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그리드=김인원] 유사수신업체 중에는 투자자들에게 모은 금액이 적게는 몇억 원에서 크게는 몇 조 원에 달한다. 그리고 사업 초기(실제로는 사기 범행 초기)에는 실제로 높은 수익을 지급하기도 한다. 그래서 투자자들은 더욱 쉽게 속는다. 그러나 위에서 설명하였다시피 유사수신업체의 수익 모델은 아예 없거나, 거짓말이거나 실현 불가능한 모델이다. 따라서 투자자들의 자금을 투자받더라도 이를 사용하거나 투자할 곳이 없다. 그래서 투자받은 대부분의 돈은 기존 투자자들에게 수익을 배분하는데 사용되고 나머지는 유사수신업체의 임원진들(실제로는 사기꾼들)의 배를 불리는데 이용된다. 사기꾼들은 다른 계좌를 이용하여 많은 돈을 미리 빼돌려놓는다. 그리고 수사기관의 법망에 걸리면 외국으로 도망가거나 아니면 구속되어 형을 살고 난 후 이미 빼돌린 돈으로 떵떵거리며 사는 것이다. 결국 피해는 고스란히 투자자가입는 셈이다.

유사수신업체 초기에 투자한 투자자자들은 그래도 이익을조금 얻을 수는 있다. 왜냐하면 사기꾼들이 초기 투자자들에게 약속대로 고수익의 배당을 하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잘 아시다시피 처음부터 배당을 하지 않으면 사기업체라는 것을 누구나 잘 알게 되기 때문에 초기 투자자들에게는 꼬박꼬박 배당을 하고, 그 투자자들이 속은 줄도 모르고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들이 받은 고수익의 배당을 무용담처럼 늘어놓기 놓아 결국 사기업체는 사기업체가 아닌 것으로 되어 많은 투자자들을 유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물물을 퍼 올리기 위해서는 처음에 마중물을 넣어 끌어올리듯이 유사수신업체도 처음에는 마중물을 넣듯이 꼬박꼬박 수익을 배당하여 자신들의 진정성을 인식시키려고 노력한다.

사기꾼들에게는 회사를 처음 차린 이후 많은 돈이 소요되기 때문에 처음 배당하는 수익은 정말 알토란같은 돈이어서 배당하는데 사용하고 쉽지 않지만 더 큰 사기를 치기 위해서는 어쩔수 없이 사용하는 밑천인 것이다.

결국 유사수신업체는 수익 모델이 없기 때문에 후순위 투자자들의 돈을 가지고 선순위 투자자들의 수익을 지급하게 되는 구조이다. 따라서 후순위 투자자들은 계속 투자자들이 유입되지 않으면 필연적으로 전혀 배당을 받지 못하는 것이다. 이것은 아랫돌을 빼서 윗돌로 사용하는 속칭 ‘돌려막기’의 전형적인 구조이다.

전국적인 규모의 유사수신업체는 나름대로 수익성 사업을 운영하기 한다. 그래서 일부 투자자들이 속기도 한다. 그런데 이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실제는 유사수신업체들이 운영하는 업체는 일반 대중들을 상대로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유사수신업체에 투자자한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결국 투자자들의 돈을 가지고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장사를 하는 것이어서 필연적으로 투자자들이 떠나고 나면 망하는 그런 사업인 셈이다. 어차피 ‘돌려막기’인 사업인 것이다. 어떤 대규모의 유사수신업체이든 결국은 수익모델이 없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자금으로 투자자들의 수익을 배당하는 구조로서 ‘돌려막기’를 하다가 결국은 새로운 투자자가 없거나 기존 투자자들의 배당금을 줄 재원이 없으면 결국 망하는 그런 구조의 업체인 것이다. 그것이 절대 유사수신업체에 투자해서는 안 되는 이유이다.

희귀한 사례이지만 어떤 투자자들은 자신이 투자하는 업체가 유사수신업체이며 사기꾼업체인 줄 알고 투자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투자자들은 유사수신업체의 특성을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이다. 유사수신업체는 처음에는 투자자들을 현혹하기 위하여 꼬박꼬박 약정한 수익을 배당하기 때문에 자신이 초기 투자자라는 것을 확신하면 과감히 배팅을 하는 것이다. 이런 부류의 사람들은 유사수신업체가 속칭 ‘수건 돌리기’ 또는 요즘 연예프로그램에 종종 등장하는 ‘폭탄 돌리기’라는 것을 잘 알기 때문에 자신한테 수건이 오기 전에, 자신한테 돌리던 폭탄이 터지기 전에 투자했다가 빠져나가면 된다고 생각하고 투자하는 것이다. 이런 투자자들은 종종 성공을 거두기도 한다. 그러나 제 꾀에 빠진다고 초기 투자라고 확신했는데 실제로는 중기나 말기에 투자하는 경우가 역시 왕왕 있어 이런 경우 투자금을 날리기도 하는 것이다.

