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태권도협회 회장선거 기호 1번 정재규 후보

서울시 태권도협회 기호 1번 회장 후보 정재규 후보. 태권도 9단, 공직, 학계를 거치고 특정 파벌 계파에 속하지 않은 무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정재규 서울시 태권도협회 회장 후보는 어떤 생각으로 이번 선거에 나서게 되었을까? 현재 수장이 공석인 가운데 서울시 태권도협회(이하 서태협)는 2017년 5월 24일 선거를 통해 신임 회장을 선출한다.

2014년 전국체전 고등부 서울시 태권도 대표 선발전에서 당시 서울시 태권도협회 임원 등이 꾸민 승부조작으로 인해 한 선수 아버지가 억울함을 호소하며 자살한 사건이 발생했다. 사건 후 서울시 태권도협회는 조직 사유화, 부정적인 사무국 운영, 불공정 운영 등을 이유로 2016년 5월 서울시 체육회 산하 관리단체로 지정됐다.

이런 이유로 서태협은 현재 집행부가 없는 상태다. 새롭게 서태협을 꾸려나갈 회장을 2017년 5월 24일 선출한다. 본격적인 선거운동이 벌어진 가운데 후보 중 '적페청산, 개혁, 태권도 관장 복지 및 경영 환경 지원, 무예 본질 각성'과 같은 공약을 발표한 기호 1번 정재규 후보를 만났다. 정재규 후보는 지난 2016년 9월 서울시 체육회로부터 위기에 빠진 서태협을 바로 잡아달라고 관리단체위원회 위원장으로 추천받아 재직했다.

그러나 서울시 태권도협회 개혁이라는 시대적 과업은 관리위원장 직함의 구조적 권한 한계로 인해 정재규 후보는 사퇴 후 이번 회장 선거에 참여하게 됐다고 한다. 정재규 후보는 처음에는 선비와 같이 몸가짐이 반듯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인터뷰 시작 후 태권도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에너지가 넘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 서울시 태권도협회 관리위원장으로 취임 그리고 8개월 만에 사퇴 후 협회 회장 선거에 나서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정재규 후보 : 저는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태권도를 배우고 태권도인으로 살아오면서 늘 태권도에 빚이 있다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서울시 태권도협회 내 구 회장단의 장기 집권, 사유화 소식 그리고 불미스런 일을 알게 되면서 바로 잡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와 연관되어 2014년 전국체전 시 대표 선발전에서 한 고등학교 선수가 우세한 경기력을 보이고도 상대편 선수측, 서태협 일부 회장단 임원과 심판진의 매수로 인해 패배한 사실은 태권도인의 한 사람으로 매우 가슴이 아팠습니다. 게다가 억울함을 호소하며 패배한 선수 아버지가 자살하면서 사회적으로도 국가적으로도 지탄을 받게 되었습니다.

결국 서울시 태권도협회는 이로 인해 서울시 체육회 관리기관으로 통합되는 계기가 되었지요. 구 지도부를 해체시킨 서울시 체육회는 2016년 9월 1일 서울시 체육회가 심사를 거치고 박원순 서울시 시장의 동의를 받아 서태협 관리위원장으로 취임했습니다.

서태협 관리위원장으로 취임 후 제일 먼저 한 일은 태권도복을 입고 국립묘지에 참배하는 것이었습니다. 곧바로 실추된 태권도와 서울시 태권도협회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개혁과 적폐 청산에 공을 들였습니다. 그러나 서태협 내 관리위원장은 개혁을 할 수 있는 권한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20여년간 장기 집권한 구 회장단의 영향력이 아직도 남아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또 관리위원장의 권한으로는 한정되어 도저히 개혁을 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서울시 체육회에 관리조직으로 편입된 후 처음으로 치뤄지는 회장 선거에 입후보해 합리적인 개혁, 서울시 태권도인이 모두 자랑스러워하는 단체로 거듭나도록 봉사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출마했습니다.

태권도인과 환담 중인 정재규 후보

■ 서울시 태권도협회 회장이 되시면 어떤 일을 하시고 싶으신가요?

정재규 후보 : 1300여 개 서울시 산하 도장을 대표하는 서태협은 장기간 구 회장단의 사조직화로 제대로 된 기능을 발휘할 수 없었습니다. 이제 서태협 사무국은 협회 내 도장의 애로사항을 경청해야 하고 비전을 제시하는 데 힘을 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인구 감소로 인해 현재 도장을 운영하는 관장님들의 경영 환경이 매우 어려워졌습니다. 제가 회장으로 선출된다면 우선 젊고 유능한 인재들이 언제든지 등용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고 일선 도장에서 힘들어하는 애로사항을 경청하고 섬기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 그럼 공약에 대해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정재규 후보 : 먼저 사무국 업무 구조 조정을 하고 싶습니다. 현재 서태협 사무국 직원은 20명입니다. 서울시 도장이 1300여개 대비 사무국 인원은 20명입니다. 경기도는 서울 도장의 2배가 넘는 약 2,400개 도장 대비 사무국 직원은 6명입니다.

