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상자료원, 영상 기록물 디지털 아카이빙 성공사례

30년대 영화, 클릭 번으로 본다…

단순 영상보관소 아닌 영상 도서관으로 위상 강화

한국 영상자료원은 국내에서 제작, 배포된 영상물을 수집 및 보존하자는 취지에서 1974년 설립된 문화관광부 산하기관이다. 이 외에도 수집한 영상물의 열람/복사 서비스, 극장상영, 박물관 전시 등 대국민 서비스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영상자료원은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옮겨지고 있는 영화의 패러다임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1999년부터 영화필름의 디지털화 사업을 추진했다. 이어 필름 중심에서 디지털시네마로 유통 환경이 변화함에 따라 2007년부터는 다양한 디지털 영상물들을 수집하기 시작했다.

이후 2008년에는 코난 디지털아크를 기반으로 고해상도 디지털 영상물을 등록, 변환, 카탈로깅, 저장, 검색 등 통합 관리할 수 있는 디지털 자산관리(DAM)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를 통해 영상자료원은 고용량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게 됐으며, 네트워크를 통한 영상물 검색과 공유가 가능해지면서 대국민서비스로서의 콘텐츠 가치를 높일 수 있었다.

[Background] 영화필름에서 디지털시네마로…영화, 디지털 옷을 입다

디지털과 통신의 발달에 힘입어, 영화의 패러다임 역시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옮겨지고 있다. 영화의 제작 및 소비 환경이 디지털로 전환되면서 전통적 방식인 영화필름과 영사장비를 디지털시네마가 대체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제4회 디지털서울영화제 집행위원장을 맡은 이광모 감독(49)이 한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요즘 디지털 아닌 영화가 있느냐”고 반문한 점도 디지털시네마가 더 이상 화두가 아닌 대세로 정착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로 독립영화의 경우 디지털 매체로 제작되는 비율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으며, 극영화 역시 디지털 제작 및 배급 환경이 빠른 속도로 전개되고 있는 양상이다.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옮겨지고 있는 영화의 패러다임에 발맞추기 위해, 한국 영상자료원 역시 변화가 필요했다. 그리고 오랜 시간 해결 방안을 모색한 끝에 영화필름의 디지털 전환 △디지털로 생성 및 배포되는 영상물 수집 △방대한 디지털 콘텐츠의 안정적인 보존과 관리 △디지털 영상물의 대국민 서비스 등 4가지 추진 전략을 세웠다. 일종의 디지털 아카이빙 사업이다.

조소연 영상자료원 자료서비스부장은 “영화 콘텐츠의 제작 및 소비 환경의 디지털화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디지털 아카이빙 사업은 필수 불가결의 사안이었다”며 “영화 영상물을 수집 및 보존하고 대국민 서비스해야 하는 영상자료원의 존립 이유를 위해서라도, 필름으로 제작된 영화를 디지털로 전환하고, 디지털 영상물을 안전하게 수집하고 보존할 의무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 조소연 한국영상자료원 자료서비스부 부장

[Approach #1] 1999 영화필름을 디지털화하다

디지털 아카이빙이란 디지털로 제작됐거나 디지털로 변환된 콘텐츠에 영구히 접근, 이용할 수 있도록 보장하기 위한 일련의 정책이나 행동을 의미한다.

영상자료원의 디지털 아카이빙 사업은 1999년 영화필름을 디지털화하는 것부터 시작됐다. 사업 취지는 간단했다. 개인들이 영화에 쉽게 접근하고,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

조 부장은 “필름으로 제작된 영화는 영사기와 스크린이 있어야만 감상할 수 있다. 이렇다 보니 영화 연구원 등 개인은 영상자료원이 소장하고 있는 영화필름을 보고 싶어도 영사기사나 영사기, 스크린 등 시설이 지원되지 않는 이상 쉽게 접근할 수 없었다”며 영화필름의 한계를 지적했다.

