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업 후 새로운 회사로 가입자 빼돌리기 의혹 역시 제기..."가입자들의 각별한 주의 요구돼"

▲ 사진 = 천궁라이프 이안상조 홈페이지 캡쳐

[데일리그리드=김수빈 기자] 국내 14만명의 가입자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천궁실버라이프 이안상조(이하 천궁실버라이프)가 지난 5일 한국상조공제조합(이하 한상공)으로부터 해지통보를 받고 사실상 폐업절차를 밟고 있는 가운데 천궁실버라이프 측이 이안라이프(가칭)를 새롭게 런칭해 가입자를 빼돌리고 영업활동을 시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충격을 줬다.

현재는 올 1월 24일 개정된 선불식 할부거래법에 의해 자본금 15억원 이상(기존 3억)인 상조회사만 재등록 허가를 받아 정상영업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총 146개 상조 회사 중 일부는 무리하게 자본금 15억을 맞추기 위해 자금을 끌어모아 이들 회사 중 상당수는 자본잠식 상태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천궁실버라이프 역시 자본금 15억을 맞췄으나 이미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고 결국 1월 29일 한상공으로부터 영업중지 통보를 받은 바 있다. 업계 관계자 A씨에 의하면 영업중지 통보를 받고도 천궁실버라이프 측은 영업활동을 진행해왔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과거 천궁실버라이프에 근무했던 B씨는 더욱 충격적인 소식을 전했다.

B씨는 "이미 한상공으로부터 '중지'통보를 받고 2월 말부터 직원들을 불러모아 천궁실버라이프 가입자들을 이안라이프로 옮기는 작업이 병행됐다"며 "가입자들을 빼오기 위해 인당 10만원을 주고 그간 납부액을 모두 인정해주는 쪽으로 기존 가입자들을 설득하고 있다"고 전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한상공 측은 "천궁실버라이프 사태를 인지하고 있으며 폐업 후 발생하는 피해자들에게 납입금 중 50%를 현금 지급할 예정이다"며 "현재 (신고된) 천궁실버라이프 보상대상은 5만5천명이며 350억원과 담보 170억원을 설정해놓았다"고 전했으며 최근까지 천공실버라이프에 재직한 B씨 및 업계관계자 A씨가 밝힌 가입자 14만명과 한상공에서 주장하는 5만5천명과는 큰 차이가 있다.

문제는 이 뿐만이 아니다.

그간 천궁실버라이프는 신사옥 완공 후 자금 흐름이 최악으로 치닫던 지난해 말과 올해 초, 서울에 8명, 지방에 8명(총 16명)인 장례지도사들에게 개인사업자 등록을 얘기하며 개인사업자 등록을 마친 장례지도사에게 "일단 행사(장례식)를 진행하고 돈은 추후에 주겠다"고 밝혔지만 장례지도사들은 결국 이 돈은 돌려받지 못했다.

장례지도사 이외에도 약 1,000여명 되는 천궁실버라이프 소속의 영업직원 역시 회사가 약속한 인센티브를 받지 못하고 현재는 자신들이 유치한 고객들에게 항의전화를 받고 있어 정상생활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본지는 천궁실버라이프 측과 전화연결을 수차례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질 않고 있다.

한편 상-장례인들의 권익보호 단체인 사단법인 대한장례인협회(회장 이상재)는 "천궁실버라이프(이안상조)의 전국적인 장례행사팀 들이 회사로부터 받지못한 행사대금이 수억원이 넘는것은 먹튀를 계획적으로 기획한 정황이 보인다"며 상조회사 대표의 도덕 불감증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나태내고 공제조합과 주무부서의 무능함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번 천궁실버라이프 사태의 처리과정이 전체 상조회사의 존폐를 결정할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중대한 사안이며 지난 2016년 발생한 국민상조 사태와 흡사해 가입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김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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