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와 공유, 개방을 기치로 하는 웹 2.0 시대의 도래와 함께 웹에서 콘텐츠를 활발히 창조하고 유통시키는 이용자의 힘은 주류 매체보다도 더 강력한 여론 형성의 힘을 갖고 있다.

그러나 웹 2.0 시대에 능동적인 이용자가 증가하고 자유로운 콘텐츠의 창작과 확산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와는 달리, 우리나라의 경우엔 자신과 비슷한 동류집단에 한정돼 콘텐츠를 공유하거나, 단순히 남이 만들어놓은 게시물을 스크랩하는데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우리나라 인터넷 이용자들은 검색, 블로그, 커뮤니티 등을 포함해 웹 이용을 포털사이트에 매우 의존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현재 대형포털이 갖고 있는 폐쇄적 성격이 웹 이용행태에 그대로 반영되는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결과는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최근 발표한 연구보고서 ‘Web 2.0시대 디지털 콘텐츠의 사회적 확산 경로 연구’에서 나왔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블로거들은 블로그를 미디어로 생각하기 보다는 스크랩한 자료의 저장 공간(41.6%)이나 사진 게시(20.8%), 안부 교환(18.6 %)등의 용도로 사용하고 있었다.

블로그 개방성과 콘텐츠 확산에 대한 태도도 비교적 소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들의 74%는 자신의 블로그 중 일부 콘텐츠를 비공개로 설정해 놓는 것으로 조사됐다.

블로그 콘텐츠의 공적 성격 및 블로그 개방성을 물음에 대해서도 응답자들의 68%가 자신의 블로그는 주로 사적 콘텐츠로 이루어져 있다고 답했으며, 59.6%는 자신의 블로그가 폐쇄적이라고 응답했다.

또한 응답자들의 74%는 자신의 블로그 중 일부 콘텐츠를 비공개로 설정해 놓았다고 밝혔으며, 완전히 공개했다는 응답은 20.2%에 그쳤다.

보고서는 결론적으로 1인 리포터이자 풀뿌리 여론형성의 주체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던 블로거가 우리 사회에서는 정보수집과 확산, 공유 면에서 매우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웹은 개방성을 목표로 삼고 있지만, 한국에서 웹 이용은 폐쇄적으로 이용되고 있어 그 가치를 상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이 같은 현상이 “포털사이트에 대한 웹의 종속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포털의 완결성 및 폐쇄성은, 이용자가 포털에서 검색하고 스크랩하고 이메일을 보내는 행태는 한편으로 사용자의 편의가 극대화하고 있지만, 네티즌들로 하여금 다른 사이트로 가지 못하도록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정부는 일상적 웹활동의 포털화(portalization)가 미치는 사회문화적 영향에 대해서도 좀 더 사용자 중심적 시각에서 재검토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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