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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그리드=이승재 기자] 3세 경영 체제로 접어든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이 최근 서로를 주시하며 견제하는 관계에서 ‘협력 모드’로 전환할 것이란 관측이 대두되고 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선 배터리를 첫손에 꼽고 있는데 현대차그룹은 ‘공급 부족’ 상태인 전기차용 배터리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고, 삼성SDI는 세계 5위 자동차 메이커에 투입될 대규모 물량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 우선점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미 두 회사는 실무 차원에서 초기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이 그동안 수차례 현대차그룹 문을 두드렸지만 현대차 최고위층에서 ‘삼성이 언제 다시 완성차사업에 뛰어들지 모른다’며 반대한 것으로 회자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정 부회장에게 힘이 실리면서 미묘한 변화가 감지됐다. 기아차가 지난 8월 삼성전자와 처음으로 공동 마케팅을 한 게 대표적인 사례. 이 부회장도 올 들어 외부행사 때 사용하는 업무용 차량을 쌍용 체어맨에서 현대 제네시스 EQ900으로 바꾸기도 했다.

또 지난 8월 삼성전자가 “완성차사업을 할 계획이 없다”고 이례적으로 발표한 것 역시 “삼성이 현대자동차그룹에 던진 메시지”란 해석이 대두되고 있다. 결국“완성차를 놓고 현대차와 경쟁할 뜻이 없으니 삼성의 배터리, 반도체 등 부품을 써달라”는 주문이었다는 얘기다.

재계에선 두 그룹의 협업 시점을 내년으로 예상. 지난달 승진한 정의선 총괄수석부회장의 입지가 더욱 탄탄해지기 때문. 재계에선 정 부회장이 명분보다 실리를 중시하는 데다 커넥티드카 등 미래 자동차 기술력을 끌어올려야 하는 숙제도 안고 있는 만큼 전장분야 강자인 삼성과의 협업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정 부회장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오랜 기간 친분을 쌓은 것도 이런 전망에 힘을 실어준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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