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자란 동양고전은 반문명 사상을 담고 있다. 하여 노자를 읽을 땐 문명와 반문명을 동시에 바라 볼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하다. 노자의 23장에 보면 “허기심, 실기복, 약기지, 강기골(虛其心, 實其腹, 弱其志, 强其骨)”이란 문구가 있다. 참으로 아름다운 리릭(lyric)이나 처음 대하는 이들은 이해하기 다소 어려울 수 있다.

노자 스타일에 맞게 잡스러운 설명을 빼면, 머리를 복잡하게 하는 생각은 버리고, 몸을 건강하게 만드는 생활을 추구하는 것이 지극히 이롭다는 뜻이다. 우리가 선택한 자본주의는 이런 노자의 삶을 어렵게 만드니, 정책으로 강제해 머리를 비우는 삶을 백성들이 살 수 있게 하는 것이 좋다.

그래서 복지정책이 중요한 것인데, 박근혜 정부가 돈이 없어 대선 때 내세웠던 복지 공약을 대폭 축소한다니, 아쉬움이 있을 수밖에 없다. 거시경제 관점에서 복지는 총수요를 견인해 GDP를 높일 수 있는 길이기도 한데, 박근혜 정부는 “이것저것 다 좋은데, 일단 돈이 없다”라고 얘기한다. 그런데 그 돈은 원래부터 없었다. 치자(治者)가 백성의 배를 채우는 정책을 펴는 것을 노자는 성인의 다스림(是以聖人之治)이라고 말했다.

장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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