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1일, 국내 대표 로또복권 전문업체 로또리치(lottorich.co.kr)의 협조로 실제 로또 1등 당첨자를 만나 인터뷰를 시도할 수 있었다. 그는 바로 지난 7월 27일 토요일, 제 556회 로또추첨에서 당첨금 20억원의 행운을 얻은 장성훈(가명, 50대 남성) 씨.

 
당시 탄생한 총 7명의 1등 당첨자 중 장씨는 유일한 수동 로또 구매자였던 것으로 화재가 되기도 했는데, 그 내막은 로또리치의 로또1등 추천번호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었다는 것. 556회 로또추첨이 있기 3일 전인 7월 24일 오전에 로또1등 번호를 추천 받았고 그 번호대로 로또를 구입한 것이다.

한 식당에 자리를 잡고 촬영을 준비하고 있으니, 마침내 장성훈 씨가 모습을 드러냈다. 기적의 주인공인 만큼 표정은 밝았으나, 어딘지 모르게 지쳐 보이는 기색이었다. 좀 전에 병원에서 혈액 투석을 하고 이 자리에 나왔다는 그는,

“사실 제가 몸이 많이 불편합니다. 작은 요식업체를 경영하고 있는데, 사업이 많이 힘들더라고요. 7차례 대출까지 받아 경영난을 타계해보려 했으나, 점점 불어나는 빚더미에 현실은 점점 더 절박해지기만 했습니다. 스트레스 때문인지 몸에 병이 자라고 있었더군요. 당뇨 합병증까지 얻었고 결국 신장까지 망가져버려서, 얼마 후 이식 수술을 앞두고 있습니다.”라며 말문을 열었다.

장 씨는 대화를 오래 하는 것조차 버거워했고, 인터뷰 도중 수시로 껌을 씹어야 했다. 장 씨의 몸 상태를 고려해 촬영은 여러 차례 중단돼야 했다. 심지어 그는 촬영장에 준비된 어떠한 음식에도 손을 대지 않았고, 촬영 내내 물만 들이킬 뿐이었다.

신장이식 수술비용도 무려 3천~4천만원의 거액이라 엄두를 못 내고 있었는데 마침 로또에 당첨이 되었고, 조직검사 과정에서 가족들과도 맞기 힘들다는 이식조건이 둘째 매형과 맞게 나왔고 매형은 기증에 흔쾌히 동의하며 겹 경사를 맞았다. 현재 외국에 거주 중인 매형은 수술일인 10월 2일에 맞춰 귀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 토요일 밤, 제가 로또 1등에 당첨됐다는 로또리치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처음에는 전혀 믿지 않았죠. 요즘 보이스피싱 같은 사기 사례가 참 많잖아요. 로또리치 직원의 안내와 질문에 시큰둥하게 응하고 급히 전화를 끊었습니다.”

새벽에 잠에서 깬 그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서둘러 로또 용지가 있는 자신의 가게로 향했다. 자신의 로또 용지에 556회 로또당첨번호가 정확히 인쇄돼있는 것을 확인한 장 씨. 그제서야 소름 돋는 감격이 밀려왔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기분이었습니다. 정말 가슴 벅차고, 이런 행운이 내게 왔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죠. 그날 저녁 침대에 누웠는데 잠이 오지 않았습니다. 머릿속에 오만 가지 생각들이 스쳐갔는데, 주로 이 돈을 어떻게 써야 할지를 생각하다 밤을 꼬박 새웠네요. 그 동안 발목을 잡았던 수술비를 해결하고, 대출받은 빚을 청산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들떴습니다.”

그는 월요일이 되자마자 차를 몰아 서대문 농협은행 본점으로 향했다. 먼저 영업점에 들러 통장을 개설하고 다시 방으로 안내돼 로또 용지와 신분 확인 후 당첨금을 수령했다. 통장에 찍힌 금액을 보고서야 확실히 실감이 났다.

“당첨 당시 아내가 고향에 가 있어서 함께 기쁨을 나누지 못했다가, 31일 아내가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곧바로 사실을 털어놓았는데, 아내도 처음에는 믿으려 하지 않더라고요. 제가 통장을 보여주자, 아내는 그제서야 눈물을 흘리며 소리를 질렀습니다.”

 
“이미 당첨금 중 절반을 썼습니다. 수십 년째 어려운 사업을 끌어가다 보니, 은행은 물론 친지나 지인들에게도 많은 신세를 졌는데 이 기회에 은행 빚을 탕감하고, 주변에도 다소의 은혜를 갚았습니다. 또 수년 동안 소액이지만 꾸준히 기부활동을 해왔었는데, 이번에는 모 대학에 1억원의 기부를 할 예정입니다.”

한편, 장성훈 씨는 로또리치 홈페이지(lottorich.co.kr)에 직접 당첨후기를 남기기도 해 많은 네티즌들의 반향을 이끌어내고 있다. 글에는 당첨 축하, 성공적인 수술 기원과 응원을 담은 수많은 댓글이 이어지고 있는데, 장 씨는 “모든 댓글들을 읽어보았다. 그 중 나처럼 빚과 중병에 고생하는 분이 부러움과 축하의 메시지를 남겨주신 것을 읽을 때 동병상련을 느끼며 울컥했었다”면서 “모든 불들의 진심 어린 축하에 정말 감사를 드린다. 절대 용기 잃지 말고, 그 분들께도 반드시 좋은 날이 오기를 기원하겠다”고 전했다.

남은경 기자
저작권자 © 데일리그리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