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적인 가계부채 관리가 중요하다

8.2대책 발표 후 서울 부동산시장은 안정을 찾은 모양새이지만 사실 안정을 찾았다기 보다는 거래량이 줄어들었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고 매도자와 매수자의 팽팽한 줄다리기는 빨리 끝나지는 않을 것 같다.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보면 서울 집값이 너무 비싸고 저성장, 고령화를 감안하면 버블이라는 분들도 있고 반대로 다른 나라와 비교해보면 높은 것이 아니고 저금리와 유동자금을 고려하면 오히려 더 오를 수도 있다는 견해도 있다. 과연 서울집값은 비싸다고 할 수 있을까

소득대비 주택가격 비율로 비교해보자

우리나라의 주택가격이 높은지 낮은지를 비교 판단하기 위하여 가구의 소득수준에 비교해 주택가격이 적정한지를 나타내는 지표인 소득 대비 부동산 가격 비율인 PIR(Price to Income Ratio) 를 해외 다른 나라와 비교해보도록 하자.

PIR은 소득을 몇 년을 모아야 집을 살 수 있냐를 나타내는 수치로 PIR이 10이면 10년 동안 소득을 모아야 집 한 채를 살 수 있다는 의미이다.

세계 국가와 도시의 비교 통계 정보를 제공하는 NUMBEO의 2017년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서울의 PIR은 17.4로 280개 도시 중 34위를 기록하였다.

개인의 소득격차와 각 지역 별 주택상황에 따라서 차이는 있겠지만 평균적으로17년 4개월 동안 소득을 모아야 서울에 집 한 채를 살 수 있다는 것이다.

집 한 채를 사기 위하여 가장 오랫동안 소득을 모아야 하는 집 사기 어려운 도시 1위는 중국의 베이징으로 PIR이 42.2나 되었다.

2위 중국의 선진 39.42, 3위 홍콩 38.92, 4위 상하이 37.33로 1~4위 모두 중국이 차지하였다.

그 외 베트남 하노이 35.55, 영국 런던 23.32, 싱가포르 22.38, 이탈리아 로마 20.5, 대만 타이페이 19.8, 일본 도쿄 17.7 등이 서울보다 집 사기 어려운 도시이다.

반면 호주 시드니는 11.89, 캐나다 토론토 9.38 등의 도시는 서울보다 낮았고 미국의 디트로이트는 1.06으로 280위 꼴등을 차지 하였다.

버블일까

280개 도시 중 34위인 서울 집값이 개인의 가치관과 상황에 따라 체감상 비싸다고 할 수도 있고 안 비싸다고 할 수도 있지만 과도하게 높은 위험한 수준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현실적으로 소득만으로 주택을 구입하기보다는 담보대출을 활용하기 때문에 집을 사기 위하여 받은 담보대출금액이 소득 대비 지나치게 높은지가 오히려 더 중요하다.

2016년 기준 우리나라의 GDP(국내총생산)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92.8%로 덴마크(120%), 스위스(128.4%), 호주(123.1%), 노르웨이(101.6%), 캐나다(101%) 등보다는 낮지만 42개국 중 8위로 다소 높은 편이며 85%이상이면 과다로 보기 때문에 가계부채 문제는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해 보인다.

다만 부동산가격이 급등하자 급격한 대출규제로 경기 전반의 장기침체를 겪은 일본의 정책 실패사례를 반면교사(反面敎師)해서 급격하고 과도한 대출총액 규제보다는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생활자금 등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경우를 더 관리하고 투기목적의 다 주택 대출규제는 지역범위를 더 넓힐 필요가 있으며 대출을 감당할 수 있는 체력인 내수경제 파이를 더 키워 가계소득을 늘릴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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