즉, 영상자료원이나 영화제 등에서 해당 영화를 상영할 때가 아니면 개인이 영상물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없었고, 혹여 가능하다고 해도 많은 비용을 수반할 수밖에 없었다.

영화필름의 한계는 이 뿐만이 아니었다. 아날로그 매체는 이용할 때마다 마멸, 훼손되기 때문에 무제한으로 이용하기 어렵다. 비디오테이프를 생각하면 쉽게 와 닿는다. 1980년대를 주름잡던 영웅본색을 2010년 현재에 본다고 가정해보자. 아마도 ‘지지직’거리는 소음과 화면에 그어져 있는 하얀 줄 때문에, 우리는 영화를 보는 94분 내내 한시도 집중할 수 없을 것이다.

조 부장은 “비디오 자료는 20년을 넘기기가 어렵다. 1980~90년대 영화 중에서도 훼손돼 화질과 음향이 손상된 영화가 많다. 과거의 우수한 영상물을 영구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디지털화가 반드시 선행돼야 했다”고 사업 취지를 설명했다.

영상자료원은 사업을 시작한 후 10여 년 동안 약 1,400여 편의 필름과 3,000여 편의 비디오를 디지털로 전환했다. 1930~1940년대의 희귀 필름은 물론, 한국영화의 황금기였던 60년대, 암흑기였던 70년대의 영화필름을 디지털화해 영화필름의 디지털 전환이라는 첫 번째 전략을 달성할 수 있었다.

[Approach #2] DAM(Digital Asset Management) 시스템 구축

이후 영상자료원은 디지털로 생성‧배포되는 영상물을 수집하고, 수집된 디지털 콘텐츠를 안정적으로 보존‧관리하기 위해 지난 2008년 디지털 아카이빙 시스템인 디지털 자산관리 시스템(DAM)을 구축했다.

매년 기하급수적으로 쏟아지는 디지털 영상물을 온전히 보존하기 위해선 디지털 저장소를 이용해 체계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었다.

영상자료원은 2007년부터 디지털 영상물을 수집하기 시작했는데, 최근 영화필름보다 디지털시네마로 제작되는 편수가 많아지면서 영상자료원의 시스템 용량도 기하급수적으로 방대해졌다.

조 부장은 “디지털시네마의 한편 당 용량은 1.3TB다. 현재 영상자료원이 보유하고 있는 디지털 영상물만 해도 300TB가 넘는다. 아울러 해마다 100TB씩 늘어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영화필름을 디지털화하고 디지털로 생성된 영상물을 수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방대한 양의 영상물을 ‘어떻게 보존할 것인가’하는 것도 중요한 해결과제”라며 보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 한국 영상자료원의 자료보유현황(2010년 11월 30일 기준)

영상자료원은 DAM 시스템의 근간인 디지털 아카이빙 솔루션으로 코난테크놀로지의 코난 디지털아크를 선택했다.

코난 디지털아크는 지식경제부가 주관하고 한국생산성 본부가 시상하는 ‘차세대 세계일류상품’으로 선정된 바 있는 멀티미디어 자산관리 솔루션으로, 멀티미디어 콘텐츠의 체계적인 관리와 활용을 돕는다. 아울러 디지털 콘텐츠를 단순히 아카이빙(보관)하는 것이 아니라, 한 콘텐츠를 여러 사람이 동시에 접근하여 쉽게 활용할 수 있게 했다.

이러한 특성을 기반으로 한 코난 디지털아크는 디지털 콘텐츠를 안정적으로 보존하고, 원소스멀티유저(One Source Multi User)화 되어가고 있는 영상 소비문화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필요한 최적의 제품이었다.

◆ 한국영상자료원 사이트 화면. 코난 디지털아크 기반의 DAM시스템은 트랜스코딩, 카탈로깅 모듈 제공으로 디지털영상물을 체계적으로 관리, 검색, 활용할 수 있게 한다.

