 '인공지능의 기초 개념'을 마련했다. 매카시는 인공지능에 대한 연구 업적을 인정받아 1971년 튜링상을 수상했는데, 튜링상은 바로 앨런 튜링을 기리기 위해 제정된 상이었으니 말이다. 앨런 튜링은 컴퓨터 공학과 인공지능 분야에 막대한 공헌을 했기 때문에 "컴퓨터 과학의 아버지"라고 불린다.

그러나, 튜링은 1952년 당시 형사처벌 대상인 '동성애 혐의'레 유죄 판결을 받았고,수감 생활 대신 화학적 거세를 받았다. 2년 뒤 청산가리를 넣은 사과를 먹고 자살했다. 애플사의 '한입 베어 물은 사과 심볼' 또한 앨런 튜링을 스티브 잡스가 기리기 위해 만들어졌다.

◇ 알파고의 아버지, 데미스 하사비스 (Demis Hassabis)
앨런 튜링 이후, 인공지능에 대한 연구는 갖가지 이론과 실험을 시도하며 부침(浮沈)을 거듭한다.

“지난 30년간 인공지능은 혹한기였으나 최근 10년 동안엔 많은 발전이 있었다”에릭 슈미트 알파벳 회장이 지난 8일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기자간담회에서 한 말이다. 빅데이터, 컴퓨터 하드웨어의 발전이 '인공지능'의 황금기를 앞당지만, 그 무엇보다 이번 알파고의 가공할 성능은 알파고의 아버지, 데미스 하사비스의 알고리즘 덕분이다.

하사비스의 이력은 특이하기 까지하다. 1976년생인 그는 4세때 체스를 시작, 체스 챔피언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명문, 케임브리지 대학을 조기 입학, 조기 전체 수석 졸업한 뒤 런던대학에서 '뇌과학'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한다. 당시 논문은 사이언스지의 '올해 가장 획기적인 논문(Breakthrough of the year)'으로 선정됐다. 2010년 친구들과 허름한 창고에서 딥마인드를 창업하고, 그로부터 4년 뒤 구글에 4억 달러(약 4400억원)에 매각한다. 물론 매각한 뒤에도 CEO이다.

하사비스 팀 개발한 알고리즘의 핵심은 '가치망(the value network)’과 ‘정책망(the policy network)’두 종류의 신경망을 사용한다는 점이다. ‘몬테카를로 트리탐색'을 활용하여 가치망은 경우의 수를 탐색하고, 정책망은 가치망이 찾아낸 경우의 수를 좁혀줘 승률을 높이는 방법이다. 두 가지 신경망을 통해 데이터를 분석하고 판별해 인간의 직관 영역을 흉내 낼 수 있다. 하사비스가 “알파고는 스스로 학습을 통해 판단하고 최적의 수를 둔다”며 “인간의 판단력과 직관력까지 모방할 수 있다”고 한 말은 사실이었다.

◇ 알파고는 인공지능을 대하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했다.

이번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가 시작되기 직전 까지는 인공지능 알파고는 기존의 기보를 바탕으로 한 '암기바둑'이며 인간계 최고수인 이세돌 9단은 인간의 직관력과 추론을 바탕으로 한 '창의바둑'이므로, '암기바둑 Vs.창의바둑' 싸움이 될 것이라 예견했었다. 그러나 오히려 인공지능은 딥러닝을 통해 학습하여, 인간이 기존에 정석이라고 믿어온 바둑의 수 이외의 수까지 생각해내는 능력을 선보였다. 기존 정책망과 새로운 정책망이 대국하는 방식을 통해,스스로 학습 발전시켜옴으로써, 막상 고정관념을 벗어난 창의적인 변칙수는 알파고가 사용했다. "강화학습을 통해 인공지능 알파고의 성능은 갈수록 좋아진다."는 데이비드 실버박사의 말이 방증된 순간이었다.

구글 딥마인드의 발표에 의하면 알파고는 바둑게임을 위한 프로그램이 아닌 범용알고리즘을 사용하야 향후 의료,기후변화 등 인류를 위한 실생활 발전에 사용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