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서비스 업계의 수익과 트레이드 오프, “대기업 원치 않아

SMB 공공부문 성장 가능성, “고용승계 걸림돌 적지 않다

새로운 컴퓨터 이용 방법으로 부각되고 있는 클라우드 컴퓨팅이 한국에서 매우 더디게 확산되고 있다. 성장 가능성도 매우 불투명하다. 그 원인이 IT서비스 업계에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북미서 처음 등장한 개념으로 하드웨어·소프트웨어 등의 컴퓨팅 자원을 자신이 필요한 만큼 빌려 쓰고 이에 대한 사용요금을 지급하는 방식의 컴퓨팅 서비스. 서로 다른 물리적인 위치에 존재하는 컴퓨팅 자원을 가상화 기술로 통합해 제공하는 기술을 말한다.

클라우드 컴퓨팅을 도입하면 기업 또는 개인은 컴퓨터 시스템을 유지·보수·관리하기 위해 들어가는 비용과 서버의 구매 및 설치 비용, 업데이트 비용, 소프트웨어 구매 비용 등 엄청난 비용과 시간·인력을 줄일 수 있고, 에너지 절감에도 기여할 수 있다.

이런 장점을 가진 클라우드 컴퓨팅은 그러나 국내선 아직까지 크게 확산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앞으로도 활성화가 쉽진 않을 것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지적한다.

국내에 하드웨어를 공급하고 있는 외국계 기업의 한 관계자는 “북미 중심으로 확산된 클라우드 컴퓨팅은 현재 유럽서도 자원 절감을 위한 대안으로 부각되고 있고 실제 시장 사이즈도 커지고 있지만, 국내서는 그 확산속도가 매우 느린 편”이라고 지적했다.

확산이 더딘 이유에 대해 그는 “대기업 중심으로 짜진 국내 IT서비스 업계의 영향력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여기서 IT서비스 업계의 수익구조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들 업계는 수익의 절반 이상을 계열사의 IT시스템을 대행해주면서 얻고 있다”고 밝혔다.

설명에 따르면 IT서비스 기업의 계열사가 위탁하고 있던 시스템이나 서비스를 외부 기업에 맡기면 결국 IT서비스 기업의 몫이 줄어들게 된다. 이를 우려한 IT서비스 기업들이 계열사의 클라우드 서비스 이용을 원치 않고 있다는 것.

실제로  삼성, LG, 포스코 등을 포함해 정보시스템을 외부 클라우드에 맡긴 대기업 계열사는 거의 전무한 실정이다.

클라우드 확산이 더딘 또 다른 이유는, 클라우드가 IT서비스 업계가 수익을 내는 핵심구조에 전혀 부흥하지 않기 때문이다.

IT서비스 업체들은 계열사가 요구하는 IT제품이나 서비스를 외부에서 찾아 구매를 대행해주면서 중간 차익으로 15% 이상의 마진을 챙긴다. IT서비스 업계의 핵심 수익원이다.

이와 관련, 한 전자기업의 IT제품 구매를 담당하고 있는 한 IT서비스 업체 관계자는 “클라우드가 활성화되면 제품 전달자로서의 역할이 사라져, IT서비스 업계가 대행 수수료조로 받아온 15~20% 가량의 중간 마진을 챙길 수 없게 된다. 이 때문에 클라우드가 활성화된다면 이는 IT서비스 업계에 큰 타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어떤 IT서비스 업체도 이처럼 자사에게 불리한 상황이 찾아오는 것을 손 놓고 방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그는 밝혔다.

이처럼 대기업 시장서 클라우드 부흥이 어렵기 때문에, 향후 국내서 클라우드가 활성화된다면, 대기업 중심이 아닌 SMB나 공공분야 중심으로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이 경우도 전산실에 종사하고 있는 IT인력의 고용승계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등 활성화에 많은 걸림돌이 존재한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지적했다.

<데일리그리드>

저작권자 © 데일리그리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