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리츠가 내달 상장을 앞두고 있다. 사진 = 롯데
롯데리츠가 내달 상장을 앞두고 있다. 사진 = 롯데

[데일리그리드=이승재 기자] 지난 몇 년간 위기를 겪고 있는 리츠 업계. 표면상으로는 자산 규모가 매년 성장하고 있지만 시간이 갈수록 부동산펀드에 밀리는 모습이 역력했죠. 특히 지난 2015년 10월 자본시장법 개정 이후 사모 펀드 운용사 등록이 쉬워지고 신규 자산운용사들이 속속 생겨나면서 부동산 자산운용업계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리츠 자산관리회사들도 사모펀드 운용사를 설립해 상대적으로 투자자 모집이 수월한 부동산펀드를 적극 활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리츠업계는 부동산펀드에 비해 까다로운 규제, 투자자 모집의 어려움 등이 수년간 계속되고  시장이 한계에 직면했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면서 리츠 자산관리회사의 전문 용역들도 처우가 좋은 부동산펀드 운용 회사나 다른 부동산금융 관련 회사로 자리를 옮기는 등 리츠 업계를 떠나가면서 인력 기반도 점차 약화됐습니다.

리츠 업계의 위기 속에서 리츠가 경쟁력을 갖기 위해선 리츠업계가 근본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죠. 리츠가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애초 도입 취지대로 공모 상장 리츠 활성화가 필수적이고, 리츠 업계도 공모 상장 리츠 활성화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이런 가운데 유통업계의 공룡인 롯데가 생존을 위한 몸부림의 일종으로 롯데리츠가 다음달 상장을 앞두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리츠 시장에 어떠한 긍정적 변화가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롯데리츠는 국내외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앞두고 있습니다. 오는 23일부터 10월2일까지 수요예측을 통해 최종 공모가격을 확정합니다. 주당 공모 희망가는 4750~5000원입니다. 10월 말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며 상장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 홍콩상하이증권(서울지점), 노무라금융투자 등입니다.

롯데리츠의 투자대상은 기 매입한 롯데백화점 강남점을 포함 롯데백화점 구리점, 광주점, 창원점, 롯데아울렛 청주점, 대구율하점, 롯데마트 의왕점, 서청주점, 대구율하점, 장유점 등 10곳이으로 전체 연면적은 약 19만평입니다. 총 감정평가액은 약 1조4900억원에 이릅니다.

또한 롯데쇼핑이 지급하는 고정 임차료를 재원으로 배당수익(2020년 기준 예상목표 연간 약 6.3~6.6% 내외)을 제공할 계획입니다.

공모 후 주주구성은 롯데쇼핑 50%, 공모주주 50%다. 최대주주인 롯데쇼핑 지분 50%는 2020년 5월30일까지 보호예수 됩니다.

이번 공모로 조달된 자금은 롯데쇼핑 보유 백화점, 아울렛, 마트 등의 매입에 사용될 예정입니다. 

한편 사모펀드 MBK가 2015SUS 인수한 홈플러스의 매장을 유동화해 상장하려던 계획이  수포로 돌아가고 말았는데요. 홈플러스리츠는 전국에 있는 52개 매장을 기초자산으로 활용해 여기서 나오는 이득금으로 투자자에게 배당하는 것을 조건으로 코스피 상장을 위해 기업공개(IPO)를 추진해 왔죠.

홈플러스리츠의 공모물량은 총 3억 4547만8280만주로 이중 80%가 국내외 기관투자자의 몫이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2월말일부터 3월13일까지 2주간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수요예측에서 조달계획의 약51% 수준인 약7억달러(한화 약 8000억원)가 몰리면서 예상보다 30% 저조했을 뿐 아니라 가격도 공모희망가(4350원~5000원)보다 낮았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렇게 관심이 저조했던 이유는 공모가가 비싼데다가 상장 후 주가상승에 대한 불확실성이 컸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업황이 긍정적이어야 배당 수익이 지속되는데 대형마트의 업황이 좋지 않고 투자금 조기 회수 관련 거래량이 많지 않아 엑시트가 불가능할 수 있다는 부담감이 작용했던 겁니다.

이렇듯 한국이 아직 리츠에 대한 관심 부족과 함께 리테일에 특화된 리츠는 업황에 대한 우려가 크기 때문에 홈플러스리츠의  흥행은 실패로 돌아간 겁니다.

그런데 여기서 눈여겨 봐둬야 할 것은 이달 초 롯데그룹의 지주사인 롯데 지주가 유통업 대표 자회사인 롯데쇼핑 주식 20만주(약 273억원 규모)를 지난달 23일부터 29일까지 장내 매수했다는 점입니다. 거래 후 롯데지주의 롯데쇼핑 지분율은 39.5%까지 상승했는데요 시장에서도 이번 주식 매입이 롯데쇼핑 실적 악화 및 주가 하락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작금의 유통업 위기가 인구 구조와 소비 트렌드 변화, 강력한 유통업 규제 등 구조적인 문제에 기인한 만큼 자사주 매입이나 부동산 매각 등의 자구책으로 위기를 탈출하는 것은 한계가 있는 것 아니냐는 것이죠.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자사주 매입이나 부동산 매각 등의 조치가 과도하게 하락한 주가를 부양하거나 시장의 신뢰를 일부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될 수는 있겠지만 근본적 처방이라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며 "실적 개선을 위해서는 더욱 근본적인 해결책이 나와야 할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사실 리츠는 사회 공익에 기여하는 측면도 있습니다. 또한 부동산과 금융의 접목을 통해 부동산 산업의 발전과 투명화에도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대형 금융기관들은 리츠가 잘 발달된 해외 국가들의 성공 요인으로 꼽히는 앵커 리츠를 표방하고 나서고 있습니다. 앵커 리츠는 정부가 국내 리츠 시장의 발전을 위해 추구하는 모델이기도 하지요.

리츠업계뿐만 아니라 정부도 과거와는 크게 달라진 태도를 보이고 있는데 정부는 그간 리츠를 정책 수단으로 접근하는 경향이 있었으나 최근 금융 상품으로 보기 시작했습니다.

최근 주춤하고 있는 부동산에 직접 투자하는 것이 부담스런 분들은 부동산에 간접 투자 할 수 있는 리츠에 관심을 가져 보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데일리그리드TV 이승재입니다.

이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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