[Best Practice #1] 고화질 대용량 데이터 안전하게 보관

코난 디지털아크를 기반으로 DAM 시스템을 구축한 영상자료원은 고화질의 대용량 디지털영상물을 화질 열화 없이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었다.

한국 영상자료원은 해마다 100TB 이상씩 늘어나고 있는 디지털 영상콘텐츠를 안전하게 보존 관리해야 했다. 현재는 디지털 자료의 장기 보존을 보장할 만한 신뢰성 있는 저장매체가 없기 때문에, 이 기관은 스토리지와 LTO테이프, 외장하드디스크에 3벌을 복사해 영상파일의 훼손에 대비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디지털 자료 한편이 1.3TB 내외의 대용량 파일이다 보니 영화 한편 복사하는 데에도 엄청난 시간이 필요했다.

조 부장은 “영상자료원은 워낙 대용량 영상 파일을 취급하고 있기 때문에 파일 복사•전송과 파일 변환 등 작업 처리 속도를 얼마나 빨리 지원할 수 있는지가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이어 “코난 디지털아크 기반의 DAM시스템은 고해상도 영상 파일을 빠른 속도로 지원해줌으로써 업무 처리시간을 단축시켰고 트랜스코딩, 카탈로깅 모듈 제공으로 디지털영상물을 체계적, 효율적으로 관리, 검색, 활용할 수 있게 했다”고 말했다.

[Best Practice #2] 영상자료 서비스 기관으로서의 위상 강화

영상자료원은 디지털 아카이빙 사업 이후 단순한 영상자료 보관소가 아닌 영상 도서관으로서의 위상을 대폭 강화할 수 있었다.

네트워크를 통한 영상물 검색과 공유가 가능해지면서 대국민서비스로서의 콘텐츠 가치를 높일 수 있게 된 것이다.

영상자료원의 영상자료실에 방문하면 간단한 검색만으로 디지털 영상물의 열람이 가능하다. 또한 영상자료원이 저작권을 확보한 경우나, 저작권이 완료된 영화에 한해서는 영상자료원이 운영하는 한국영화데이터베이스(http://www.kmdb.or.kr) 사이트를 통해 VOD형태로 감상할 수 있다.

조 부장은 “영상자료원은 영상자료를 보존할 의무가 있지만, 그것과 동시에 널리 서비스해야 할 책임도 있다”며 “우리는 디지털 아카이빙을 통해 대국민 자료 서비스 기관으로서의 위상을 제고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 조소연 한국영상자료원 자료서비스부 부장은 “영상자료원은 영상자료를 보존할 의무가 있지만, 그것과 동시에 널리 서비스해야 할 의무도 있다. 우리는 디지털 아카이빙을 통해 대국민 자료 서비스 기관으로서의 위상을 제고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Plan] 스토리지 확대 구축, 예산문제 시급한 해결 과제

영상자료원은 3D등 변화하는 디지털 영상 환경에 지속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DAM시스템을 보완 및 개발하고 안정화시키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아울러 매년 디지털 영상물이 100TB씩 증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스토리지 등 저장장치를 확대 구축할 계획이다.

예산 문제는 영상자료원이 해결해야 할 시급한 문제 중 하나이다.

조 부장은 “미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영화 4K해상도의 디지털시네마 파일 한편을 보존하는 데 드는 비용은 영화필름 한편을 보존하는 비용의 11배라고 한다”며 디지털 아카이브에 드는 막대한 비용 문제를 꼬집었다.

이어 “비용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가 지금 당면해 있는 과제”라며 “디지털시네마는 앞으로 거스를 수 없는 화두이고, 그에 따라 디지털 아카이빙은 필수가 됐다. DAM시스템을 고도화하면서도, 디지털 아카이빙에 대한 필요성을 정부나 시장에 적극 피력하고, 예산을 확보해나가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데일리그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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