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뿌리 주간 지역 신문의 한국나이는 대략 20-25살 정도다. 지역신문은 1987년 민주화운동의 역사적 산물로 창간됐다. 하지만 성년이 된 지역신문의 내외적 환경은 여전히 열악하다. 지역 신문 구성원들은 ‘힘들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인구 16만의 충남 당진시에서 발행되는 <당진시대> 신문도 올해 창간 20주년을 맞았다. 늘 미래와 희망을 얘기하는 <당진시대>는 수년 동안 경영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매년 ABC협회가 집계하는 지역신문 유가부수에서도 최상위권을 지키고 있는 <당진시대>는 여론조사에서도 주민들로부터 인지도와 선호도 1위를 차지했다. 신문사 구성원들도 두려움보다는 설렘으로 미래를 준비한다.

다른 지역신문과 <당진시대>의 차이는 어디에서 온 것일까? 최종길 당진시대 편집국장이 그 답을 내놓았다. ‘지역신문에서 희망찾기’(도서출판 맥, 260쪽)를 통해서다.

최 국장이 <당진시대>에 몸담은 시간도 20년이다. 이 책에는 최 국장이 현장에서 보고 느낀 20년간의 지역신문 역사가 오롯이 담겨있다. 함께 지역신문에서 한솥밥을 먹으며 같은 시대를 살아온 오원집 원주투데이 대표는 “지역신문을 하는 사람들에게 교과서 같은 책”이며 “지역신문이 우리 사회에 어떻게 기여하고 있는지를 시민들이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주는 책”이다고 서슴없이 말한다.

이는 그가 자신 있게 “언론학자와 언론정책을 입안하는 공무원들이 꼭 읽어야한다”고 말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책 속에는 ‘국내의 지역신문 성공사례’를 내실 있게 정리돼 있다. <원주투데이>의 공익사업 사례, <청양신문>의 지역 내 경쟁신문사와 통합을 통한 위기 극복, <양산시민신문>의 인쇄출판사업 성공 모델, <태안신문>의 축제대행 기획사 운영 사례, <고양신문>의 생활정보 신문 발행 모델, 서울에서 발행되는 지역신문 <구로타임즈>, 농업지역 특성을 살리고 있는 <해남신문> 사례 등이 그 것이다.

<당진시대>가 평범한 사람들을 주인공으로 등장시켜 경쟁력을 높여온 비법도 고스란히 담겨 있다. 지역밀착보도 사례와 지방권력과 지역 대기업을 감시 비판해온 튼실한 사례도 빼곡히 실었다. 여기에 지역 및 타 지역 신문과의 연대와 협력 사례, 독자 의견을 반영하는 다양한 시스템, 기획취재 사례 등 취재 및 경영 노하우를 모두 공개했다. 일예로 출입처 대상과 분야별 취재원은 물론 신문사의 주간일정과 광고 수입까지 날 것 그대로 실었다.

선거보도와 관련해서는 <당진시대>의 선거보도 지침과 일정표, 기획안을 담았다. 이밖에도 독일, 벨기에, 오스트리아, 미국 등 해외 지역신문이 사례를 잘 정리해 소개하고 있다. 한 마디로 ‘맞춤형 지역신문 취재보도 및 경영 사전’이라 할 만하다.

김택환 경기대 교수는 “이보다 더 지역신문의 발전방안을 제시한 책은 없다”며 “한국 저널리즘이 가야할 비전과 프로그램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이용성 한서대 교수는 “최 국장은 공동체미디어, 편집 자율성, 재무건성성이란 세 가지를 실현해가며 지역신문의 사회적 책무와 발전전략을 명쾌하게 제시하고 있다”고 평했다.

507명의 지역주민이 참여해 만든 <당진시대>의 언론이야기, 공공성과 경쟁력을 갖춘 지역신문을 만들려고 애쓰는 신문사 사람들, 독자와 광고주로부터 사랑 받는 비법... 지역신문의 살아있는 교과서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최한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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