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자리 수 연간 매출 성장세에 익숙했던 반도체 업계가 지난해 일부 업체를 제외하곤 한 자리 수 성장에 머물렀다. 특히 삼성은 고작 1.7% 매출이 증가하는데 그쳐 체면을 단단히 구겼다.

리서치 기관인 가트너는 지난해 세계 반도체 시장 매출액이 2739억 달러로, 전년대비 3.8% 증가했다고 31일 밝혔다.

인텔은 2006년 대비 매출이 10.7% 성장하며, 부동의 1위를 지켰다. 2위는 삼성전자가 차지했지만, 매출은 겨우 1.7% 늘어나는데 그쳤다.

반면 도시바의 성장세는 두드려졌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액이 20.8% 급증하며 6위에서 3위로 올라섰다.

도시바의 이 같은 성장세는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 콘솔에 칩을 대량으로 납품하고, 낸드플래시, 휴대전화의 이미지센서 등의 판매가 호조를 이뤘기 때문이라고 가트너는 설명했다.

특히 메모리 업계는 몇 년째 계속되고 있는 공급과잉으로 지난해도 단가하락이 이어졌다.

가트너는 향후 반도체 시장 전망과 관련 “세계 반도체 경기가 둔화 국면에 접어들고 있으며, 특별한 수요 동인이 없어 당장 회복될 것으로 기대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양적인 증가세는 지속될 것이지만, 가격 하락으로 인해 업계 간 치열한 생존 경쟁이 펼쳐질 것”이라며 “삼성과 인텔은 규모의 경제를 갖췄지만, 나머지 업체의 앞길은 불투명하다”고 덧붙였다.

AMD와 관련해선 “재투자를 단행하고, 원가를 절감하고, IBM과 제휴를 맺는 등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지만, 프로세서 업계 1위인 인텔을 넘어서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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