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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의 창(窓)
한문학 연구를 35년간 했으며 전문번역가로서 다년간 고전번역을 해왔다. 난중일기의 교감학적 검토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국내 최초로 난중일기를 완역했고, 2013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난중일기 등재시 자문위원을 맡았다. 현재 이순신관련 문헌발굴에 매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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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의 窓]《난중일기》의 연구 성과최초 번역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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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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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순신이 무과 출신임에도 전란 중에 《난중일기》라는 불후의 역작을 남길 수 있었던 것은 어려서부터 문인적인 소양을 충실히 쌓아 문과 출신 이상의 비범한 문재(文才)를 겸비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난해한 초서(草書)로 작성한다는 것은 일반 장수로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난중일기》를 거침없이 흘려 써내려간 필치에서 나타나는 문체와 필체의 특징을 통해 이순신의 남다른 문필력을 엿볼 수 있다.

1795년 조선 정조(正祖)의 명으로 규장각 문신 윤행임(尹行恁)과 검서관 유득공(柳得恭)이 이순신의 문집인 《이충무공전서(李忠武公全書)》를 정유동주자로 간행하면서 《난중일기》탈초본을 활자화한 최초의 판본이 수록되었다. 《난중일기》는 전쟁이라는 위급한 상황에서 작성된 것으로서 미상과 오독으로 인해 판본상의 문제점을 남기기도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충무공전서》자체를 폄훼해서는 안될 것이다. 그 당시 국가에서 간행한 관찬문집으로서 여기에 실린 내용들은 대부분 사실적인 것이다.

《난중일기》번역서를 살펴보면, 우선 번역서에 대한 기준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번역서를 말할 때는 전체 원문을 번역한 것을 위주로 하기 때문에 당연히 초역(抄譯)은 제외되고 전역(全譯)을 위주로 한다. 이는 인문학계나 번역계에 통용되는 원칙이다. 필자가 2013년 난중일기의 최초 한글번역서인 홍기문의 《난중일기》(1955)를 국내에 처음 소개한 적이 있다. 간혹 이보다 먼저 나온 《난중일기》초역본 번역서(설의식, 이은상)를 최초 역서로 말하는 경우도 있는데, 여기에는 초역이라는 한계가 있다.

《난중일기》에 대한 최초 번역서를 굳이 말한다면 조선연구회의 주간인 아요야 나기 난메이(靑柳南冥)가 일본어로 처음 번역한 《일역 난중일기》(1916)를 들 수 있다. 이는 근대시대에 처음 번역된 것이지만, 을미년 5월 29일까지만 번역한 것이기 때문에 번역서로서 인정받지 못했다. 하지만 이것도 일부 번역된 책으로서 번역에 참고할만하다.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의 주변 인물들의 문집류에도 《난중일기》내용이 일부 초록된 내용이 있다. 이것이 혹 《난중일기》보다 먼저 번역되었다면 이 초역을 《난중일기》최초번역이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번역서의 기준을 모르고 하는 주장은 통념에 반하여 공감을 얻지 못하고 혼란만 초래할 뿐이다. 요컨대 한 텍스트를 대상으로 하는 번역은 전편을 번역해야 비로소 업적물로 인정받는다. 오히려 부분적인 내용을 처음 발굴하는 것은 유의미한 일이다. 필자가 처음 발굴한 이순신이 옮겨 적은 나관중의《삼국지통속연의(三國志通俗演義)》내용과 명나라 담종인의 금토패문(禁討牌文) 전문은 세인과 학자들로부터 많은 공감을 얻은 바 있었다.

 

글 : 노승석 이순신 연구가(교감완역 난중일기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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