경기도 태권도협회는 사무국 경비를 줄이면서 현재 300억 원의 현금 예찰 보유 및 경기도 태권도협회용 부지 20만 평을 매입할 정도로 알차게 살림을 꾸려나가고 있습니다. 서울시 태권도협회도 사무국 운영을 잘한다면 충분히 재원 마련을 통해 보다 회원들에게 혜택을 드리는 복지 정책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사무국 직원분들 중 희망퇴직을 문의한 후 희망자에게는 기회를 드리고 잔류하는 사무국 직원에게는 서태협 재원 마련을 위한 사업 부문과 관내 도장에서 힘들어하는 애로사항을 취합해 개선책을 마련해주는 업무를 분담해 확 달라진 사무국 분위기로 만들고 싶습니다.

일선 도장의 발전을 위해 효율적인 협회를 만들고 싶습니다. 그리고 회계의 투명성을 위해 모든 협회 재정 부문을 공개하는 도덕적인 협회가 되도록 변화하겠습니다. 지난 구 지도부는 공금을 회원들을 위해 사용하지 않고 임원진 사조직을 위한 지출 사례가 많아 결과적으로 협회 내 재정이 남아 있는 것이 없습니다.

절약할것은 아껴 남은 비용을 다시 일선 도장 회원들에게 돌려드릴 수 있는 투명 시스템을 도입하겠습니다. 분기별로 예산 집행에 대한 자료들을 공개하고 차차 회원분들에게 신뢰를 얻는 협회로 재도약하는 계기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사무국 내 도장 경영지원을 위한 지원부서를 신설하는 것도 중점적으로 임기 내 이뤄낼 사항입니다. 현재 서태협은 경기 위주 구조로 편성되어 있습니다. 기존 경기 지원부서는 유지하되 동일 수준의 일선 도장 경영 활성화를 위한 적극적인 지원 시스템과 부서를 신설하겠습니다. 경영 환경이 개선되어야 태권도인들이 증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원로 태권도인과 회원 모두에게 복지 제도인 연금 제도를 반드시 만들고 싶습니다. 당장 올해 회장으로 당선된다면 하반기부터 원로 9단 유단자 및 30년 이상 체육관 운영 중인 회원들에게 연금을 집행한다는 복지 정책을 세웠습니다.

재원 마련은 앞서 말씀드린대로 사무국 긴축 조정 및 사무국 인원이 합법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비즈니스 사업 분야를 담당케해 잉여 자금을 원로 회원들에게 드리는 정책을 실현하고 싶습니다.

태권도인에게 성지인 국기원이 우리 서울시 태권도협회 관내에 있습니다. 제가 회장이 된다면 국기원 승품 심사를 개선하고 질을 높이는 등 퀄러티 업그레이드에 신경을 쓰겠습니다. 좀더 성스럽고 품위 있는 국기원 승품 심사 시스템을 도입하고 싶습니다. 그래야 태권도 단증에 대한 가치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뉴스를 보면 학교에서 학생들이 스승을 더 이상 존경하지 않고 어른에게 무례하며 동료 혹은 후배에게 폭력을 일삼는 이른바 학원 폭력 사고가 자주 들립니다. 태권도의 본질인 무예 정신을 제대로 학생 시절부터 수련하게 한다면 자연스럽게 예의와 정의 의식 그리고 준법정신에 대한 마음가짐을 배양할 수 있으며 신체적으로는 건강함을 유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제는 경기력 위주의 태권도 중심에서 확장성을 발휘해 심신을 수양하는 무도의 장점을 널리 알리고 싶습니다.

회장 임기 중 서태협 회관 부지 재원을 마련하고 싶습니다. 현재 서태협은 월세를 지급하며 사무국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매년 5억 원씩의 재원을 마련한다면 4년 후 퇴임 시 총 20억 원의 회관 부지의 기초 재원을 후진들에게 물려줄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합니다.

현재 서태협은 법적으론 4년 임기 재 신임을 얻으면 중임 8년 회장 재직이 가능합니다. 그러나 저는 단임 기간만 생각하고 있습니다. 4년 간 최선을 다해 서태협 회관 재원의 든든한 초석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서태협 회관은 태권도인 누구나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심신을 수련하는 장소로 사용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현재 일선 체육도장 관장님들의 애로사항을 수렴해 현재 경영난을 갖게 하는 원인 중 하나인 동승자법 개정을 통과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경제가 어렵고 저출산 시대이다보니 과거보다 관원이 감소한 것이 현실입니다.

반면 도장에서 지출해야 하는 사안들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그 중 동승자 관련 인건비입니다. 현행 동승자법 중 15인승 이상 탑승 시 동승자를 두게 하는 기존 법안 중 개정을 통해 동승자의 인건비를 국가와 체육관에서 절반씩 부담한다는 것이다.

이 개정안이 통과하기 위해 이미 많은 국회의원들이 검토 및 공감을 한 상태입니다. 이동섭 의원은 그 중 주도적인 개정안을 발의하기 위해 노력해 주시는 분입니다. 이동섭 의원은 국회의원 1호 태권도 유단자 출신입니다.

