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9 원짜리 맥북에어, LCD 수리에 121만원? "사실상 폭리"

무성의한 AS 정책에 소비자 불만 높아…

 

# 그래픽카드 팬의 결함으로 애플 AS센터를 찾은 김 모씨. 급한 마음에 컴퓨터를 들고 AS센터를 방문했지만, AS센터에서는 그래픽카드를 통째로 교환해야 한다며 수리비용으로 40만원을 요구했다. 비싼 가격이 부담스러워, 다음날 용산으로 발길을 돌린 김 씨는 한 컴퓨터 수리점을 찾았다. 그곳에서는 팬만 교환하면 된다며 3천원만 받고 수리해줬다.

# 애플 맥북(Macbook) 매니아인 박 모씨는 맥북 보드에 이상이 생겨 AS센터를 찾았다. AS센터에서는 하루에서 길게는 이틀 정도 소요되니 집에 돌아가 있으면 수리 후 연락을 주겠다고 했다. 하지만 박 씨는 며칠이 지나도 AS센터 측으로부터 전화를 받을 수 없었다. 당황한 박 씨는 AS센터에 전화를 걸었고, 그제야 "보드 물량이 없으니 애플 고객지원센터에 문의하라"는 답변만 받을 수 있었다.

 

애플의 AS 정책에 대한 불만의 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AS센터와 애플 고객지원센터의 불친절은 물론, 간단한 고장에도 부품 교환을 제안하거나 수리비용을 과하게 책정하는 등의 무성의한 AS가 이어지자 "한국 고객들을 무시하고 있다"는 소비자들의 불만이 속출하고 있는 것.

IT업계에 종사하는 서 모씨는 얼마 전 구매한 맥북에어의 모니터에 이상이 생겨 AS센터를 방문했다가 황당한 일을 겪었다. 노트북을 살펴본 AS센터 관계자가 "소비자의 불찰로 외압적인 크랙이 발생한 것"이라며 LCD 수리비용으로 121만원을 요구한 것이다.

서 씨는 17일 본지와의 전화연결을 통해 "맥북에어는 인터넷에서 125만원이면 구입 가능하다. 그런데 LCD 수리비용이 121만원인 게 말이 되느냐"고 반문하며, "제품 비용을 고려했을 경우, 애플 측이 폭리를 취한다고 밖에 생각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이러한 내용에 대해 애플 코리아 측에 해명을 요구했지만 아직 답변을 받지 못했다"며 "이게 한국 고객들을 무시한 게 아니면 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애플의 AS 정책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은 인터넷 사이트에서도 심심치 않게 확인할 수 있다.

일부 네티즌들은 "단순한 불친절이 아니라 높은 자리 계시는 분에게 전화 드린 느낌이다", "보증수리기간이 남아있는데도 수리비가 100만원 넘게 나오니 수리가 안 된다는데 이 말을 믿어야 하는지 정말 난감하다", "맥북, 아이팟 등 애플 제품은 AS를 포기해야 한다" 등 애플 AS 정책에 대한 회의적인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대해 애플코리아 관계자는 "AS센터의 기술지원이 불친절하다는 불만에 대해 신속히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하면서도, 한국만 바가지 씌우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국가별로 약간의 비용 차이는 있지만 비슷한 수준"이라고 일축했다.

이어 가격 폭리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제품마다 제조 기술이나 특성에 따라 고장 난 부품만 수리하는 것이 불가능할 수 있는데 이런 경우 애플은 저렴한 가격으로 제품을 교환해주는 리퍼비시 정책을 운영하고 있다"며 "소비자 측에서는 단순히 금전적인 내용만 보고 폭리로 오인할 수 있지만 역으로 소비자에게 비용 효율을 가져다 줄 수도 있다"고 해명했다.

한편 애플의 AS 정책이 논란이 되자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10월, 애플의 AS 정책이 불공정 조항인지 전반적으로 점검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데일리그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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