그러나 제일 불쌍한 투자자들은 초기 투자이든 중기투자이든 말기투자이든 일단 배당된 수익금을 한 푼도 못 가져가는경우이다.

유사수신업체 임직원들(사기꾼)은 일단 자신의 수중에 들어온 돈은 어떤 감언이설을 하더라도 투자자들에게 돌려주려고 하지 않는다. 약정 시기가 되어 수익금을 찾으러 온 투자자들에게 사기꾼들은 이렇게 이야기를 한다. “사모님, 지금 찾아가시려는 이익금은 푼돈 밖에 안 됩니다. 이 돈을 다시 투자하시면 투자 원금이 그 만큼 늘고 그래서 1년 뒤에 찾아가시면 원래 투자하신 원금의 2배를 가져갈 수 있습니다. 1년에 원금의 2배를 가져가시는 장사가 어디에 있겠습니까. 안심하시고 계시면 저희들이 원금을 잘 불려 1년 뒤에 반드시 2배를 드리고 저희들이 더 많이 벌면 원금의 3배라도 드리겠습니다. 저희들을 믿고 맡겨 보시죠.” 이 말에 솔깃하면 그 투자자는 자신이 투자한 원금은 말할 것도 없고 이익 배당 한 푼도 만져보지 못하고고스란히 날려버리게 되는 것이다.

그 투자자가 1년 뒤에 유사수신업체를 찾아가게 되면 대부분의 회사 사무실에 임직원들은 간데없고 성난 투자자들의 얼굴만 보게 될 것이며, 가사 그렇지 않더라도 그 업체에는 더 이상 반환할 돈이 없어 돈을 반환하러 온 투자자들에게 오히려 더 투자하라고 꼬임을 하는 임직원들을 만나게 될 것이다.

그래서 유사수신업체의 피해 규모에 관하여는 사기꾼들의계산과 투자자들의 계산과 항상 다르게 되어 있다. 사기꾼들은 자신들이 직접 투자받은 돈만 계산을 하게 되어 있고, 투자자들은 자신이 투자한 원금뿐만 아니라 위와 같은 꼬임에 빠져 찾아가지 못한 이자와 그 이자를 다시 원금으로 충당한 돈까지도 피해액으로 산정하기 때문이다. 어떻게 계산하든 투자자들의 입장에서는 한 푼도 못 받고 원금을 몽땅 날렸다는 사실만이 남아 있다는 것이다. 위에서 언급했다시피 자신의 돈 뿐만 아니라 자신의 친척, 이웃의 돈까지 가져다 바친 사람들은 자살의 유혹도 충분히 느끼게 되는 것이다.

저자가 제주지검에 근무할 당시인데 부산에 있는 유사수신 업체의 끝마무리 수사를 하고 있었다. 40대의 미모의 여인이 검사실로 찾아와 반드시 자신에게 투자하라고 유혹한 피의자를 엄벌에 처해 달라고 간청을 하였다. 알고 보았더니 그 여인은 전에 검찰청에 근무한 직원으로서 유사수신업체에 속아 자신이 모아 두었던 돈은 물론이고 친척, 주변사람들로부터 빌려온 돈 약 6억 원을 모두 날렸다는 것이다. 자신이 검찰청에 근무를 하였기 때문에 유사수신업체 속성을 잘 알고 있음에도 왜 바보같이 그런 곳에 투자를 하게 되었는지, 도대체 무엇에 홀린 것인지 알 수가 없다는 것이었다.

이에 대하여 저자는 이렇게 대답을 하였다. “귀신에 홀린 것이 아니라 욕심에 홀린 것입니다. 그렇게 높은 수익률을 보장한다면 그 사기꾼들이 어떻게든 돈을 마련하여 자신들이 투자를 해서 벌지, 그 좋은 기회를 왜 남에게 주겠습니까. 앞으로는 은행 이자보다 높게 준다고 하면 그것은 반드시 사기라고 생각하고 다시 한 번 생각을 해 보십시오.”

유사수신업체는 사기꾼들이 자신의 정체를 가리기 위하여 가면을 쓰고 운영하는 업체와 같다. 절대 욕심에 홀리면 안 된다.

김인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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