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늘마음한의원(분당점) 고진식 원장

주부습진으로 알려진 ‘만성손습진’이 다양한 직종에서 발생하며 수면장애, 대인기피증과 같은 정신적인 후유증까지 유발하는 것으로 나타나 주의가 요구된다.

대한접촉피부염 및 피부알레르기학회에 따르면 지난 4월 20일부터 5월 20일까지 전국 13개 대학병원에서 진료 받은 만성손습진 환자 353명(여성 221명, 남성 132명)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만성손습진으로 진료 받은 환자 중 주부가 24.9%(88명)로 가장 많았으며 의료기관 종사자가 23.5%(83명)로 그 뒤를 이었다.

하지만 조사 결과 더 심각한 것은 만성손습진에 따른 후유증이다. 만성손습진이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질문에 응답자의 76.2%(269명)가 ‘대인관계에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으며 ‘우울하고 불안한 감정이 든 적이 있다’는 환자는 69.4%(245명), ‘잠을 제대로 못 잔 적이 있다’는 환자는 55.8%(197명)로 조사됐다. 만성손습진이 단순한 피부질환을 넘어 정신적인 부분까지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얘기다.

만성손습진은 습진이 손에 나타난 형태로 손습진이 3개월 이상 지속되거나 12개월 안에 2회 이상 재발하는 경우에 국한된 피부질환을 말한다. 잦은 손 세정과 화학물질 노출, 아토피피부염 등이 원인으로 알려져 있는데, 간지러움, 건조함, 피부가 갈라지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따라서 직업과 관련 있는 경우가 많고, 주부나 의료인, 미용사, 플로리스트, 요식업 및 농업 종사자 등에서 증상이 많이 나타난다.

손습진의 전형적인 증상은 붉은 반점, 비늘(인설), 부종, 갈라짐, 까짐 등인데, 손습진의 양상은 증상의 정도와 발생 시기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난다. 주 증상인 갈라짐과 같은 증상은 손을 쓰는 일을 방해한다. 특히 생계로 인해 직업을 그만 둘 수 없는 만성손습진 환자는 치료가 쉽지 않아 질환이 악화될 위험성이 높다.

만성손습진의 치료와 예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일상생활에서 손의 자극을 줄이는 생활습관이 중요하다. 손은 미지근한 물로 닦고, 꼭 필요한 경우에만 순한 비누를 사용한다. 깨끗한 수건으로 손가락 사이사이에 물기가 없도록 잘 닦아낸 후 잘 건조시킨다. 과일즙, 과일, 채소, 생고기를 손으로 직접 만지면 습진이 악화될 수 있다. 헤어토닉, 헤어로션, 염색약, 샴푸, 린스 사용 시에도 가능한 손과의 직접적인 접촉을 피하는 게 좋다. 털옷은 가려움을 유발시키므로 가급적 착용하지 않는 게 좋다.

설거지나 세탁 등 물 일을 할 때 비닐장갑을 착용한다. 장갑 밑에 땀이 차서 짓무를 수 있기 때문에 장갑 속에 면장갑을 착용한다. 추운 날씨에는 장갑을 껴서 손을 보호한다.

보습제는 손상된 피부 장벽을 회복시키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목욕하거나 손을 씻은 후에는 바로 보습제를 발라 피부에 수분을 유지시켜준다. 수시로 충분한 양의 보습제를 바르는 것이 좋고, 손에는 반드시 처방된 크림과 연고만을 사용하는 게 바람직하다.

만성손습진은 증상에 따라 스테로이드나 면역조절제 등의 국소치료, 항히스타민제나 레티노이드 수용체 등 전신 치료를 진행하게 된다. 하지만 부작용이 문제다.

하늘마음한의원 분당점 고진식 박사는 “일반적으로 습진은 피부에 일시적으로 트러블이 생긴 정도로 생각하기 쉬운데, 사실은 면역기능의 이상이 피부 표면으로 드러난 것에 불과하다”며 “따라서 습진 증상이 오래갈 뿐 아니라 재발이 잦다면 몸속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만성 습진은 면역체계의 붕괴로 체내에 독소가 유입될 때 발병하는 ‘장누수증후군’을 치료하면 많이 개선된다. 또한 4체질 8형 진단에 따라 환자별 맞춤 한약을 복용하면 효과가 있다. 장내 세균총 이상은 장세포의 회복력을 높여주고 신진대사를 촉진시켜주는 심부온열 주열치료를 활용하면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된다.

최한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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