현재 14명의 국회의원이 개정안에 대해 동의한 상태로 6명의 국회의원의 추가 동의시 국회 본 회의에서 통과될 수 있다고 합니다. 이를 위해 지속적으로 국회의원들의 협조를 구할 것입니다. 나 역시 관리위원장 시절 협조 공문을 국회의원들에게 보냈습니다.

자랑스럽고 사랑받는 서울시 태권도협회로 만들고 싶다는 정재규 후보.

■ 공약을 듣다보니 사무국의 역할은 협회 회원들의 권익은 보호하고 살림은 줄이시겠다고 이해 했습니다. 서태협 사무국의 개혁이라고 보면 될까요?

정재규 후보 : 네 맞습니다. 서태협 사무국은 철저하게 협회 회원들을 위해 존재하는 것입니다. 일선 도장의 법제적, 경영, 양질의 프로그램 제시 등 할일이 많습니다. 이전에는 복지, 권익 보호, 프로그램 개발, 부당하거나 불편한 법률 개선 등의 업무가 사실상 정지되고 경기 관련 위주로 촛점이 맞추어져 있었습니다.

회장에 당선되어 제일 먼저 사무국의 목적과 나아가야할 비전을 다시 제시하고 사무국 모든 임직원이 회원들을 위한 봉사하는 자세로 거듭나도록 개혁하고 싶습니다.

■ 외부에서 볼때 이번 서태협 회장 선거에 대해 관심이 많은 것 같습니다. 구 회장단의 경기 심판 매수 연루때문이라고 판단됩니다. 앞으로 이와 관련해 서태협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협회가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정재규 후보 : 우선, 도덕적 투명 그리고 심신을 수련하는 무예 본연의 캠페인을 펼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앞서 공약 관련 내용에서 언급한것과 같이 우선 협회 예산 집행에 대한 투명성이 자리잡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집행하는 예산 역시 회원들에게 도움이 되는 방안으로 사용되어야 합니다. 또, 기존 승급 심사 및 경기에만 관심을 갖던 서태협이 무예 본연, 태권도 본질의 정신을 계승하고 이를 다시 바로잡는 캠페인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태권도는 단순히 호실술이 아닌 경기용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태권도를 수련하면 예의가 무엇인지 그리고 약자를 보호하고 정의로운 마음을 갖게 하는 건강한 심신수련의 한국인의 무예라는 것을 심어줄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부분이 개선된다면 서태협에 대해 관심과 우려를 갖던 분들도 분명히 성원해 주실것이라 믿습니다.

서태협 회장선거 기호 1번 정재규 후보.

■ 서울시 태권도협회 회장으로 출마하면서 협회원들에게 출마하는 각오를 말씀해 주십시오.

정재규 후보 : 네. 이번 선거는 우리 서울시 태권도협회가 새롭게 거듭날 수 있는 중요한 기회입니다. 제가 약 8개월 동안 서태협 관리위원장을 맡으면서 전반적인 회원들의 요청사항과 내부에서 개혁해야 할 사항이 무엇인지를 파악했습니다.

어떤 부분이 정확하게 개혁해야 하는지에 대해 밑그림을 그릴 수 있었습니다. 관리위원장의자격으로 개혁을 계획했던 부분을 서태협 회장 권한으로 모든 공약을 이행하고 부족한 부분은 분석해 수정하고 실행에 옮기는 개혁을 완수하고자 합니다.

인터뷰 처음부터 끝까지 정확한 발음과 목소리로 서태협에 대한 분명한 청사진을 갖고 있음을 보여준 정재규 후보. 정재규 후보는 조용하지만 이미 그의 눈빛을 통해 개혁과 미래를 향한 청사진이 보이는듯 했다.

오랜 세월 회장단의 장기 집권의 결과 내분을 겪게 된 서태협. 4년 만 서태협 회장을 맡아 적폐청산과 개혁, 투명한 재정 자립도를 높이고 회원들의 권익을 위해 협회를 재건하려한다고 출마의 각오를 다진 정재규 후보. 태권도인과 서울 시민들의 눈과 귀가 오는 24일 서태협 회장 선거에 점점 집중되고 있다.

Profile 정재규 (서울시 태권도협회 회장 후보, 전 서울시 태권도협회 관리단체위원회 위원장)

전북 순창 출생, 한양대학교를 졸업했다. 단국대에서 행정학 석사를, 미국 Coral Ridge Baptist University에서 교육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ROTC 장교 출신으로 특전사에서 태권도를 가르쳤으며, 브라질 대통령궁 경호사범으로 근무한 바 있다. 美國 올림픽 태권도 국가대표팀 코치 및 감독을 역임했고, 청와대 대통령 경호실 특별보좌관을 지냈다.

태권도 공인 9단이며, 서울시태권도협회는 물론 대한태권도협회, 국기원, 세계태권도연맹에서 임원직을 비롯한 공적(公的) 업무를 수행한 바 있다. 국내외 태권도 관련 학계와 공직을 두루 거친 인물이다. 원칙을 중시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설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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